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PKM GALLERY
2023. 4. 13 – 5. 17
코디 최
PKM 갤러리는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코디 최b. 1961의 개인전 «”헬로 키티”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토템 + NFT»를 개최한다. 코디 최는 현대 사회의 문화 정체성과 그 구조를 중점적으로 탐구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선구적으로 디지털 데이터를 작업의 주요 소재로 채택해 왔다. 그의 이번 작품전에서는 디지털 데이터의 프린트와 전통 회화 기법을 결합한 2022-2023년의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신작 33점과 2022년에 제작, 등록된 NFT 작업 9점이 갤러리 전관에 걸쳐 공개된다.
«”헬로 키티”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토템 + NFT»의 작품들은 1999년에 코디 최의 유치원생 아들, 조이Joy가 컴퓨터 드로잉 프로그램인 ‘크레욜라 매직 3D 컬러링 북Crayola Magic 3D Coloring Book‘으로 그린 디지털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이 장치를 통해 아이는 연필이 아닌 마우스로, 창의력보다는 사전에 제공된 템플릿의 조합으로 가상 세계의 이미지를 탄생시켰고, 이를 현실 세계의 이미지와 동일시했다. 1997-1998년에 이미 데이터의 창조 개념을 고민하며 미술사 속 명작의 이미지를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코디 최는 이 경험을 계기로, 다가올 21세기에는 상상력이 아닌 데이터가 창작의 자원이 되고, 알고리즘을 통한 데이터의 자가 증식이 예술가의 창조 행위가 될 것이라 강하게 확신하게 된다. 이에 작가는 유치원 386 컴퓨터에서 아들의 그림 데이터를 채굴하고, 이를 증폭하고 쪼개어 그만의 ‘창조 데이터genesis data‘로 발전시켰다. 나아가 그 창조 데이터들을 리좀rhizome 방식으로 적게는 400번에서 많게는 수천 번 레이어링smart layering 하여, 그 연구의 결과물을 1999년에 미국과 독일, 그리고 한국에서 선보이게 된다. 이와 같은 코디 최의 시도는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사슬 형태로 무수히 연결해 확인하는 블록체인 기법과 흡사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앞선 것이었다.
본 전시는 코디 최가 세기말 당시 남겨 둔 고양이와 강아지 창조 데이터에 위와 같은 그만의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산출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및 NFT 신작들이 새롭게 소개되는 자리다. 원시시대에 권위적인 아버지의 죽음과 사회적인 결속을 상징했던 ‘토템’은 그의 신작에서 아들로부터 훔친 동물 이미지로 치환되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시대를 넘어선 통찰력으로 디지털리즘Digitalism이 21세기의 지배적인 사조가 되고, 가상과 실재가 공존하는 이중뇌Double-Brain 구조가 보편화될 것이라 선언했던 작가는 이제 NFT 아트의 의미가 무엇인지 반문한다. 무분별한 복제와 이벤트성으로 점철된 NFT 아트가 난무하는 오늘날, 바로 지금이 디지털 아트의 개념과 미학적인 토대를 정립하고 그 미술사적 가치를 재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우리에게 고하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사회학과 예술 문화학, 디자인과 순수미술을 전공한 코디 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각 예술가이자 문화이론가로 국내외 미술 현장에서 꾸준한 저력을 발휘해 왔다. 그는 1996년 뉴욕 다이치 프로젝트 개인전과 1996년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개관 기념 그룹전 등으로 일찍이 국제적인 작가로서 명성을 다졌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미술사학자 존 C. 웰치맨John C. Welchman, 1958-의 기획으로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독일 켐니츠 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을 개최하였다. 2017년에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 중 한 명으로 출품하였다. 그는 2002년 제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국제 심포지엄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와 함께 초대되어 디지털 페인팅에 관해 발표한 바 있으며, 그의 초기 데이터베이스 페인팅은 피터 핼리Peter Halley, 1953-, 마이크 켈리Mike Kelly, 1954-2012, 로버트 로젠블럼Robert Rosenblum, 1927-2006 등 저명 미술인들의 개인 컬렉션으로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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