Kiaf Special Exhibition 2 《VIRTUAL VITAL》
《VIRTUAL VITAL》 전시서문
전시장 어디에도 작품의 실물은 없다. 관객이 QR코드를 찍어 증강현실(AR) 화면으로 바라보는 순간, 비어 있던 공간에 비로소 작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Kiaf SEOUL 2026 특별전 《VIRTUAL VITAL》은 실물 작품을 AR로 페어 현장에 구현하는 전시다. 제목은 ‘가상(Virtual)’과 ‘생명력(Vital)’을 합친 말이다. 물질이 자리를 비운 곳에서도 작품의 생명력은 살아 움직일 수 있을까. 아트페어 한복판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자리가 이 전시다.
참여 작가 4인은 모두 몸과 물성을 집요하게 다뤄온 작가들이다. 이형구는 가상 캐릭터의 신체를 해부학적으로 분석해 실재처럼 재현해온 《ANIMATUS》 연작의 드로잉 2점을 선보인다. 고화질 정밀 촬영을 거친 AR 화면은 실물 감상의 거리감과 조명의 한계를 넘어, 원화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필선과 해부학적 기호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한재열은 사람의 얼굴과 몸이 담긴 이미지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해온 화가다. 물리적 캔버스 없이 공간에 놓인 그의 회화는 관객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매번 다르게 보인다. 곽인탄은 손으로 점토를 주물러 촉각성이 극대화된 조각을 만든다. 팬데믹 시기 비대면 환경에서 태어난 ‘동세 4’는 수많은 실물 작품 사이에 가상으로만 존재하며 역설적인 희소함을 얻는다. 최수앙은 AR 구현을 조각이 새로운 환경과 관계 맺으며 또 다른 몸을 얻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눈앞에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괴물원’은 실제 조각과는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VIRTUAL VITAL》의 가상은 원본의 열화판이나 대체물이 아니다. 확대하고, 돌아보고, 겹쳐 보는 새로운 감상의 조건이자, 한재열의 말처럼 “원작 앞에 서게 하는 하나의 입구”다. 기술이 물질을 지운 이 전시에서 관객은 오히려 실물의 온도를 궁금해하게 될 것이다. 이 전시가 증명하려는 예술의 생명력은 그 갈증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