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LTURAL ISSUE] Gwangju Museum of Art
2020.12.23 – 2021.4.18
배동신 양수아
2020년은 호남 서양화단의 주요인물인 배동신(1920-2008), 양수아(1920-1972)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전승보)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광주가 낳은 천재 수채화가 배동신과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양수아가 남긴 100년의 미술사적 유산을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기간은 23일부터 2021년 4월 1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5~6전시실에서 열린다.
호남미술의 주요흐름을 정리함으로써 지역 미술사를 연구하고 재정립해오고 있는 광주시립미술관의 2020 광주미술아카이브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두 화백의 주옥같은 대표작품들과 함께 사진, 영상, 팜플렛 등 100여종의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 특히 제자 화백들의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어 생생한 기록을 감상할 수 있다.
호남은 예로부터 ‘예향’이라 불리며 풍부한 예술적 전통을 계승해왔다. 호남 서양화단의 형성은 여수 출신화가 김홍식(1897-1966)을 시작으로 1930년대 오지호(1905-1982), 김환기(1913-1974) 등 일본에서 서양화를 배워 씨앗을 뿌린 제1세대에 이어, 1940년대 태평양전쟁의 혼돈기에 일본 유학 2세대 중 배동신, 양수아, 강용운(1921-2006)이 실질적인 추상미술의 토대를 닦았다고 평가된다.
이들은 1957년 한국 중앙화단의 앵포르멜 운동에 앞서 이미 비정형 형식을 선보인 선구자들이다. 양수아의 초기 작품들은 본격적 추상 이전의 실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배동신 또한 야수파적인 형식으로 새로운 양식을 도입했다.
2020광주미술아카이브전 <배동신·양수아_ 100년의 유산>은 근대 서양화단의 형성과정에서 평생 수채화만을 고집해 한국 수채화의 지평을 넓힌 거장 배동신과 역사의 격동기에 꿈과 좌절을 예술로 승화시켜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장한 양수아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치열했던 두 분의 예술혼을 기리며 한국 현대미술 초석의 발자취가 다시금 평가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배동신
한국 수채화의 전통은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한국 수채화는 1945년 전후 대구의 이인성을 비롯하여 서울의 몇몇 화가들뿐이었고 한국 전통회화나 유화와는 달리, 하나의 예술 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초적인 회화과정으로만 여겨졌다.
배동신은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 수채화단에 회화의 한 장르로 격상시키는데 기여했다. 근대 서양화단의 형성과정에서 평생 수채화만을 고집해 70여 년 동안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추구했던 배동신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1세대화가이자 수채화의 지평을 넓힌 수채화의 거장으로 평가된다.
그는 “한국인의 정서는 기름보다 물로 표현되어야 한다”라는 인식 하에 유화보다는 평생을 수채화에 집중해왔다. 수채화를 통해 한길을 걸어온 그의 고집스러운 동양인 특유의 정서뿐 아니라, 전통화법과 현대적 회화 형식을 접목하는 등, 기법의 조형미를 개척함으로써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남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무등산, 누드, 정물, 항구, 자화상, 데생 등 주요 대표작과 사진, 팜플렛, 영상 등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된다.
양수아
이처럼 보수적인 경향이 강한 호남에서 새로운 양식의 현대미술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양수아는 1945년 전후, 그리고 1950년 6·25 등 역사적 격동기를 겪으며 한국 중앙 화단의 앵포르멜 운동이 전개된 1957년에 앞서 한국 현대미술에 추상을 선도했다.
양수아는 우리 근현대사 질곡의 시기에 겪었던 고뇌와 분노, 시대적 상황을 비구상이라는 새로운 양식에 자신만의 예술혼을 표출한 한국 현대회화사의 선구자였다. 이번 전시는 구상, 비구상, 자화상, 드로잉과 사진, 삽화, 인터뷰 영상 등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된다.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 북구 하서로 52
062 613 7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