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ONE AND J. GALLERY
2021. 7. 29 – 8. 22
최기창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오는 7월 29일부터 최기창 개인전 《흠결없는 마음(The Spotless Mind)》을 개최한다. ‘흠결없는 마음’은 한 번도 사랑해 본 적 없는 것 같은 순수를 강조하는 알렉산더 포프 (Alexander Pope, 1688-1744)의 한 시구에서 따온 표현이다. 그동안 뜻밖의 기쁨이나 행복, 사랑 등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는 그러한 감정들이 사회, 정치적인 믿음과 결합하였을 때 개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는지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창작자로서 예술에 대한 태도, 신념의 상관관계 안에서 생성되는 예술의 운명과 윤리에 대한 시선으로 출발한다. 작가는 미술사 안에서 언급되는 주요 작품들을 철판 위에 옮긴 후 부식시켜 믿음이 지켜온 시간을 강조하는데, 이로써 과거(역사)와 미래(지속되는 부식)를 겹치게 한다. 특히 이제는 사라질 광주국군병원의 창문을 모티프로 작업한 <무지개 장면> 시리즈와 작업실 벽면에 세워둔 철판에 남은 스프레이의 흔적이 고스란히 작업의 결과가 된 <순환하는 밤>(2021)은 마치 작품의 이전의 시간과 뒷편의 공간 등을 떠올리게 하며, 시대와 예술, 예술과 작가, 작가와 작가의 태도가 작품의 뒷면에서 어떤 작용을 하며 작품과 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31점의 신작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에서는 8월 22일까지 이어진다.
흠 없는 처녀 사제의 운명을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은 그녀를 잊고, 그녀는 세상을 잊어가네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
모든 기도는 받아들이고, 모든 소망은 내려놓는구나.
How happy it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d.
–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의 시 「Eloisa to Abelard」 중 일부
최기창 작가(1973년생, 한국)는 홍익대학교에서 판화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런던 첼시예술대학교에서 순수예술로 PG dip을 졸업했다. 작가는 확연히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삶을 이끌어 가는 어떤 동력이나 속성을 감지하려 한다. 연속되는 삶에서 그가 걸러낸 것들은 행복이나 사랑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이며 이것들을 소재로 매체적 실험을 통해, 반복적이고 무작위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사유의 사각지대를 조망하여 자발적으로 재인식하도록 질문한다.
2020년 《한 번의 키스》(원앤제이 갤러리), 2015년 《행복으로 가는 길》(용산구 서계동 236-22), 2011년 《SERENDIPITIES》(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 등 9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2021년 《5·18 40주년 특별전: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구) 국군광주병원), 2018년 《광주비엔날레》(광주아시아문화전당), 2016년 《부산비엔날레》(F1963), 2012년 《아트스펙트럼》(삼성미술관 리움)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과 비엔날레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 경기창작센터 레지던시 스튜디오, 몽인아트스페이스 입주작가로 참여하였다.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02 745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