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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춤을

2022. 10. 28 – 11. 13
마이클 리

미국, 일본,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펼치는 마이클 리(Michael Lee)의 2020년과 2021년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물감의 색을 이용하여 붓으로 세심하고 부드럽지만 한편으로 강렬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우리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자유로운 작품은 우리에게 마음의 춤을 권한다. 이번 신작은 조화로운 색상의 조합인 ‘에뛰드(Etude)’와 강렬하고 대담한 붓의 움직임이 인상적인 ‘파르티타(Partita)’ 연작으로 구성된다.

마이클리 Michael LEE Partita 1, 50.5×50.5cm, oil on canvas, 2021

갤러리도올은 현재 미국, 일본,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이클 리(Michael Lee, 1961-)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012년, 2016년에 이은 한국에서 세 번째 전시로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어린 시절을 한국, 일본, 필리핀, 미국, 멕시코, 에콰도르, 우간다 등 각 나라 간의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권에서 자라났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스위스,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학업과 사회 생활을 하였고 그의 독특한 이력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동시에 지역과 인종을 뛰어넘는 인류의 보편적인 모습과 관점을 지니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으며 그것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다.
그의 인생에서 비교적 늦은 나이인 2006년,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전업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고 2008년에 첫 개인전을 일본 동경에서 개최하였다. 첫 전시부터 십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작가의 표현 방법과 주제에는 큰 변화가 드러나지 않는다. 활동 초기에는 인물화, 풍경화 등 구상작품이 가끔 보이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붓의 움직임과 다양한 색이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풍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제목들을 가졌으나 최근 작품들은 ‘에뛰드(Etude)’와 ‘파르티타(Partita)’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현대 미술에서 작품 제목이 ‘무제(untitled)’인 경우 감상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작품의 해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은 것과 무관하지 않지만 이보다는 약간의 제한을 두고 소박한 제안-음악에서 사용되는 형식을 느슨하게 차용하여-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앞서 말한 ‘에뛰드’와 ‘파르티타’로 이루어져 있으며 에뛰드 11점, 파르티타 6점이다. 에뛰드 연작은 연습곡, 연구곡이란 뜻을 가지고 파르티타에 비해 색의 미묘한 변화, 깊이에 집중된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가지 색에서 두세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듯한 작품은 미세하지만 부지런한 붓의 움직임이 쌓여 완성된 작품으로 세심한 관찰을 요구한다. 파르티타 연작은 16~17세기 기악 음악을 뜻했고 후대에 춤을 위한 무용 모음곡으로 뜻이 구체화 되었으며 대담한 붓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이 주를 이루고 색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대비 등이 눈에 띈다. 주제색을 묘사하는 붓의 움직임은 배경색과의 자연스러운 조화보다 대담하고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자유로운 춤에 가깝다. 과거 작품에서는 풍경의 모습, 이를테면 하늘, 산, 흰 눈, 밤 등 작게나마 장소나 시점에 대한, 현실 세계의 부분적인 묘사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전시의 새로운 작품들에서는 보다 순수한 색과 움직임에 집중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두 연작 모두 2020년에 시작된 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 아래 평소 사람들과 교류가 많지 않은 작가에게 고독하고 작품에 몰입할 기회를 주었으며 이를 이용한 내면에 집중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독한 만큼 자유롭고 자유로운 만큼 외로운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증인이자 선언이며 독백이고 우리에게 전하는 조용한 제안이라고 보면 어떨까.

갤러리도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87
02-739-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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