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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2022. 4. 21 – 5. 11
레베카 애크로이드, 도나 후앙카, 조지 루이, 파올로 살바도르, 라파 실바레스, 리처드 케네디, 나카무라 쇼타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은 아시아 최초의 분점 개관을 기념하며, 4월 21일부터 5월 11일까지 개관전 《SPR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봄이라는 계절로부터 연상되는 회복과 낙관을 주제로 구성되었다. 페레스프로젝트는 국내 관람객들에게 전속 작가인 레베카 애크로이드, 도나 후앙카, 조지 루이, 파올로 살바도르, 라파 실바레스, 리처드 케네디, 그리고 나카무라 쇼타의 작품을 선보인다. 총 7점의 작품들은 자연과 공명함으로써 얻는 영감과 회복, 기쁨을 예술로 풀어내며 전시를 찾은 관람객에게 재생과 성장, 움직임과 변화를 자아내는 봄의 풍경을 선사한다.

갤러리의 유리창 너머 들여다보이는 작품들은 우리 주위에 이미 봄이 만개했음을 실감케 한다. 레베카 애크로이드(b. 1987, 영국)의, <Time piece> (2020) 속 화면을 꽉 채운 섬세하고 부드러운 분홍빛의 꽃잎은 화창한 봄날 활짝 핀 벚꽃을 연상시킨다. 꽃의 중심으로부터 여러 방향으로 뻗어 나와 부유하는 다양한 크기의 숫자들은 다차원과 페미니즘적 시간성을 의미한다. 꽃의 색과 주름은 여성성과 덧없음을 부드럽게 표현하고, 뒤엉킨 시계는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는 대안적 경험을 제시한다.


도나 후앙카(b. 1980, 미국)의 <FIRE CLIT> (2021) 또한 시간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불, 물, 흙, 바람이라는 자연의 4대 원소를 탐구하는 연작의 일부이다. 4대 원소 중 불을 주제로 활기차고 따뜻한 색감을 선보인다. 불은 맹렬한 기세로 주변을 황폐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싹이 자라나도록 돕는 비옥한 땅을 제공한다. 불이 갖는 이러한 모순적 특성은 자연계가 스스로 재생과 쇠퇴의 순환을 이루며 시간의 흐름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봄은 사람들이 그간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생각과 감정들을 표출하기에 최적의 시기이다. 조지 루이(b. 1994, 영국)는 <Standing in Half> (2022)에서 일그러지고 흐릿한 인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우리 자신의 내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도록 돕는다. 그는 화면 위로 자신의 붓놀림을 뚜렷하고 거침없이 드러내며 작품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작품은 자아의 과도기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과 시선을 묘사한다.

파올로 살바도르(b. 1990, 페루)의 신작 <Quimera> (2022)은 사자의 머리와 염소의 몸, 그리고 용의 꼬리를 가진 키메라를 등장시키는데, 이 신화 속 생명체는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이다. 작품은 또한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하며, 이 꿈은 예견이나 징조, 적극적인 변화의 추구를 의미한다. 그의 작품은 공포와 갈망, 호기심, 의기양양함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을 수집하며 발생과 변화에 대한 감정적 특성을 내포한다.

라파 실바레스(b. 1984, 브라질)의 <Playtime> (2022)에서는 색색의 교차되는 선들, 표면에서 튀어 오르는 빛, 그리고 굴곡진 형상들이 화면 속에서 소용돌이치면서도 서로에게 완충제가 되고 있다. 실바레스는 서로 다른 스타일과 명아 기법들을 병치하고 따뜻하거나 차가워 보이는 질감으로 공감각을 유도하며, 경쾌한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다양한 감각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실바레스의 작품은 그의 주된 소재인 유화물감과 캔버스의 표면의 경계를 탐구하며 봄의 산뜻한 기운과 함께 즐거움을 제공한다.

리처드 케네디(b. 1985, 미국) 또한 실바레스와 같이 캔버스의 경계를 탐구하며 현대미술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Warp & Weft> (2022)는 작가 특유의 선명한 색과 제스처에 의한 텍스처가 중첩된 캔버스를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새로운 시각언어를 제시한 작품이다. 케네디는 아크릴 물감과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캔버스 표면에 담아낸 후 그것을 길게 자르고, 잘라낸 캔버스 조각들을 교차하여 한데 엮어 내는 것으로 에너지를 포착하면서 자신의 작업을 구체화했다. 작품은 흑인 문화를 상징하는 땋은 머리카락을 레퍼런스 하며, 캔버스를 엮어 낸 것은 직조의 한 형태로서 민속미술(folk art)과도 연결된다. 이러한 작품 형식은 예술의 하이어라키(Hierarchy)와 역사적으로 백인 남성 중심적이었던 추상표현주의의 경계를 붕괴하며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회화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자 한다.

나카무라 쇼타(b. 1987, 일본)의 자화상은 그가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슬며시 드러낸다. <Winter beach> (2022)에서 하늘과 구름은 두꺼운 덩어리로 표현되고 있으나, 갑작스레 내리는 거센 소나기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위태롭다. 그는 자연과 그 안에서 삶을 꾸려 나가는 인간을 주제로 삼으며 내부와 외부 세계, 자아와 타자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전시된 작품은 봄날이 동트기 직전 무렵을 거니는 겨울 바다의 고요함을 연상케 한다. 새로운 꽃의 향기, 나무 위의 새들, 발 아래의 축축한 땅과 같이 작품에서 보이는 풍경은 다가올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생명들의 태동이 감돈다.

《SPRING》에 참여하는 일곱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국제적,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으나, 그들이 한데 모인 전시는 유기적이며 다채롭고 유려하기까지 하다.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경험과 재생의 순간을 제공함으로써 성찰과 기쁨의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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