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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EDA NOBUAKI

2022. 6. 4 – 7. 2
마에다 노부아키

전시장 전경

갤러리신라 서울에서는 2022년 6월 4일부터 2022년 7월2일까지 일본 추상주의 작가 마에다 노부아키(Maeda Nobuaki, 1949-)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마에다 노부아키는 일본 큐슈의 도시 중 하나인 구마모토를 거점으로 물질과 색채 등의 본질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 회화를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노부아키는 2차원 평면에서 3차원적인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시각적 효과를 낳는 회화적 기법인 일루저니즘(illusionnism)을 거부하고, 2차원이 가지는 한계를 받아들여 그것을 평면회화만의 고유한 특징임을 보여줍니다. 있는 그대로의 물성들(캔버스와 색채)의 본질에 집중하고 2차원의 자연적 특성 자체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의 이러한 자연주의적(naturalism)인 면모는 동양 특유의 무위자연주의에 가 닿습니다.

전시장 전경

전언한 자연관은 그의 작업 방식에서도 드러나는데, 그는 색채를 캔버스에 깊이 침투시키기 위해 뜨거운 물을 들이붓기도 하고 또 캔버스를 야외에 방치하여 비와 바람에 노출시키기도 합니다. 더불어 캔버스 화면을 네 개로 나누어 색채를 칠한 후 수직 가이드라인에 쌓인 물감은 긁어 없애고 수평 가이드라인은 작업한 물감 그대로 남겨둡니다. 이와 같은 작업 과정을 거친 작품에서는 놀랍도록 다양한 표정들이 나타납니다. 색채가 짙어지거나 캔버스 섬유의 요철이 그대로 색채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자연이 가져다 준 우연의 결과로 풍부한 화면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는 캔버스의 정면 화면뿐 아니라 측면에서도 더불어 나타나는데, 숙성된 캔버스의 표정을 다각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前田信明 Maeda Nobuaki, Untitled, 46×38.5cm, Acrylic on canvas, 2015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의 형태는 정방향에 가까우나 세로가 약간 긴 직사각형입니다. 이 비율(1.085:1)은 노부아키 경험에서 나온 그만의 황금 비율로, 그는 이에 대해 ‘색채와 공간이 일체화하기 좋은 비율’이라 말합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 2차원 평면의 특성에 주목함과 동시에 작품 이 전시될 3차원 공간과의 조화를 더불어 고려하는 것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공간의 범주는, 작품과 감상자가 조우하는 공간 외에도 회화 화면까지 포괄합니다. 물감을 싣는 공간이자 색채가 가져올 심리적 공간을 캔버스로 여깁니다. 회화의 평면적 한계를 인지하지만 그 역시 하나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역설적 예술관에서 그만의 독창성이 나타납니다.

지난 2016년, 큰 지진이 노부아키가 활동하고 있는 구마모토를 휩쓸었습니다. 당시 갤러리 신라 대구의 전시에 출품하기 위해 작업 중이던 작품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노부아키는 이러한 역경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예술가로서 작품을 계속 해내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대응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사용 불능의 아틀리에를 떠나 인근 고등학교 교실을 빌려 작품 활동을 하여, 전시를 연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전시를 개최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그의 가치관, 즉 희망과 기도가 담겨있습니다. 화면 중앙을 가르는 선에서 비치는 그의 가치관은, 현재 COVID-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게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마에다 노부아키(Maeda Nobuaki, 1949-)는 일본 구마모토에서 태어나 현재까지도 같은 지역에서 작업하고 있는 추상주의 작가입니다. 1975년 첫 개인전을 도쿄 SATO 갤러리에서 시작한 이후 최근까지 활발히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그는 한국의 작가들과의 교류가 있었으며, 2006년 Origin 그룹 전시회에 초대작가로 참여한 바가 있습니다.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전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부아키는 물질이나 색채 등의 본질적 요소로 환원하는 미니멀리스틱한 회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를 비바람 혹은 햇빛에 그대로 노출하며 캔버스가 훼손되며 나타나는 손상을 하나의 ‘숙성’과 같은 긍정적 변화로 여기는 그의 작업 방식은 동시대뿐 아니라 이전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만의 독특한 방식이고, 본질에 집중하고자 하는 그의 태도가 엿보이는 방식입니다. 현재 일본 동시대 추상주의를 이끄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갤러리신라 서울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08
010-9375-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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