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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흔들리는

2022. 7. 6 – 7. 15
하이경

작가노트

생각들(Thoughts), 2022. oil on canvas, 14.5×12.4cm.

요즘은 자주 한 사람의 일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그런걸까.
많이 수척해지시고 기운 없어 하시는 것을 보니 예전의 밝고 에너지 넘치던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가까이서 매일을 함께 하시는 아버지도 걱정이다.
이제 인생의 팔 할은 넘게 살았으니 여한은 없다고 하신다.
자식이라면서 다 제 앞의 일이 바쁘고 걱정은 그때그때 뿐이다.

삶은 흐르는 물과 같다.
다시 거스를 수 없고 방향을 틀기도 쉽지 않으며 계속 어딘가를 향해 흐른다.
그 흐름이 어디서 멈추게 될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줄곧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의 단상들을 그려왔는데 좀 더 나아가 삶의 흐름에 순응하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되었음을 느낀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과 시간의 순간순간을 조용히 흔들리는 감정으로 표현하고 싶다.

동해(Donghae), 2022. oil on canvas, 53×45.5cm(10F).

작은 물결의 흔들림.
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가만히 함께 걷는 길.
석양을 바라보는 시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것이기를 바라며
내 좋은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그렸다.

목적을 두고 산만했던 마음이 단순해져 좋다. 더욱 비우고 내려놓고 담담해지고 싶다.

내 부모님을 닮고, 천천히 끊임없이 흐르는 물을 닮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산책(Walk), 2022, oil on canvas, 112.1×145.5cm(80F).

갤러리세인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 503(청담동, 한성빌딩) 204
02 3474 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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