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12 – 3. 5 | [GALLERIES] RHO Gallery
김 란

전시 전경 (1)
노화랑은 2026년 2월 12일부터 3월 5일까지 김란의 첫 개인전 〈Throw back〉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도시 풍경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색과 선을 통해 시간과 기억, 감정의 축적을 탐구해 온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김란, 도시의 화음 01, Mixed media on Canvas, 130.0 x 162.2cm, 2024
김란의 작품은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화면 안으로 이끈다. 멀리서 바라보면 구조적으로 조직된 도시의 전경이 펼쳐지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무수히 겹쳐진 선들의 레이어가 만들어내는 밀도와 리듬이 감각을 자극한다. 작품 속 도시 풍경은 코로나 시기 전국을 오가며 마주한 랜드마크와 한옥, 놀이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출발한다. 이 장면들은 개인적 경험과 기억의 층위를 거치며 재구성되어 화면 위에 자리한다. 작가에게 도시는 다양한 존재와 시간이 교차하며 형성된 유기적인 공간으로, 각각의 건물과 구조는 서로 연결된 상태로 화면을 채우고, 이러한 인식은 화면 전체를 조망하는 버드뷰 시점과 구조적인 구성으로 이어진다. 작품 속에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빛의 배열과 건물의 밀도, 공간의 흐름을 통해 그곳에 스며든 삶과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도시는 여러 시점과 시간이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지는 풍경으로 제시되며,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동시에 머무는 상태로 확장된다. 이러한 도시 풍경은 작가의 주요 연작이 지닌 ‘Nostalgia’의 정서와 맞닿아 있으며, 현재의 시점에서 떠오르는 기억의 감각을 불러낸다.

김란, 木, Mixed media on canvas, 130.3 x 130.3cm, 2025
작가의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요소는 색감이다. 색을 반복적으로 쌓아가며 화면의 밀도와 깊이를 구축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먼저 캔버스 위에 이미지를 스케치한 뒤 모르타르 미디엄을 혼합해 채색하고, 그 위에 가는 선을 수없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화면을 채우고 있는 푸른색과 붉은색, 모노톤 등의 색들의 층위는 특정 시간대의 빛을 연상시키며 기억 속에 잔상처럼 남아 있는 감정의 결을 떠올리게 하며, 다양한 시간성의 감각이 공존하고 있는 집합체로서의 도시풍경으로 인식시킨다. 또한, 화면 위 수많은 선은 김란의 작업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조형 요소이다. 선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은 화면의 리듬과 밀도를 조율하고, 도시의 윤곽과 구조를 형성하는 동시에 화면 위를 흐르듯 얽히며 시간의 축적과 관계의 연결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이 과정에 대해 “반복되는 과정과 축적으로 만들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작업에 담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캔버스의 측면까지 이어지는 선의 레이어는 작업에 투입된 시간과 노동의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란, D – 덕수궁 01, Mixed media on Canvas, 130.0 x 162.2cm, 2024
김란의 회화는 도시를 재현하는 풍경을 넘어, 시간과 기억의 축적을 화면 위에 촘촘히 직조하며 쌓아올린 감각의 풍경이다. 김윤섭 미술사 박사는 작가의 작업에 대해 “아크릴 물감을 실오라기 같은 선으로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 화면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내는 치유의 망(網)”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처럼 김란의 도시는 단일한 시점에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시간과 관계가 중첩되며 형성된 구조로 제시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선과 색의 밀도는 그 풍경을 이루는 수많은 삶의 흔적이자 축적된 시간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김란, D – 대릉원, Mixed media on canvas, 130.3 x 130.3cm, 2025
겹겹이 쌓인 색과 선의 흐름은 작품 전반에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형성한다. 작가는 “마음속 풍경들이 관람자 각자의 기억 속에 봉인되어 있던 향수를 조용히 불러내어 위로의 메타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김란의 작품을 통해 도시라는 공간에 스며든 시간과 감정의 결을 따라가며, 작업을 통해 감각과 기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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