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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OCI YOUNG CREATIVES

이은경, 조유정

이은경 개인전 《수도꼭지 연대기》 포스터

조유정 개인전 《영원한 경이》 포스터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6 OCI YOUNG CREATIVES의 선정 작가인 이은경의 개인전 《수도꼭지 연대기》를 OCI 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 조유정의 개인전 《영원한 경이》를 OCI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4월 17일부터 5월 30일까지 선보인다.

이은경, 호곡도, 우는사람, ink and watercolor on hwaseonji, 34×23.5㎝, 2026

이은경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마주한 불화의 경험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뒤틀리고 과장된 신체로 감정이 분열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거친 필선의 드로잉과 입체 조각, 키네틱 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그 흐름을 가시화한다. 자책과 분노, 수치심과 억울함이 뒤엉킨 채 한꺼번에 쏟아진다.

이은경, 재회, oil on canvas, 62×91㎝, 2025

《수도꼭지 연대기》는 작가가 스스로를 ‘수도꼭지’에 비유할 만큼 쉽게 울음을 터뜨리는 상태, 즉 감정이 통제되지 않은 채 흘러나오는 순간들에 주목하며 구성된 전시다. 작가는 울음이라는 행위를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닌 상반된 마음들이 충돌하며 드러나는 심리적 진동의 상태로 인식한다. ‘연대기’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기록을 의미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감정을 매개로 서로 공감하고 연결되는 ‘연대’의 감각을 뜻한다.

이은경, 호곡도, oil on paper, 57×1140㎝, 2026 (detail)

이번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초입은 우는 인물들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공간으로 슬픔과 억울함, 취약함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경험하도록 한다. 이후 다양한 드로잉과 서사적 연작을 통해 울음의 다층적인 의미와 감정의 변주를 펼쳐 보인다. 마지막은 세 인물이 죽은 친구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호곡도〉가 배치되어 개인의 감정이 타인과의 관계와 연대 속에서 해소와 이해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은경, 태평양같고 활화산같은, mixed media, 210×470×210㎝, 2026

주요 출품작 〈태평양같고 활화산같은〉은 키네틱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연대의 과정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작업이다. 두 인물이 나란히 있다가 마주보는 단순한 장면을 통해 울음이 타인의 존재 안에서 어떻게 발화의 가능성을 얻는지를 보여준다. 주변부적 존재들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연대에 이르는 이 과정은 개인의 내면을 넘어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으로 조용히 확장된다.

이은경, 보거나 닿기, watercolor, colored pencil and ink on royal paper, each 36×18㎝, 2026

울음을 터뜨린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억누를수록 차오르고 참을수록 커지다가 결국 터져버린다. 수도꼭지가 열리듯 한번 흐르기 시작한 감정은 멈추지 않는다.

이은경, 무제, ink and watercolor on hwaseonji, 27.5×25.6㎝, 2026

말보다 눈물이 솔직하다. 상처를 드러낸 존재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그 사이에서 느슨하고 조용한 연대가 생겨난다. 고통스러운 감정은 유머와 위트 속에서 뜻밖의 숨구멍을 찾는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도 함께 울어본 이들은 서로를 보듬으며 작고 단단한 유토피아를 꿈꾼다.

조유정, 파랑과 갈색 조합, watercolor on paper, 172×130.5㎝, 2026

조유정은 색의 물질성과 비물질성을 탐구한다. 안료가 품어온 시간은 켜켜이 쌓이고, 그 축적이 빚어낸 색채들은 격자의 구조 속에 질서 있게 배열된다. 수납장 속에는 작가 미상의 오래된 그림, 직접 키운 장미, 원물질 그대로의 광석이 나란히 놓이고, 색이 지닌 역사와 가치는 위계 없이 공존한다. 그렇게 쌓인 색들은 모두를 위한 하나의 거대한 컬러 차트이자 색의 아카이브로 남는다.

조유정, 장미 박제 02, etching, natural ink on paper, 40×30㎝, 2026

물과 함께 부유하던 안료 입자들이 서서히 화면 위에 안착한다. 물이 증발한 자리에서 선명해진 물감의 흔적은 층을 이루며 포개지고, 얇게 스민 결은 서로를 스치며 미묘한 차이를 남긴다. 눌린 자국은 사라진 순간의 자리를 드러내고, 으스러진 존재는 그대로 박제된다.

조유정, 분홍 수납장, watercolor on paper, 182×130.5㎝, 2026

전시명 “영원한 경이”는 색을 향한 작가의 오래된 감각에서 비롯된다. 어린 시절부터 색이 종이 위에 발현되는 순간마다 느껴온 놀라움, 그 경이로움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태도이자, 그림의 영원함을 향한 작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조유정, 파랑 수납장, watercolor on paper, 175×152㎝, 2026

이번 전시 출품작은 칼라차트, 수납장, 판화 세 형식으로 구성된다. 칼라차트는 격자로 나뉜 각각의 칸에 서로 다른 색을 반투명하게 겹쳐 칠하고, 색의 역사와 특성을 반영한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해 다수를 위한 거대한 색의 구조를 형성한다. 수납장은 특정 색을 만들어 내는 원물질을 그린 후, 그 원물질로 만든 색으로 칠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연물과 인공물을 함께 제시하며 색의 물질적 기원과 유래를 한 화면 안에 담아낸다.

조유정, 2200 주황, watercolor on paper, 200×152㎝, 2026

새롭게 선보이는 판화 작업은 실제 자연물을 압력으로 눌러 흔적을 그대로 전사하는 방식으로 사라지는 존재를 이미지로 박제한다. 각각의 작품은 독립적인 이미지로 존재하면서도 전시 공간 안에서 서로 긴밀하게 얽힌다.

조유정, 장미 박제 02, etching, natural ink on paper, 40×30㎝, 2026

순간이되 영원하고, 사라지되 남는다. 증발과 중첩이 만들어낸 색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물질이 품은 찰나의 경이로움과 마주하게 된다. 그 감각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영원의 영역으로 스며든다.

2026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6명의 개인전을 4월 17일부터 10월 8일까지 약 6개월에 걸쳐 연달아 개최한다. 최종 선정된 서도이 윤정민 이규상 이은경 장승근 조유정 작가는 OCI미술관 1층 또는 2층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가진다.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은 물론,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 신세대 작가들의 향방을 가늠해 볼 기회이다.

OCI YOUNG CREATIVES는 만 35세 이하의 젊은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는 OCI미술관의 연례 프로그램이다.

 

OCI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02-73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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