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PKM GALLERY
2020.9.30 – 11.28
구정아
PKM 갤러리는 2020 년 9 월 30 일부터 11 월 28 일까지 특유의 기민한 감각과 작업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구정아 작가의 개인전 ≪ 2O2O ≫을 개최한다. 본 전시에서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리버풀 비엔날레 등의 국제행사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낸 시리즈인 스케이트파크 야외 설치 작업을 포함하여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미공개 최신작 30점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국내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전시 개막 준비를 위해 작가가 내한하였다.
구정아는 1990 년대 후반부터 ‘그저 평범한 것은 없다 Nothing is merely ordinary’는 태도 아래, 흩어져 버리기 쉬운 일상의 소재들을 활용하고 익숙한 장소에 기묘하게 개입하며 평범함의 시적인 측면을 일깨우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스틸 이미지, 무빙 이미지, 소리, 냄새 등 이질적인 매체들로 구성된 그의 작품은 비가시적이지만 가시적인 것, 가상이면서 현실인 것, 있지만 없는 것 등 서로 상반되는 지점들을 양립시키거나 그 경계 너머의 열린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의 타이틀인 ≪ 2O2O ≫은 숫자이자 알파벳인 동시에 텍스트이자 드로잉의 이미지로서, 이번 전시에 출품된 인광燐光 스케이트파크 조각 작품인 < resonance >와 연계되어 있다. 본 스케이트파크 작업은 2012 년 프랑스 바시비에르 섬에서 지역 재생과 젊은 세대의 영입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로 첫선을 보인 이후 구정아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설치 연작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두 개의 크고 작은 요람 형태로 디자인된 신작이 갤러리 별관 정원에 설치된다. 예술 작품이면서 보더 boarder 들에게 실제로 개방되는 시설물이기도 한 이 설치 작업은 서브컬처로서 스케이트보딩 문화와 주류 예술 장르로서의 순수 미술 간 또 다른 접점을 만들며, 관람객에게 신선한 인터렉티브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한편, 깊어가는 가을 밤하늘의 별들과 같은 느낌의 인광 회화 시리즈 < Seven Stars >는 조명의 온-오프가 반복되는 갤러리 본관 공간에 설치되었다. 평행우주*의 개념을 환기시키는 이 회화들은 밝음과 어둠 사이에서 두 가지 양상으로 존재하며, 각각의 생生은 빛의 상태와 시간성에 의해 유한한 특성을 가진다. 조명 아래서 담백한 색상의 미니멀 페인팅의 형태를 띤 2차원 회화들은 조명이 사라지면 암흑 우주 속에서 별빛이 부유하는 듯한 3차원 공간을 이룬다. 이 회화들과 함께 설치된 조각들도 조명 아래 흡수한 빛 에너지를 암흑 속에서 방사하는 이중성을 띠는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화이트 큐브라는 제한적인 공간 너머의 낯선 세계를 몸으로 감각하고 상상할 수 있게 만든다.
이처럼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신체적·심리적 상호작용은 구정아 작업의 주요한 축이다. 작가는 거주자와 관계되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개방형 건축을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속성에 비유한 세드릭 프라이스 Cedric Price, 1934 – 2003의 ‘마그넷 Magnet’ 이론에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마그넷 조각을 제작했다. 그중 2020 년작 4 점이 갤러리 별관에 전시되는데, ‘88’ ‘518’ ‘625’ ‘911’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의 날짜들이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의 제목이다. 자석 유닛 unit의 개수와 동일한 제목의 이 마그넷 작업들은 총량만 정해져 있을 뿐 그 크기와 모양이 장소에 따라 자유롭게 각색될 수 있다.
PKM 갤러리는 이처럼 다차원의 세계를 시각예술의 그물로 유연하게 끌어올린 구정아의 작품들을 빛의 유, 무 환경 속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갤러리 개방시간을 평소와 다르게 정오부터 일몰 이후인 저녁 9 시까지로 정했다. 아울러 VR 전시와 온라인 뷰잉룸을 순차적으로 웹사이트에 오픈하고 한국 턴테이블리즘 음악의 선구자이자 보더로 활동했던 DJ 소울스케이프가 사운드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전시 연계 영상을 제작할 예정이다. 또한 전문 보더들의 스케이트보딩 이벤트를 게릴라성으로 진행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발붙이고 있는 친숙한 현실 이면의 또 다른 영역을 발견하는 낭만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전 세계 여러 장소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구정아는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 뉴욕 디아 비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서울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으며, 이외에도 베니스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 도쿄 모리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 등의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얼마전 개최한 부산 비엔날레에도 참여중이다. 2002년 휴고 보스상 최종후보,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자, 2016년 주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평행우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평행선 상에 위치하는 또 다른 우주. 어떤 세계에서 분화되어 서로 고립된 채 무한히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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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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