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압도적인 벽 그리고 불타는 차

채지민

전시 포스터

갤러리조은은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21일까지 채지민작가의 개인전 “압도적인 벽 그리고 불타는 차 (Overwhelming Walls and a Burning Car)”展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현실과 환영, 평면과 입체 사이의 경계를 탐색해 온 작가의 조형 언어를 집중 조명한다.
채지민의 작품은 일관된 서사 없이 구조물과 인물, 사물들이 병치되며, 그 자체로 하나의 긴장된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장면 속에 낯선 균열을 만들어내는 그의 회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감각과 인식의 틈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채지민의 회화적 탐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보여주는 신작 20점이 공개된다. 파편적이고도 응시적인 이미지들은, 마치 한 장면의 끝자락에 서 있는 듯한 정지된 순간을 마주하게 하며, 회화의 본질과 그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The man looking at something under the blue wall, 2025, Oil on Canvas, 72.7×116.8cm

채지민의 작업은 치밀하게 설계된 화면 구성 속에서 모호하고 복잡한 시공간을 시각화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정지된 순간, 혹은 의미를 유보한 공간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관람자에게 일종의 시각적 긴장을 부여한다.
정제된 삼차원 구조와 평면 이미지가 혼재된 화면은 어색한 균열과 단절을 품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형성되는 관계성은 불완전하고 불투명하다. 작가는 이를 통해 회화 속 ‘무의미함’이라는 맹점을 드러내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특히 신작들은 ‘공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그의 집요한 탐구를 보여준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수학적으로 조율된 입체 구조는 회화의 평면 위에서 이질적이고 불안정한 장면을 연출하며, 현실과 환영의 경계를 날카롭게 부각시킨다. 균열 속에서 형성되는 이 낯선 조율은 그의 회화가 지닌 근원적 에너지다.

“그의 여정은 압도적인 벽 아래에서 시작된다”

채지민 작가는 “나의 그림은 삶의 순간순간에 발견되는 이미지 파편들의 무작위적인 조합이다.”라 고 말한다. 화면 속 요소들은 각기 다른 맥락을 지닌 채 충돌하거나 병치되며, 완전히 결합되지 못한 채 모호한 관계 속에 머문다. 채지민의 작업은 이야기보다 감각적 경험과 감정의 파동을 통해 형성된다.

A mint-colored wall and a burning car, 2025, Oil on Canvas, 130.3×130.3cm

이러한 독자적인 회화 언어는 조용한 울림으로 전세계를 향해 확장되고 있다. 2023년 에르메스 메종 상하이에서 설치작품 ‘Overwhelming Crash’를 선보인 데 이어, 현재는 에르메스 싱가포르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실험성과 조형적 긴장을 품은 그의 작품은 말보다 이미지로 세계와 교감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미술평론가 주은정은 그의 작업 세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실과 화면, 어느 곳 과도 고립되고 그 어디에서도 온전하게 조성되기 힘든 공간을 완벽하게 설계하고자 하는, 애초 정답도 해법도 불가능한 이 무모한 게임을 그는 기획하고 구축하고 그 안에 기꺼이 참여한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부재한 채, 결말이 끝없이 지연되는 이 게임의 제약 안에서 그는 시도해 볼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일에 열심이고 이를 작업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듯 보인다. 그의 여정은 압도적인 벽 아래서 시작된다.”

 

갤러리조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
02-790-5889

WEBSITE  Instagram  ARTSY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