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가만한 일상에 스미다

2021.12.01 – 12.31
박서보, 김근태, 김지명, 양대원, 이지은, 김태호, 우고 리바, 존 헨리

남산순환도로와 맞닿아있는 이태원 골목에 새하얀 외벽의 벽돌건물이 눈에 띈다. 2018년 가을, 강남에서 이태원으로 이전한 화랑 어반아트이다.

어반아트의 이번 전시는 가만한 일상에 스민 늦가을 오후의 햇살 같다. 격자 유리문을 통해 늘어진 햇빛이 흰벽을 오렌지 색으로 물들이는 오후의 풍경이 전시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 박서보의 묵직한 회화는 무한히 반복되는 선형적 배열이 특징이다. 작가는 이런 규칙과 반복 작업을 통해 자기수행을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화가 박서보에게 작품이란 자기수행의 결과물인 것이다.

김근태의 작품은 전시장의 차가운 텅스텐 조명 아래에서 온기를 뿜어낸다. 마치 미색의 흙벽 같은 질감이 주는 안정과 평온함이 감상자의 정서를 편안하게 한다.

김지명의 회화 작품은 숙련된 배색과 사각 프레임을 벗어난 조형미가 돋보인다. 자연의 색과 계절이 변화하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비정형의 캔버스가 신선하다.

여러 색의 안료를 두텁게 쌓아 깎아내는 방식으로 작업한 김태호의 작품은 무수한 가로선과 세로선으로 직조한 듯한 형태이다. 작품에서 적당히 떨어져서 화폭을 한눈에 담을 때와 가까이 서서 색 층 하나 하나를 관찰할 때의 감상이 전혀 달라진다. 미묘한 색과 깊이가 주는 리듬감이 마음에 울림을 일으킨다.


옅게 갠 물감을 여러 겹으로 쌓아 깊이 있는 검정색을 구현한 양대원과 경쾌한 색채로 자연의 경외를 화폭에 담은 이지은의 작품도 눈에 띈다.
이외에도 존 헨리, 우고 리바, 이영섭의 조각 작품과 도예가 이헌정의 작품 역시 전시 중이다.

전시장 2층에서 보이는 잘 가꾼 정원은 마치 실내 전시관을 외부로 확장하는 듯 하다. 곧게 자란 소나무와 붉은 단풍나무가 남산 대로변에 닿아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루프탑의 파노라마 뷰는 화랑의 자랑이기도 하다.

어반아트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44길 7
02-511-2931

WEB      Instagram      Facebook     YouTube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