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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틈새와 잃어버린 이야기들

임동승

Installation View of ‘그림의 틈새와 잃어버린 이야기들’

임동승 작가의 개인전 《그림의 틈새와 잃어버린 이야기들》이 오는 6월 19일부터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다. 임동승 작가의 열번째 개인전으로, 4m가량의 큰 사이즈 회화, 30cm가량의 작은 사이즈 작품 등 약 25점의 미공개 작품 및 신작을 선보인다.

사육, 2024, Oil on Canvas, 190x150cm

이번 전시에서는 오래전부터 최근의 것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을 낯선 방식으로 조합한 이미지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을 특정한 의도를 갖지 않고 포착된 신호를 일정한 방식으로 출력해내는 일종의 수신기로 여기며, 우리의 존재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얼굴7, 2022, Oil on Canvas, 162x130cm

작가의 작업 방식 중 크게 두가지를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첫번째로는 작가가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작가의 특징적인 기법인 ‘도트-그리드-허점’이다. 작가는 캔버스에 가로 세로로 직선을 그어 그리드를 만들고, 그 안에 줄을 맞춰 일정한 크기의 점들을 찍어 넣는다. 찍어 넣은 ‘허점’으로 이미지는 구성되고, 이 점들 사이의 빈틈, 즉 작은 회색 공간은 그림의 일부이다. 동시에 그림의 외부, 그림 아닌 것을 강하게 환기시킨다.

우리가 만약 모든 것을 잃는다면, 2024, Oil on Canvas, 260x260cm

기법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고민은 ‘노이즈’라고 부르는 파생형태로도 나타난다. 이는 도트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 후, 회색 점을 그 위에 찍는 방식이다. 작가에 의하면 이는 ‘도트-그리드-허점’에서 마지막 허점만 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 그려진 그림을 일부 ‘훼손’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느껴질 법도 하지만, 작가는 이 방법이 오히려 ‘무언가 문맥상으로 더해진’ 것이라 말한다.

자본주의의 발걸음, 2022, Oil on Linen, 180x230cm

이번 전시는 임동승 작가가 직접 네 개의 그룹으로 작품을 나누어 구성하였다. 첫번째는 ‘풍경화들’로, 작가가 저장해두었던 풍경의 이미지와 모험소설, 그리고 이전의 드로잉을 접합시킨 일종의 낭만주의적 스케치다. 작가에 의하면 이들은 ‘빈 공간, 풍경의 그림’이다. 두번째는 ‘주로 인물의 형상을 다룬 네 점의 그림’으로, 실제로 본 사람의 모습과 관념적인 표상의 이미지를 혼합한 것이다. 이 그룹은 첫번째와 세번째 그룹 사이 문턱 역할을 한다. 그리고 세번째는, ‘가득 찬 공간, 이야기의 그림’으로, 사용된 색채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크기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가장 큰 작품인 〈전생담 제9번〉은 의인화된 동화, 옛 이야기 등을 조합하여 현대 사회에 대한 은유를 내비치기도 한다. 마지막 네번째 그룹은 ‘얼굴’로, 이 얼굴들은 작가가 약 8년 전부터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고 그린 드로잉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드로잉-회화로의 변환 과정과 시간의 레이어를 거치며, 작가에 따르면 사진의 모델이었던 실제 인물의 인상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 얼굴들은 단지 “우리의 시선을 반사하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시도한 다양한 작업 과정과 방법론을 볼 수 있으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향한 고민과 흔적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트스페이스3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7길 23 지하 1층
02-730-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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