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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

신영미

Installation View of ‘The Fifth Season’

아뜰리에 아키는 2024년 5월 23일부터 6월 29일까지 신영미 개인전 《The Fifth Season 다섯 번째 계절》를 개최한다. 작가 신영미는 삶의 본질을 이루는 구조 및 흐름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실험해 왔다. 이번 전시는 13년 만에 선보이는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자아(自我, ego)에 집중되었던 이전 작업에서 나아가 생명력을 지닌 모든 존재에 대한 본질을 다루며 작가적 세계관의 외연을 확장한 신작 회화 15여 점을 선보이며, 새롭게 전환된 신영미의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 자리이다.

신영미, A Moonlight Night, 2023, acrylic on canvas, 146x112cm

이번 전시 《The Fifth Season 다섯 번째 계절》 개인에서 생명을 지닌 모든 생명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회화적 대상을 확장시킨 신영미의 작품의 새로운 전환을 조망하는 자리다. 신영미의 회화는 삶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을 기반으로 전개된다. 2000년 초반 수많은 페르소나를 지닌 현대인들의 다중 정체성에 관심을 보인 신영미는 페르소나에서 탈피된 자아(自我, ego), 즉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천착(穿鑿)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은 최근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자아(自我, ego)가 중심이 되어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 개인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던 이전의 세계관을 넘어, 작가는 개인이 아닌 모든 인간의 삶 혹은 생명력을 지닌 모든 존재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며 작가적 세계관의 외연을 확장한다. 개별성에 집중하여 자아(自我, ego)의 이미지들을 화면의 중심에 배치했던 이전 작업에서 변모하여 작가는 자신을 무수한 생명체 중 일부로 등장시키며, 좀 더 확장된 세계관을 가시화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들 속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미묘한 인상의 인물은 회화를 통한 재현이 아닌 대상(對象, objet)으로 다루어지며 작가 자신 혹은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딸, 나아가 관객이 투영된 거울로서 자리한다.

신영미, Giving birth, 2024, acrylic on canvas, 194x130cm

작가가 새롭게 선보인 ‘Living Bouquet’ 작품은 인위적인 인간의 시각을 통해 편집된 자연물이 아닌, 꽃이 피고 지는 모든 순간이 동시에 존재하는 자연으로서 자리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피고 지고 죽고 살아가는 그 무수의 모든 과정 안에서의 생명력을 통해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가를 가시화함과 동시에 내포되어 있는 미학적 아름다움을 작품 안에 발현시킨다. 나아가 흐려지고 사라지는 나라는 존재를 관조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삶을 생멸을 거듭하는 자연의 순환과 같이 무수히 새롭게 창조되는 순환의 과정이라 정의한다. 작가는 이러한 삶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존재와 무(無)가 공속(共屬)된 자연의 관계성으로 풀어내며 삶의 서사를 개성적인 판타지 세계로 승화시킨다.

신영미, In the Shadowlands, 2023, acrylic on canvas, 91x73cm

“인간 내면의 본질을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탐색하며 자연의 투명한 생명력과 순환성을 인간의 삶에 빗대어 표현하고자 한다. 자연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 흐르는 시간 속, 그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진짜 삶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그리고자 한다. 존재만으로 무한하며 독자적 아름다움이 있고, 끊임없이 창조적인 삶에 대하여 이러한 삶의 모호함과 풍요로움에 대한 이야기 들을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 2024 신영미

신영미, Living Bouquet 1, 2023, acrylic on canvas, 91x73cm

한편 작가는 사각의 캔버스 화면을 넘어 자신이 포착한 대상을 좀 더 실질적,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우드 패널(wood panel) 작업을 통해 또 다른 방법론을 제시하며 보편적으로 인지하는 평면과 입체 사이의 표현을 탐구한다. 어린 시절 경험한 종이인형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화면 속 인물들을 캔버스 밖으로 도출하여 전시 공간에 더 자유롭게 자리하게 하며, 또 다른 생명력을 부여한다. 즉 캔버스 화면에서 나와 전시 공간을 부유하며 또 다른 물리적 공간감을 구축한 패널 작품을 통해 작가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제시한다.

신영미, Seasons, 2023, acrylic on canvas, 40.9×27.3cm

더불어 작가 특유의 파스텔톤 색채의 사용, 입체보다는 평면의 느낌을 강조한 표현, 현실 속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의 설정과 조합을 통해 작가는 동화 속 이야기 같기도 하고 꿈을 꾸는 듯하기도 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몽환적인 색채와 양식, 상상적 내러티브 구조를 통해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 판타지 세계의 몰입을 유도한다.

신영미, Seven Eyes, 2024, acrylic on canvas, 117x91cm

찬란한 삶의 서사를 개성적인 판타지 세계로 승화시키는 작가 신영미(b. 1979, South Korea)는 국민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며, 동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앤드류 베이 갤러리(Andrew Bae gallery)(미국), 유니온 갤러리(Union gallery)(영국), 서울시립미술관(한국), 갤러리 현대(서울, 한국), 성곡미술관(서울, 한국)을 비롯하여 홍콩, 독일, 중국, 미국, 브라질, 일본 다양한 국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홍콩 크리스티(Christie’s Hong Kong), 세계 최초의 아트페어인 독일 아트 쾰른 (Art Cologne)을 통해 작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미술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 해외 컬렉터 층을 확보하였다.

특히 작가는 데뷔 3년 만인 2008년 당시 크리스티 홍콩(Christie’s)에서 추정가의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낙찰되며 미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켰다. 작가는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2006~2007) 및 국립 고양창작스튜디오 4기 (2007~2008) 입주 작가로 선정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자신만의 작가적 세계관을 구축하였으며,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등이 있다. 또한 신영미는 세계적인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ARTnews)가 발표한 ‘세계 200대 컬렉터’로 소개된 리카드 아카가와(Ricard Akagawa, Brazil)의 컬렉션에 신영미 작가의 작품이 추가되며 글로벌 작가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아뜰리에 아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F / B1F 아뜰리에 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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