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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앙

최수앙

 

▷ 지금의 작업 세계는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오랫동안 재현의 방식으로 조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완성된 표면으로 의미를 표상하는 조각의 방식에 의문을 갖게 됐고, 작업 과정에서 마주하는 물질과 사물, 환경 같은 물리적 조건들이 하나의 존재를 이루는 방식으로 관심이 옮겨갔습니다. 관심의 대상은 여전히 ‘몸’입니다. 초기에는 재현 대상으로서의 인체였다면, 지금은 조각 자체가 하나의 몸이죠. 저는 전 과정을 미리 계획하는 대신, 이전의 행위와 선택, 변화된 물질적 조건이 다음 과정의 방향이 되도록 작업을 이어갑니다. 모든 존재를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 출품작 ‘괴물원’을 AR(증강현실)로 구현했습니다.
AR 구현은 실제 작품을 가상 이미지로 옮기는 과정이라기보다, 조각이 새로운 환경과 관계하며 또 다른 몸을 갖게 되는 과정이라고 봤습니다. 직접 마주하지만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는 몸은 실제 조각과는 다른 새로운 정동(情動)을 일으킬 겁니다. 작업 과정에서는 조각 주위를 맴돌며 스캔하는 촬영자의 몸짓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술과 물질, 공간과 관계하는 또 다른 몸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죠.

 

 

The Garden of Monsters, Paper mache, ink, gelatin, polyester resin, epoxy resin, polyurethane resin, fiber glass, polyurethane varnish, aluminum, steel, stainless steel, 221×101×95cm, 2025

 

 

▷ 관객이 그 앞에서 무엇을 느끼길 바랍니까?
AR로 구현된 ‘괴물원’은 물리적 실체를 가진 조각과는 다른 또 하나의 몸으로 현실 공간과 중첩되며, 관객의 움직임과 시선 속에서 경험됩니다. 저 역시 처음 마주하는 조건입니다. 그 속에서 ‘괴물원’이 어떤 방식으로 감각되고 어떤 새로운 관계와 정동을 만들어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Installation View of ‘Where the Small Begins’,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