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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론전 on Flora and Painting

2022. 4. 6 – 4. 19
김정선, 김제민, 신수진, 이광호, 이만나, 이정은, 이창남, 한수정, 허보리

이화익갤러리에서는 2022년을 시작하는 첫 기획 전시로 “화론전”을 선보인다.
“화론전”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모두가 우울한 때에 기분 좋은 꽃그림으로 함께 전시를 해보자고 기획된 서울대 동문모임 전시로써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전시이다.
이창남 작가를 시작으로 각자 함께할 작가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함께 모인 9인의 작가들은 본인만의 독특한 화풍을 기반으로 자연과 꽃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냈다.

김정선, 배꽃 22, Oil on canvas, 91x205cm, 2022

김정선 작가는 짧게 피었다가 지는 배꽃의 찬란한 순간을 담은 <배꽃> 연작과 붉은 산수유 열매가 꽃처럼 매달린 모습들을 그려낸 <산수유>작품을 선보인다. 곧 사라지게 될 찰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김정선 작가의 작품은 아름답지만 서늘한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감성을 자극한다.

김제민, 무심한 풍경(reflective landscape), Acrylic on linen, 72.7×90.9cm, 2022

김제민 작가는 무심하게 마구 자란 듯한 풀숲의 모습을 드로잉 적으로 그려냈다. ‘풀이야말로 자연의 완벽한 드로잉이고, 나는 그저 그것을 따라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작가의 말을 생각하면 화폭위에 그려진 선 드로잉과 같은 그의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공감할 수 있다.

신수진, Breezy Green, Mixed media on canvas, 130x130cm, 2020

신수진 작가는 작은 꽃잎 혹은 일종의 세포처럼 동일한 형태를 반복적으로 그린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아주 작고 미세한 이파리들은 무수히 많은 수가 모여서 단단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매우 오랜 시간 작업해야 하는 신수진의 작품은 무한한 생명력과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본성과 순환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광호, Untitled 4765, Oil on canvas, 120x100cm, 2022

이광호 작가는 물웅덩이 곳곳에 자라난 기다란 풀, 불그스름하고 하얀 꽃과 습지 식물의 모습을 그린다. 이광호 작가는 습지식물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제주도 곶자왈의 덤불숲과 뉴질랜드 국립공원습지를 직접 찾아가 방대한 양의 사진을 찍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유화물감을 칠하고 물감이 마르기 전 고무 붓으로 뭉갠 다음 니들(needle)로 긁어내는 이광호 작가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생경한 습지풍경의 느낌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만나, 눈밤, Oil on canvas, 60.6×72.7cm, 2022

이만나 작가는 봄밤에 대낮인 양 환하게 핀 꽃과 겨울밤 마른가지에 핀 눈꽃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눈에 띄게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단단하게 그려진 “이만나의 꽃”은 담담한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이정은, 12월의 기억, 장지에 채색, 72.7x91cm, 2022

이정은 작가는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들을 차분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키우는 반려동물, 자신이 좋아하는 오브제, 작업실에 놓은 화초 등 이정은 작가의 주변에 늘 함께 있고 위안을 주는 존재들은 자연스럽게 그림의 주제가 된다. 거대한 사회적 담론이 아닌 솔직하고 담백한 본인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는 이정은 작가의 작품은 부드럽고 소박하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은 힘이 느껴진다.

이창남, Flowers and Kettle, Oil on canvas, 34.8×27.3cm, 2021

고전적인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창남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과 색감으로 눈앞의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몰두한다. 대상의 사실성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하지만, 미묘하게 얼버무리는 지점에서 이창남작가의 두드러진 회화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한수정, 102peony, Oil on canvas, 130x97cm, 2022

한수정 작가는 캔버스 가득 클로즈업 된 꽃과 잎을 그린다. 중간 중간 칼로 오려낸 듯 하얗게 비워 둔 여백은 감상자의 시각을 교란시키며, 화면을 평면적으로 지각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 더 다채롭고 선명해진 꽃과 잎의 색상과 세밀한 묘사는 이 여백과 만나 공간의 대조를 강화하고 한층 이질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허보리, January Abstract 2, Oil on canvas, 91x72cm, 2022

허보리 작가는 < January Abstract > 시리즈에서 제주의 겨울바람을 오롯이 견딘 꽃과 풀들을 캔버스에 그려냈다. 강한 바람 속에서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버텨낸 시간들이 색 바랜 꽃잎과 시든 잎사귀, 앙상한 가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남은 계절을 살아낼 강인한 생명력이 농축되어 있는 마른 잎들이 캔버스 위에 가득 담겨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 “화론”전시를 통해서 아홉 명의 작가들의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어놓는 자연(꽃)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시간을 갖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화익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67
02-73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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