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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소리 (Voice of Silence)

2023. 4. 4 – 5. 13
김순기

주식 정원 – 템플, 2023, 6분 48초, 멀티미디어, 가변설치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2023년 4월 4일부터 5월 13일까지 김순기 개인전 <침묵의 소리>를 개최한다. 프랑스에 거주하며 작업 중인 김순기(b. 1946)는 한국 현대 실험 미술의 선구자로서 1960년대 후반부터 철학, 예술, 테크놀로지가 어우러지는 실험적 작업을 비디오, 멀티미디어, 사운드,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 빛,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김순기의 철학과 미학이 담긴 신작 설치, 멀티미디어 영상 작업과 바늘구멍 카메라로 담은 ‘바보 사진’들이 소개된다. 김순기의 작품들은 갤러리 지하1층, 1층,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순기는 1971년부터 프랑스에서 미학과 기호학을 연구했고, 동양과 서양의 철학을 넘나드는 작업을 하며 작가로 활동했다. 비움, 열림 등 동양 철학에 기반한 작가만의 사유와 시선을 서양의 사회와 문화 속에 적용해가면서 김순기 만의 새로운 동시대적 예술을 탐구했다. 그것은 바로 가장 단순하고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탐구하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두는 것에 대한 사유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순기의 이러한 사유를 대표하는 “바보 사진” 시리즈가 다수 소개된다. 김순기의 “바보 사진” 시리즈는 바늘구멍 카메라를 사용하여 장시간 빛에 노출을 해서 자연의 빛을 통과한 주변 사물과 풍경을 담아 90년대 아날로그 프린트에 인화한 사진 작품들이다. 시간과 빛을 이용해 대상을 있는 그대로 가장 자연스럽게 찍어 특유의 흐릿하고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특징이다. 이 ‘바보 사진’ 시리즈 속 계산되지 않은 시간과 빛의 노출에 의해 있는 그대로, 가장 자연스럽게 포착된 일상의 단면들은 김순기만의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다.

아뜰리에 3, 1997, 핀홀카메라, 아날로그 c-프린트, 131 x 97 cm

이번 전시에서는 김순기의 90년대 영상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 확장한 신작 영상 작품도 소개 된다. 김순기는 1982년 전 세계를 배낭 여행하면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예술을 탐구한 작가다. 뉴욕에서 체류하며 백남준, 고 나카지마(Ko Nakajima), 이라 슈나이더(Ira Schneider), 프랑크 질레트 (Frank Gillette) 등 비디오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작업 했고, 오브제와 비디오가 결합된 멀티미디 어 작품을 제작했다. 김순기의 신작 <주식정원 – 템플>(2023)은 주식 시세 전광판과 실상사의 새벽 타종 소리와 영상을 비추는 멀티미디어 설치이다. 33회 울리는 타종은 불교철학의 우주관을 반영한 것으로 동양 철학에서의 열림과 절대적 시간을 의미한다. 명상의 소리와 자본주의의 주식 시세 숫자들은 서로 뒤섞이며 무형적 세계의 자본주의적 가치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의 삶과 그 내면을 극대화시킨다. 작가의 대표 영상 설치 작품인 <주식거래> 시리즈는 999년 프랑스에서 처 음 발표된 후 매번 다른 형식의 설치로 재구성 되었다. 또 다른 버전의 <주식정원>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이 최근 열린 2023년 제 58회 카네기 인터내셔널(58th Carnegie International)에서 소개 되기도 했다.

아뜰리에 2, 1996, 핀홀 카메라, 아날로그 c-프린트, 105 x 87 cm

이번 전시에서 김순기는 신작 설치 작품도 선보이는데, 이 작품 또한 작가가 80년대 후반부터 진행해온 “깡통 통신” 시리즈의 확장과 재해석이다. 김순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는 글로벌 자본 의 확산과 인터넷을 통한 사회적 구조 변화를 다루는 작품들에 집중했고 무엇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자본의 가치가 모든 가치에 우선시되는 문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작품을 통해 표출해왔다. 이라크 전쟁 당시 전 세계가 미국에서 내보내는 뉴스만을 믿는 상황에서 말의 전달과 언론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한 고민은 1987년부터 1992년 사이 제작된 다수의 드로잉들에서 표현되어 왔다. 전시장에 거대하게 설치된 신작 <깡통 통신>(2023)은 이 드로잉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현된 설치 작품으로 작가는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왜곡되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본질을 짚어보고자 한다. 깡통과 깡통 사이를 줄로 연결하는 가장 원시적인 소통 방식과 소리의 전달을 보면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자주 발생되는 왜곡된 소통으로 인한 갈등과 소리의 본질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웃는 달마, 1991, 핀홀 카메라, 아날로그 프린트, 108 x 80 cm

김순기는 1946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니스에 수료하였다. 1971년 위치한 국제예술교류센터 (Centre Artistique de Rencontre International)의 초청작가로 선발되어 프랑스로 건너갔으며, 액상프로방스, 니스 대학에서 기호학과 미학을 수학한 후, 니스, 마르세유, 디종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김순기는 프랑스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으며, 아라리오갤러리 서울(2018),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2016), 아트 선재센터(2014), Slought  Foundation(2013), 니스현대미술관(1991)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1960년 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김순기의 예술세계를 조망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 <게으른 구름>(2019) 이후 최근 독일 ZKM 카를스루에 미디어 아트 센터(2022)와 카네기 인터내셔널 초청 전시(2022-2023)를 개최하였으며, 올해 광주비엔날레(2023)에 참여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5
02 541 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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