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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s of Curat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

Ways of Curat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

장원철, 파울 클레 드로잉 분석

Ways of Curating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가 2015년 쓴 에세이로, 그의 큐레이팅 경험의 총체와 영감의 원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세계적인 큐레이터로 거듭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경쾌하게 써내려간다. 스위스라는 출신국이 큐레이터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23살의 나이에 부엌에서 첫 큐레이팅을 한 전시는 무엇이었는지, 세계무대로 나가 일류 작가들과 교류하며 열었던 전시에 대해 알려준다. 한스는 이 책을 통해 열린 사고방식과 호기심이 큐레이팅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스의 신나는 전시 과정은 구글과 함께한 웹사이트 프로젝트 waysofcurating.withgoogle.com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큐레이션? 큐레이팅? 큐레이터?
‘큐레이팅 혹은 큐레이션(curating or curation)’은 컬렉션이나 전시에서 품목/물품을 선정하고 조직하고 관리-감독하는 일을 뜻하며, 해당 업무를 맡은 사람을 큐레이터라 지칭한다. 오늘날은 개인의 다양한 역량 바탕으로 특정 콘텐츠를 선정하고 연출하는 일을 통칭하며, 정치, 경제, 언론, 출판,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다양한 정보가 범람하는 오늘날 큐레이션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현대인에게 점차 관심의 집중도가 높은 분야가 되었다.

본문 일부 발췌
나는 큐레이터의 창의성을 믿지 않는다. 나는 전시 기획자가 예술가들의 작업에 꼭 들어맞아야 할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시 제작자는 늘 대화로 시작하며, 예술가들에게 그들의 실현되지 않은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를 묻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

I don’t believe in the creativity of the curator. I don’t think that the exhibition-maker has brilliant idea around which the works of artists must fit. Instead, the process always starts with a conversation, in which I ask the artists what their unrealized projects are, and then the task is to find the means to realize that.

큐레이팅이라는 개념의 유행은 현대적 삶의 특징과 잘 부합한다. 우리는 아이디어의 재생산, 원 데이터, 처리된 정보, 이미지, 학문 지식, 다양한 재료와 제품을 매일 목격한다.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인터넷의 폭발적 영향력이 분명해진 오늘날, 큐레이팅의 유행은 앞으로 일어날 더 거대한 변화의 시대의 서두에 불과하다.

The current vogue for the idea of curating stems from a feature of modern life that is impossible to ignore : the proliferation and reproduction of ideas, raw data, processed information, images, disciplinary knowledge and material products that we are witnessing today. This is hard to overstate. But though the explosive effects of the Internet have now become very obvious, they are only the leading edge of a larger change that has been occurring for about a hundred years.

일부 이론가들은 큐레이터들이 이제 명칭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속화된 예술가들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 주장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큐레이터들이 예술가들을 뒤따라가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Some theorists argue that curators are now secularized artists in all but name, but I think this goes too far. My belief is that curators follow artists, not the other way around.

컬렉팅이 증거를 수집하는 목적이었다고 하면 다소 과학적인 방법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과학과 예술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16세기가 될 때까지 뚜렷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술과 인문학의 분리는 한편으론 근대적 삶의 기본적 특징이지만, 이는 손실이기도 하다.

Though the aim of amassing evidence may sound like a rather scientific way to think about collecting, it is necessary to remember that the har distinction between science and art which marks more recent centuries was not evident as late as the sixteenth century. The separation of art and the humanities on the one hand, and science on the other, is a fundamental feature of modern life, but is also constitutes a loss.

나는 시각 예술의 모든 관계 중에서, 특히 문학과의 관계가 최근 몇 년 동안 무시되었다고 생각한다. 예술과 음악, 예술과 패션, 예술과 건축 등과의 <연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며, 나는 항상 이런 연계 속에서 일해 왔다. 하지만 문학과의 <연계> 전체는 빠져 있고, 나는 이 연계에 대해 계속 작업 중이다.

Of all the different relations of the visual arts, I think that the relation to literature has been neglected in recent years. The ‘bridges’ between art and music, art and fashion, art and architecture, and so on, are stronger than ever, and I have always worked on these relationships. But the whole ‘bridge’ to literature is missing, and I continue to work on this.

저자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Hans Ulrich Obrist 는 현재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이다. 2009년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전문지 Art Review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미술계의 파워 인물 100인 중 큐레이터로는 최초로 1위에 오른 것으로 유명하다. 한스는 1968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마니페스타(1996), 베를린비엔날레(1998), 리옹비엔날레(2007), 요코하마트리엔날레(2008) 등 중요한 현대미술제와 프로젝트들을 기획해 왔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는 파리 모던 아트 뮤지엄 (Muse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에서, 1993년부터 2000년까지는 빈 뮤지엄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06년 이후 런던의 현대 미술 뮤지엄인 서펜타인 갤러리의 공동 디렉터를 맡고 있다. 국내에는『큐레이팅의 역사』(2013, 미진사),『아이웨이웨이 : 육성으로 듣는 그의 삶 예술 세계』(2011, 미메시스) 등이 번역되어 있다.

옮긴 이 양지윤은 ‘대안공간 루프’의 디렉터이다. 암스테르담 데아펠 아트센터에서 큐레이터 과정에 참여한 이후, ‘코너아트스페이스’의 디렉터이자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학사학위를,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아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바루흐 고틀립과 함께 ‘사운드이펙트서울: 서울 국제 사운드아트 페스티벌’을 디렉팅하고 있다. 기존 현대미술의 범주를 확장한 시각문화의 쟁점들을 천착하며, 이를 라디오, 인터넷,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적 소통으로 구현하는 작업에도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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