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Art Space 3
2022. 2. 17 – 3. 12
박소영
서울 통의동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3은 2022년 첫 전시로 오는 2월 17일부터 3월 12일까지 박소영 개인전 《 buzzing 》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빛깔의 푸른색을 통해 지난 2년 동안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입체 형태로 선보이는 작품을 공개한다.
창백한 푸른색에서부터 무겁고 짙은 푸른색, 극적이고 화려한 광택의 푸른색, 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푸른색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톤과 질감의 푸른색들이 다양한 작품들에서 펼쳐진다. 작가가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낀 깊은 우울의 감정을 서로 다른 농도의 푸른색으로 표현했다. 박소영 작가는 이전부터 이어 온 작업 방식인 작게 오려낸 재료를 손에 들고 하나하나 붙여나가며 매일의 일상을 반복하듯 작품을 만든다. 중노동에 가까운 시간을 통해 탄생한 작품의 껍질 같은 표면은 정교하게 감정을 응집하고, 덩어리 같은 모호한 형태는 감정에 역동적인 실체감을 부여한다.
전시는 작가가 코로나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실제로 경험한 심각한 이명과 우울감을 조형한 <이명(buzzing)>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은 덩어리 위에 미디움과 본드를 섞어서 만들어진 단단한 피막은 내장처럼 연약하고 유기적이며 흘러내릴 듯한 성질을 고체화함으로써, 덩어리진 물적 실체로서의 구체성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이 파란 우울 덩어리는 그 무게를 힘겹게 지탱하듯 긴장감 있게 늘여진 양손으로 인해 더욱 무거워 보이며,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 때문에 작가가 느꼈을 신경증적 상황을 더욱 예민하게 전달한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우울을 표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벽면을 따라 일렬로 나열된 <반짝이는 블루(twingkling blue)> 연작에서는 덩어리 형태로 감정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반짝이는 스팽글의 빛깔을 통해 그로부터 탈출하여 날아가듯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 Holding up >은 허공에 맺힌 거대한 눈물방울처럼 보이기도 하면서도, 작품의 표면에 완벽한 질서로 부착된 꽃잎 패턴은 빛을 내는 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을 통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무거운 감정은 제법 견딜만한 것으로 바뀐다.
작가는 “우울하고 힘든 감정 속에서 반짝이는 것을 건져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적 감정을 조급하게 지워내려 하지 않는다. 그는 그것들을 끌어안고 그 상태 그대로 빛나고자 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박소영은 한국과 독일에서 조각, 입체미술을 공부하고, 꾸준하고도 활발한 작업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중견 여성 작가이다. 껍질과 덩어리라는 낯선 조형적 언어를 통해 자신의 심리적·신체적 상태를 투영한 자화상을 조각하는 작가는 현재 인하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소영 작가의 개인전 ‘buzzing’은 2월 17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 통의동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3에서 공개된다.
아트스페이스3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7길 23 지하1층
02 730 5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