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ICLES] Gallery Sein
2022. 7. 6 – 7. 15
하이경
작가노트
요즘은 자주 한 사람의 일생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그런걸까.
많이 수척해지시고 기운 없어 하시는 것을 보니 예전의 밝고 에너지 넘치던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가까이서 매일을 함께 하시는 아버지도 걱정이다.
이제 인생의 팔 할은 넘게 살았으니 여한은 없다고 하신다.
자식이라면서 다 제 앞의 일이 바쁘고 걱정은 그때그때 뿐이다.
삶은 흐르는 물과 같다.
다시 거스를 수 없고 방향을 틀기도 쉽지 않으며 계속 어딘가를 향해 흐른다.
그 흐름이 어디서 멈추게 될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줄곧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의 단상들을 그려왔는데 좀 더 나아가 삶의 흐름에 순응하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되었음을 느낀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과 시간의 순간순간을 조용히 흔들리는 감정으로 표현하고 싶다.
작은 물결의 흔들림.
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가만히 함께 걷는 길.
석양을 바라보는 시선.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것이기를 바라며
내 좋은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그렸다.
목적을 두고 산만했던 마음이 단순해져 좋다. 더욱 비우고 내려놓고 담담해지고 싶다.
내 부모님을 닮고, 천천히 끊임없이 흐르는 물을 닮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갤러리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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