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LTURAL ISSUE] SONGEUN ART SPACE
2020.12.11 – 2021.2.6
신이피, 오종, 전현선, 조영주
(재)송은문화재단은 젊고 유능한 미술작가를 발굴, 지원하고자 ㈜삼탄의 故 송은 유성연 명예회장 (1917 – 1999)의 사재를 출연하여 1989년에 설립 되었습니다. 설립자의 호 ‘송은(松隱 숨어있는 소나무)’의 뜻과 같이, 설립부터 현재까지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미술계 젊은 인재들의 전시와 연구 활동을 지원 하고 있습니다 . 송은미술대상은 故 유성연 명예회장 이 생전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추진했던 한국 미술 문화 발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재)송은문화재단의 유상덕 이사장 이 2001 년에 제정한 상 으로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미술작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한 수상자를 배출해 왔습니다.
송은미술대상 수상 혜택
2011년부터 수상 작가의 수를 축소 하는 대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심화시켜 경쟁력을 높이고자 선정과 수상 방식을 리뉴얼했 습니다 .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과 본선 실물 작품 1 점 심사 단계를 거쳐 최종 4 인의 수상자를 선발한 후 대상 수상 자 선정을 위한 ‘전시’ 형식의 심사 단계를 추가하여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 하고 있습니다. 수상자에게는 우수상 3인 – 각 1천만 원 / 대상 1인 – 2천만 원 상금 과 향후 개인전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작가의 꾸준한 작업활동 및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 또한 델피나 재단 (Delfina Foundation)과 국내 단독 협약을 맺어 수상자 모두에게 송은 문화재단 델피나 재단 레지던시의 지원자격을 부여하고 , 선정된 1 인에게 12 주간 델피나 레지던시 활동을 지원합니다 . 델피나 재단은 런던에서 가장 큰 국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 매년 40 여명의 작가들을 초청하여 예술인들을 위한 국제적인 예술 플랫폼을 구축해 왔습니다.
제20 회 송은미술대상
올해의 공모에는 지난 1월 진행된 예선에 총 251명이 지원 했으며 온라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정된 총 29 명의 작가가 신작 1 점 출품 을 통한 본선심사 를 받았습니다 . 최종 4 인의 송은미술대상 후보자 신이피 , 오종 , 전현선 , 조영주 작가 는 대상작가 선정을 위한 최종심사인 제 20 회 송은미술대상 전시에 참여해 심사를 받게 됩니다
대상 후보작가 신이피
신이피(b. 1981)는 거대한 집단의 규칙 속에서 이뤄지는 개별 구성원들의 관계를 미시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 작가는 스스로의 작업을 실험실 로 표방하며 과학자의 전지적 시점을 모티브로 대상을 관찰하고 이를 주로 영상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 설치 작업을 통해 선보인다 . 주요 개인전으로 《죽은 산의 냉철한 새》 (온수공간 , 서울 , 2020), 《다리의 감정》 (SeMA 창고 , 서울 , 2019), 《희연한 잠》 (송은 아트큐브 , 서울 , 2018) 등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서 신이피는 2003년 신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김포한강신도시의 이상과 실태를 도시의 생태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간 새들에 비유하여 나타낸 〈 죽은 산의 냉철한 새 #01 〉(2019)를 선보인다. 영상은 마치 하늘을 나는 새의 시선으로 전체 풍경을 내려다보는 조감도와 같이 높은 고도에서 해당 지역을 조망하는 카메라의 앵글로 시작되며,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의 새 박제 표본을 근접 촬영한 장면을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도시와 생태에 대한 시선을 다룬 트릴로지 시리즈 중 두 번째 영상 〈 죽은 산의 냉철한 새 #02 〉 (2020) 는 행정명령으로 도살된 돼지들의 예비 살처분 기준과 살처분 매립지에 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다. 화면에 느린 속도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자막은 명쾌한 내러티브라기 보다는 추상적인 표현의 시적 문구들에 가깝다. 작가의 지난 작업들에서도 자주 사용되었던 이러한 텍스트는 서술의 주체를 모호하게 만들고 , 젠더 , 외모 , 직업 등에서 벗어난 외부시각을 유지하는 실험실의 주인이자 관찰자인 ’ 작가의 존재가 투영된 가상의 화자로 기능하게 한다 . 영상 후반부에 등장하는 돼지뼈와 잔해는 실제 살처분 매립지에서 발굴된 것으로 , 영상과 함께 전시장에 설치된다 . 또 다른 싱글채널 영상 〈 휘앙새 〉 (2020)는 대전 낭월동 유해 발 굴 현장에 대한 리서치에 기반을 둔 작업으로 , 국가가 지켜줘야 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했던 국민 대학살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신뢰를 기반으로 한 휘앙새 (Fiance)라는 관계에 비유하여 다룬다.
대상 후보작가 오종
오종(b.1981)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낚시줄이나 실과 같은 물리적인 재료로 점, 선, 면의 조형 요소를 이용해 주어진 공간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 균형감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설치 작업을 진행해왔다 주요 개인전으로 《주고받는 모서리》 서울시립미술관 , 서울 , 2018), 《 Sunst one 》 사브리나 암라니 갤러리 , 마드리드 , 2019), 《 Windward 》 요한 헴펠 갤러리 , 베를린 , 2018) 등을 개최했다.
오종의 즉흥적인 설치 과정에서 실, 낚시줄, 나무막대와 같은 선적인 매체와 아크릴판과 추 등의 면과 점을 이루는 재료들은 기존 공간에 존재하는 모서리, 창문, 벽과 같은 건축 요소들에 반응하며 주어진 공간에 섬세하게 개입한다. 이러한 재료들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연약한 매체들로 구성되었 음에도 공간을 강단 있게 구획하고, 중력과 허공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생성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송은 아트스페이스의 3층B 공간에 지금까지 진행해 온 〈 Room Drawing 〉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 Room Drawing(Folding Walls) 〉 (가제)를 선보인다. 전시장 가운데에 위치한 목재구조물의 내부공간에서부터 전시장이라는 외부공간까지 확장되는 허공 위의 드로잉은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1차원의 선, 2차원의 면, 3차원의 입체라는 다양한 형태를 보이며, 각자의 위치와 동선에 따라 상대적인 방식으로 공간을 인지하고 체험하는 유일무이한 경험을 선사한다. 관람객은 빈 공간을 먼저 읽고 한 점에서 시작해 서서히 공간을 완성해 간 작가의 작업과정에 역행하며 전체적인 작품을 먼저 접하고 모서리와 같은 세부적인 부분들을 읽어나가게 된다 . 작가와 관객의 경험, 선과 면, 채움과 비움, 빛과 그림자 등 작업이 품은 수많은 대립점들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한 결과, 비어있던 공간은 차원을 넘나드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게 된다.
대상 후보작가 전현선
전현선(b.1989)은 수집한 이미지와 개인적인 경험,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 등을 캔버스에 수채물감으로 자유롭게 그려내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 화면에 배치되는 인물이나 사물의 형태는 반복되거나 서로 관계하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주요 개인전으로 《열매와 모서리》 (갤러리 2, 서울 , 2020), 《붉은 모서리 , 녹색 숲》 (P21, 서울 , 2019), 《나란히 걷는 낮과 밤》 (대안공간 루프 , 서울 , 2018) 등을 개최했다.
전현선은 투명하고 채도 높은 수채로 내러티브에 종속되지 않은 채 평평하게 떠도는 형상들의 풍경을 그린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는 그리는 형상과 의미의 연결을 의도적으 로 끊어놓아 납작하게 만들고, 창 안에 여러 창들을 겹쳐 화면을 보는 시선을 방황하게 만든다. 특별한 사건이 없고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되지도 않는 전현선의 회화 속 사물들은 위계 없이 동등하고 나란한 상태에서 미묘한 차이들이 발생시키는 관계들을 엮어내게 한다. 인물이 사라지고 다각형과 사물들이 출현하는 최근 작업에서는 화면을 구획해 공간을 창출하는 수평선이 나란히 놓인 캔버스의 지평선과 이어지면서 형상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외연을 확장했다. 이번 전시에서 는 흰색과 검은색을 회화의 표현 영역 범위를 한정 짓는 시작점과 마침표로 상정하고 그 안에서 형태와 의미,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며 어디론가 나아가는 과정으로써 존재하는 사물들의 서사를 보여준다.
대상 후보작가 조영주
조영주(b. 1978)는 퍼포먼스, 설치, 사진, 비디오, 사운드, 무용 등의 작업을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여왔다. 최근 작업들은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출산과 육아라는 사건을 겪으며 변화된 삶 속에서, 작가로서의 역할 과 어머니의 역할을 아우르는 현실적인 고민을 다룬다 . 《코튼 시대》 (대안공간 루프, 서울, 2020), 《젤리비 부인의 돋보기》 (플레이스막, 서울, 2019), 《워터리 마담》 (주인도한국문화원, 인도, 2016) 등의 주요 개인전을 개최했다.
〈입술 위의 깃털〉 (2020)은 흰 공간을 배경으로 여성 4명이 벌이는 움직임을 고요하지만 강렬하게 선보이는 영상으로, 작품에 등장하는 안무가들이 서로의 몸을 조이고 , 마찰하며 신체 대결을 벌이는 화면과 거친 숨소리와 기합이나 몸과 몸이 서로 접촉하며 발생하는 사운드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 이들의 동작은 레슬링이나 주짓수와 같은 격투기의 자세나 기술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활동적인 몸짓으로 이루어져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양육의 과정을 나타낸다. 신체 대결을 멈추고 서로를 포옹하는 안무 가들의 몸짓에서는 아기를 양육할 때 발생하는 사적이고 내밀한 지점들을 엿볼 수 있다. 〈세 개의 숨〉 (2020)은 작가가 지난 30 개월간 기 록한 육아일지를 기반으로 작곡한 3악장 관악 4중주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작가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기의 아기의 배변, 수면, 수유 등을 기호화하여 육아일지를 작성했고, 오랜 시간의 악기공부와 작곡가와의 협업과정을 거쳐 이를 베이스 클라리넷, 알토 색소폰, 튜바와 퍼커션이라는 낮은 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4 개의 악기로 구성된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 작품의 키워드인 숨은 아기의 숨이 엄마의 손에 달려있다는 경이롭고 무거운 책임감을 뜻 하며 이러한 숨이 드나드는 통로, 탯줄을 상징하는 덕트 배기관을 작품의 악기이자 무대로 사용했다. 〈 불완전한 생활 〉 (2019~ )은 육아와 작업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씩 되찾은 삶의 찰나를 담아낸 작업으로, 육아와 작업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낸다.
송은 아트스페이스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75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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