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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면대화 2022

2022. 9. 20 – 10. 31
김일권, 디터발처, 백진, 안정숙, 유주희, 이계원, 임소아, 하태임

전시전경

색채 심리학자들은 색채에는 저마다의 에너지가 있고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색채가 주는 에너지를 통해 힐링하고 수행하듯 만들어낸 색면추상 속에서 이 가을,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당신은 누구인지 사유해보고 작품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끼며 미술 속에서 작품과 함께 사색적인 시간을 나누고 싶다면 갤러리소헌의 특별기획전 색면대화 2022에 들러보자.

전시장을 들어서면 진 핑크의 사랑스러움이 에너지를 내뿜고 고개를 돌리면 화면 가득 생동하듯 울렁이는 블루가 마치 깊은 심연의 바다 같다. 여러 가지 색면이 쪼개어져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작품에서 즐거움과 경쾌함을 느끼고 색띠들이 율동하며 한편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가진 하태임, 김일권, 디터발처, 안정숙, 유주희, 이계원, 임소아, 백진 여덟 명의 작가들은 작품에 자기 자신을 온전히 투영하여 만들어내는 투쟁과 자기성찰의 결과물을 ‘색면’으로 내놓는다.
선(線)과 면(面)의 분할이 기하학적인 형태를 이루고, 동적인 선(線)들이 면(面) 위를 생동하며 ‘나(我)’를 그려낸다. 색면(色面)과 색선(色線)들은 인간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담아내고 정신과 사유를 표현하며, 무궁무진한 새로운 창조성을 더해 인간이란 존재의 성찰을 그려낸다. 순수한 나(我) 자신으로서의 존재를 사유하며 심연의 대화(對話)를 건네고자 각자의 조형언어로 감상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컬러풀한 색띠들이 율동하며 교향곡을 연주하는 작품은 하태임 작가의 작품들이다. 관람자들은 작품을 통해 컬러풀한 색과 리듬감에서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매끄럽게 바탕색을 칠한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리듬감 있는 곡면의 색띠를 화폭에 채워낸다. 색상 하나 하나에 인간의 사고와 정서, 느낌과 기분을 이름 붙여 ‘행복, 기쁨, 희망, 긍정’ 등 고유한 의미나 이야기를 담아 감각적으로 구현한다.
하태임 작가는 새로운 감각의 추상화로 꾸준히 미술계에서 사랑받아왔으며 서울, 파리, 베이징, 뮌헨 등 국내외에서 총 30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2018년까지 삼육대학교 미술컨텐츠학과 전임교수를 지내다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았다. 1999년 모나코 국제 현대 회화전에서 모나코 왕국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전자, 서울가정행정법원과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회담이 열렸던 싱가폴 카펠라호텔 로비 등 주요한 장소에 작품이 소장 되어있다.
크고 작은 여러 색채의 면이 이어져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독특한 작품은 독일작가 디터발처가 만들어내는 즐거움의 에너지다. MDF나 보드를 자르고 다듬어 색채 특수 필름으로 입힌 그의 작품은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드는 공간구성을 보여주며 재미나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구성과 치밀한 색채의 조화, 독창적인 형태 등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작품의 작은 틈새 면까지도 설계적으로 색상을 선택하여 구성하고 있어 놀랄 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여러 색채의 조화만으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특히 팝업(Popup) 이라는 작품은 입체적인 형태와 더불어 가장자리 각진 부분은 여러 부분 쪼개고 나누어져서 마치 원형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두 개의 상반된 극으로 나누어져 면이 분할되어 대칭되는 구성은 같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젓가락행진곡 같다.
디터 발처는 1958년 독일에서 태어나 유럽의 구성주의와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글로벌 아티스트로 밝고 화려하며 경쾌한 컬러로 정밀한 건축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개성적인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평면에서부터 설치 입체 작품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독일을 기반으로 오스트리아, 프랑스 파리,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미국 뉴욕, 캐나다, 홍콩 등지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코네티컷 조셉 & 애니 알버스 재단, 오스트리아 그라츠 MUWA Museum der Wahrnehmung, 영국 노팅엄 대학교,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의 빌렘 핵 미술관(Wilhelm Hack Museum), 추상미술로 유명한 리터 뮤지엄, 한국 홍선생미술 본사 사옥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전경

안정숙 작가는 인간관계의 갈등, 삶의 과정 중에 드러나는 대립과 충돌의 긴장을 모티브로 삼아 캔버스 위에 직선과 곡선이 이루는 팽팽한 긴장 관계로 풀어내어 자신만의 단색화를 만들어 낸다. 독특한 입체감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비정형 회화는 동양의 순환적이고 원적인 사고방식을 빗댈 수 있는 둥근 원이 볼록하게 돌출되어 입체 형태의 캔버스 위에서 고정되어 있다. 극도의 긴장을 이루며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의 호(弧)는 고도의 에너지를 집약해서 정중동의 힘을 보여준다.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컬리지를 졸업(1992)한 안정숙 작가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한국의 단색화 전」에서 윤형근ㆍ박서보ㆍ정상화ㆍ이우환과 같은 거장과 함께 작품의 생명력과 철학을 당당하게 선보였다. 작가는 한국 단색화의 물결로 인정받으며 국내만이 아닌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일권의 작품에는 날짜가 제목으로 달려있다. 한국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매일 자신이 바라본 순천만을 자신만의 심상으로 그날의 감정과 생각을 담아 풍경의 구상을 추상으로 전환시켜 동서양의 영향을 모두 담은 현대적인 미니멀 색면추상으로 나타낸다. 그의 캔버스에는 사계절이 담겨있고 새벽과 정오, 한낮의 푸름, 붉은 노을, 깊은 한밤중의 자연이 담겨있다. 어둠과 빛이 지나가고, 장엄한 정적, 깨어남, 순간에서 순간으로의 전환이 있다.
김일권 작가는 뉴욕미술학교에서 MFA를 마치고 서강대 영상대학원 예술공학 박사과정을 졸업한 뒤 뉴욕시립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전남대교수로 재직 중으로 뉴욕 유학 시절 백남준 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크리스티 옥션 뉴욕에 출품되어 여러 번 낙찰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유수의 미술관을 비롯하여 뉴욕 소재 여러 갤러리 들에서 전시한 바 있다.

이계원의 작품들 속 쌓여진 색면들은 시간의 흐름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하며 살아온 인생의 발자취를 표현한다. 하루의 일상은 하나의 색면으로 치환하여 쌓여나가고 그 모은 색면의 겹침으로 탄생한 일년, 수십년의 기록은 인생의 환희, 슬픔 등을 제각기 다른 색으로 표현되어 꾸러미로 엮은 하나의 책처럼 압축한 인생의 축소판이 된다. 저마다의 인생은 제각기 다른 색채를 띠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삶이라는 근본에서는 같다. (동질이형)
특히 컬러풀하고 달콤한 빛깔로 표현된 이번 전시에서는 진핑크와 밝은 노랑 등 밝은 컬러가 주를 이루어 폭풍우가 지나가고 나면 희망의 무지개가 뜨듯 인생의 밝은 단면을 떠올리게 한다. 액자까지 작가의 손길이 닿아 주조된 색으로 표현되어 작품의 완결성을 더한다.
이계원 작가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 박사를 이수하고 현재 인천대 교수로 재직 중으로 뉴욕 유학시절 여러 인종의 뉴욕 거주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질이형’(겉모습은 다를지라도 그 근본은 같다)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철학 및 개념을 만들어 냈다.

전시전경

임소아 작가는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아름다운 컬러의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한다. 특히 최근의 작품들은 밝고 화사한 핑크 컬러와 노랑, 그리고 민트계열의 컬러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색채의 인상만으로도 보는 이들에게 행복과 사랑, 감동의 감정을 전달한다. 에일린(아름다움), 루케타(빛) 등 라틴어로 이루어진 작품의 제목을 알고서 작품을 다시 바라보면 그 감정이 더더욱 와닿으며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율동감을 느낄 수 있다.
성신여자대학교와 독일 국립브라운슈바익 조형미술대학, 동대학원을 마치고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인 임소아 작가는 한국 인상과 한국인의 감정에 유럽의 미니멀리즘을 결합하여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작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리터뮤지엄(독일),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C15 하인즈&울라 컬렉션(독일), 호벡 컬렉션(스위스), 피르마젼 미술관(독일)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백진 작가는 담담한 색채로 큰 울림이 돋보이는 면과 색, 고요함을 표현하여 인간의 사유를 자기성찰로 이끌어낸다. 밝은 파스텔 톤의 빨강, 노랑, 파랑 검정, 흰색 등의 색은 동양의 음양 원리에 따른 오방색을 사용해 서구적인 재료(메탈과 같은 각종 오브제, 아크릴 및 오일류 등)로 하나의 화폭에서 동서양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신사실파 거장 백영수 화백의 아들로 알려진 백진 작가는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서울과 파리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유주희 작가는 부드러운 브러쉬 대신 강한 콘트라스트(Contrast)를 표현 할 수 있는 스퀴지(squeegee)를 사용해 청색의 안트라퀴논 블루를 칠해 밝음과 희망, 깊은 암연의 세계등을 아울러 표현한다. 안트라퀴논 블루는 엷게 칠하면 밝음, 그리고 나아가 희망을 느끼게 하지만 여러 번 중첩해 칠하면 깊고 어두운 밤하늘의 느낌이 난다. 굽이굽이 물결치는 강물을 닮기도 했고 한바탕 폭풍우가 휩쓸고 있는 깊은 바다 같기도 하다. 이러한 스퀴지 사용과 함께 사물의 대상에 대한 진지한 사유와 육체적 수행을 통한 행위의 강약과 반복, 중첩을 통하여 깊이나 공간감을 적절히 나타내고자 한다.

유주희 작가는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서양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후 프랑스 한국 현대미술전 시장상, 신조미술협회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파리시청,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텍스타일 콤플렉스 등에 그녀의 작품들이 소장되어있다.

색면대화 2022는 봉산문화거리 내 갤러리소헌 & 소헌컨템포러리에서 10월 31일까지 이어지며, 토요일 사전예약, 일요일 휴관이다. 봉산문화거리의 미술 축제인 봉산미술제 기간 (10.6 – 10.10)에는 토요일, 일요일 모두 오픈한다.

전시전경

갤러리소헌&소헌컨템포러리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34
053-4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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