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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ble In; Visible

2021. 3. 23 – 4. 24
박한샘

Nueva etapa, 110x220cm, 화선지 위에 수묵, 2021

아트소향은 동양의 산수를 독보적인 감각으로 해석하여 한국화라는 장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박한샘의 개인전 < Visible In; Visible > 을 오는 2021년 3월 23일 (화)부터 4월 24일 (토)까지 개최한다. 2018년 동양의 산수화를 두 가지의 시선으로 해석하여 큰 주목을 받았던 박한샘 , 이준호 2 인전 < Oriental Fantasy > 이후 아트소향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동양화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산수화를 작가만의 독특하고 정교한 섬세함이 더해져 여타 수묵 작가들과 사뭇 다른 점이 있다. 대형 스케일의 작품들이 현대 산수화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박한샘의 작업들은 전부 풍경화이다. 동양에서는 이것을 산수화라고 부르는데,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경치의 아름다움을 그린 그림을 뜻한다. 동양의 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옮기기보다는 그 안의 정신과 내면세계를 담는다. 작가의 작품 역시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풍경을 그리지만, 눈 앞에 마주한 작품, 그리고 그 작품이 담아낸 시간과 아우라를 느낄 수 있다.

작가가 아트소향에서 가지는 대규모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한지 위에 수묵으로 작업한 작은 회화 작품부터 가로 7m 가량의 병풍으로 제작된 대작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작품을 선보이며, 독특한 설치 방식으로 장르의 경계를 없앰과 동시에, 작업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청화백자 작업까지 총 34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인 < Visible In; Visible > 은 눈으로 쉽게 보이는 것을 통해 그 이면의 다른 것 을 보여줌을 뜻한다. 수묵이라는 매체의 특징 중 하나는 투명성이다 . 수묵은 마주하고 있는 풍경 , 교차되는 세계를 포착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도구이다 . 작가는 고정된 위치에서 연속적으로 변화 하는 다양한 풍경들을 종합하여 평면을 구성해 나가는데 , 섬 , 숲 , 강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기보다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와 퇴적된 시간, 그 공간이 마주했을 때 자신이 가지는 느낌 그리고 그 작품을 제 3의 장소에 가지고 왔을 때 생기는 현상을 감응하게 해준다. 투명하기에 작가가 한 획씩 그은 붓의 자취와 시간, 모습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관객들을 작가가 의도했던 다층적이고 함축적인 시적인 풍경이 지닌 아우라와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시의 부제인 汽水域 ( 기수역 ) 은 강물이 바닷물과 섞이는 곳을 말한다. 상류에서 시작하여 하구에 퇴적되면서 삼각주 평야를 형성시키며 민물과 바닷물이 자유롭게 섞이며 기수역은 비옥한 농터가 된다. 이 것은 긴 시간동안 변함없이 수묵의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고수해 지금의 수준 높은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모습 같기도 같다.

Nueva etapa, 110x220cm, 화선지 위에 수묵, 2021

화선지 위에 수묵으로 그려진 < Nueva etapa > 는 낙동강변의 현장을 그린 작업이다. 작가는 몇 날 며칠이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몸 전체로 존재를 느끼며 현장감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직접 느낀 것을 손으로 옮기는 회화라는 장르가 2차원적이고 평면적이며 시대를 역행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가장 고전적인 것이 세련된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대와 세계를 초월해 통용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작품으로서 말해준다.

Stilles leben_멈춰진 삶, 18.1×25.1cm, 백자 위에 청화, 2021

백자 위에 청화로 그려진 작품인 < Stilles leben_ 멈춰진 삶 > 은 작가가 이번 개인전에 처음으로 선 보이는 작업이다. 늘 한지 위에 수묵이라는 매체를 주로 사용해서 작업해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먹이 아닌 다른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완성했다. 도자기 위에 청화로 작업을 하였는데, 종이처럼 얇은 백자 위에 청화를 물감처럼 사용하여 작품을 그려냈다. 얇게 놓인 도자기의 깨질 듯한 위태로운 느낌이 작가의 작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상응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라산 현장사생

마지막으로 전시장 가장 안쪽에는 작가가 직접 촬영하여 제작한 영상작업이 재생된다. 작업을 시작하는 것부터 완성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감상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실과 직접 현장에서 사생 ( 寫生 ) 했던 공간인 부산의 낙동강변과 다대포, 강원도의 태백산 그리고 제주도의 한라산과 섶 섬의 풍경이 보인다. 2차원 평면작업에서 보여주는 시간성과 영상 작업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성이 묘하게 비교되면서 또 하나의 관람의 재미가 될 것이다.

박한샘 개인전 < Visible In; Visible > 은 디자인적 면모가 보이면서도 시적인 감수성으로, 담담하면서도 촘촘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작가만의 독특한 아우라가 돋보이는 전시이다. 작가가 관조한 실경을 바탕으로 화폭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린 시공간의 에너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으며, 새롭게 현대 한국화라는 장르에 자리매김한 박한샘의 전시를 부산에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아트소향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55 B1
051 74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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