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2 – 5. 30 | [GALLERIES] GALLERY PALZO
이나영

이나영 《고요한 떨림 – 스며든 흔적》 포스터
갤러리 팔조 대구에서는 ‘이나영 𝙎𝙞𝙡𝙚𝙣𝙩 𝙏𝙧𝙚𝙢𝙤𝙧 – 𝙇𝙞𝙣𝙜𝙚𝙧𝙞𝙣𝙜 𝙏𝙧𝙖𝙘𝙚𝙨’를 개최합니다.
이나영은 뮌스터 미술대학 마이스터슐러 과정을 마치고 독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으며, 2014년 귀국 이후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시 전경 (1)
이나영의 회화는 삶과 몸에 축적된 미세한 감정의 진동을 시각화한다. 시간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남은 떨림은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이며,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번 전시 ‘Silent Tremor – Lingering Traces’는 그 진동이 고요한 떨림으로 남은 흔적을 담는다.

이나영, Longing(동경), 2026, Oil on canvas, 120x230cm
그의 회화는 특정 서사보다 삶 속에서 남은 미세한 감정의 진동을 캔버스 위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감정과 기억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몸에 남아 미세한 떨림으로 축적되며, 작가는 그 진동에 귀 기울이는 순간 작업을 시작한다.

이나영, Taking a Breath 1 (숨고르기 1), 2026, Oil on canvas, 60.6×72.7cm
감지되는 미세한 긴장과 신체의 반응 속에서 회화가 형성되고 이러한 감각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어왔다. 섬세한 시기에 축적된 우울과 불안, 말로 설명되지 않은 감정들은 몸에 먼저 남았고, 그림은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공간이 되었다. 악보와는 달리 자신만의 방식으로 펼치는 회화는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가 되었다.

이나영, Silhouette of Darkness(어둠의 실루엣), 2026, Oil on canvas, 90x80cm
초기의 자화상 작업이 자신을 마주하기 위한 시도였다면, 현재의 작업은 특정한 형체에 머물지 않는다. 얼굴과 그림자, 흐릿한 형상들은 완결된 이미지라기보다 감정이 스쳐간 흔적으로 남는다. 작가는 형체보다 그 안에 흐르는 진동 즉 몸의 언어로서의 ‘트레모(Tremor)’에 집중하며, 오랜 시간 사용해 온 페인스 그레이(Payne’s Gray)는 이러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한때 가장 싫어했던 우울의 색은 이제 가장 오래 붙들고 있는 색이 되었으며, 이는 과거로의 무의식적 연결이자 감각을 외면하지 않고 견디는 방식이다.

이나영, Sunken Light 1 (잠긴 빛 1), 2026, Oil on canvas, 57x45cm
그의 회화는 이해를 요구하기보다 각자가 지닌 떨림을 마주하기를 바라며, 자신을 괴롭히는 감각을 끝까지 알아차리는 과정을 담는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진동의 차이 또한 작업의 일부로 포함되며, 그 안에는 치유의 가능성이 내포된다. 이 작업은 작가에게 하나의 전환점이다. 형체를 넘어 감정의 진동을 시각화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그 흔들림 자체가 이 회화의 현재형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이러한 감각적 사유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갤러리 팔조

이나영, First Grain(첫결), 2026, Acrylic on canvas, 57x45cm
우리 내면에는 정체 모를 울림으로 시작되는 낮은 진동이 있고 때로는 무겁게 가라앉아 외면하고 싶은 잿빛의 파동일지도 모르지만 작가는 그 묵직한 떨림을 피하지 않고 삶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감각으로 마주하며, 이번 전시 ‘고요한 떨림 – 스며든 흔적’은 과거의 거친 파동 위로 현재라는 새로운 시간의 층을 쌓아 올리는 과정의 기록이다.

이나영, Water’s Surface of Memory (기억의 수면), 2025, Oil on canvas, 80x120cm
캔버스 위에 겹겹이 쌓이는 이미지는 과거를 지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래에 남아 있는 떨림을 부드럽게 품어 안으며 현재의 삶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며, 그 층 사이로 피어오른 식물의 그림자와 고요한 뒷모습은 무거운 시간을 통과해 나온 빛의 기록이고 지금 내가 마주한 삶에 대한 조용한 긍정이다.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빛이 교차하는 미세한 틈에서 거칠었던 진동은 비로소 고요한 떨림으로 남고 그 고요한 떨림이 당신의 마음속에도 작은 울림으로 스며들기를 바란다.
이나영
갤러리팔조
대구광역시 수성구 용학로 145-3, 2층(두산동)
053-781-6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