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GALLERY BATON
2022. 4. 7 – 5. 7
마커스 암
갤러리바톤은 4월 7일부터 5월 7일까지 마커스 암(Markus Amm, b.1969)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0년 그룹전 《A Little After The Millennium(새천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이후 아시아에서 열리는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순수 색면 추상의 매혹적인 미니멀함이 캔버스를 지배하는 가운데, 작가의 작품은 항상 시간, 수행성, 의도와 우연이라는 개념적이면서도 상충되는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는 숙련된 고유의 기법과 프로세스로 변주된 회화의 재료들이, 어떻게 다채로운 추상적 이미지로 수렴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암의 작업 방식은 우연성과 직관성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작가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제소와 결합되어 단단해진 캔버스 위에 직접 배합한 유화 혼합물을 반복적으로 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한 레이어가 칠해진 후 2 ~ 3주의 간격을 두고 재차 붓칠이나 표면을 샌딩하면서 다른 레이어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레이어가 여러 겹 쌓이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빛에 노출되고, 안료의 농도나 성분이 빚어내는 화학적 상호작용은 작품에 우연성을 부여하며 표면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암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수행성, 그리고 소재 간의 ‘테니스 게임’과도 같다고 하는 이러한 작업 방식은, 종종 의도치 않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할 표면을 창출해 내는 능동적인 변수이기도 하다.
‘시간’이라는 요소는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으로 인해 물리적이고 동시에 명상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 번의 레이어가 칠해진 후 작가의 스위스 스튜디오의 공간에 길 게는 수 주간 노출되는 표면은 그 공간이 함유하고 있는 빛의 입자, 습도, 먼지 등에 노출된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가 그 당시 나무가 자란 환경에 따라 각기 회전 반경을 형성하듯, 외부의 환경이 야기한 표면의 변화는 작가의 해석에 의해 다음 붓질에 영향을 주게 된다. 지층의 형성 과정을 연상시키는 듯한 층위의 형성은 반복되는 수행성의 역사가 되며 작품의 일부 요소로서 기계적 시간성을 담는 매체가 된다.
그에 반해, 암의 작업에서는 명상적인 시간의 작용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작업을 완성하는 마지막 과정은 영감(inspiration)에 대한 온전한 기다림인데, 마지막 레이어를 작업하기 전에 작가는 그림을 길게는 몇 년 동안 스튜디오에 걸어두고 계속 관찰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는데, ‘관찰’은 작가를 작품에 온전히 연결시키는 ‘사색의 상태’ (contemplative mode)로 이끌기 때문이다. 충분한 관찰과 사색의 시간이 지나간 후 ‘유레카 모멘트’를 맞이하는 순간, 암은 마지막 색상의 레이어를 더하여 작업을 마무리한다.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공간에 섬세하게 세공된 보석과 자리 잡은 작품들은 해 질 무렵 하늘의 오묘함, 북구 밤하늘의 넘실거리는 오로라, 발갛게 실핏줄이 비쳐 나오는 아이들의 빰, 깊은 심연이 언뜻 언뜻 드러내는 아득함 등 각자에게 다양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의 ‘그 순간’을 함께 경험하도록 이끈다.
마커스 암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유럽의 명망있는 미술관인 쿤스트하우스 바셀란드(Kunsthaus Ba-selland, Switzerland, 2017)와 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Kunstmuseum Stuttgart, Germany, 2010)의 개인전, 탈리 재단(Fondation Thalie, Brussels, 2021),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US, 2014)등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그의 작품은 독일 도이치 뱅크 (Deutsche Bank, Germany), 독일 연방정부 현대미술 컬렉션 (Beauf-tragte der Bundesregierung
für Kultur und Medien Sammlung Zeitgenössische Kunst des Bundes, Germany), 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 (Stuttgart Kunstmuseum, Germany), 달라스 미술관 (Dallas Museum of Art, US) 등에 소장되어 있다.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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