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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서기 위하여

한충석

이 땅에 서기 위하여, 193.9 x 130.3 cm,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이 땅에 서기 위하여》 전시 소개

“너무 빨리 어른이 된 아이가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1997년, 대한민국은 IMF 외환위기라는 전례 없는 경제적 고난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절을 종종 ‘고난 속의 낭만’으로 기억합니다.

이 땅에 서기 위하여, 162.2 x 97 cm,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맨발의 투혼으로 LPGA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 양희은의 상록수가 흐르던 공익광고, 전국을 뜨겁게 달군 금모으기 운동—그 모든 풍경은 “함께 이겨낸 시대”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그 낭만의 이면에는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충석은 그 아이의 시선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The King Cat, 116.8 x 91 cm,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한충석은 20여 년 동안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그는 그 시간 중 단 2년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고, 나머지는 ‘관계’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합니다.그의 작업은 감정의 거리, 눈치, 조용한 생존의 태도 등 인간관계의 미묘한 결을 정직하게 담아냅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눈치를 보되 휘둘리지 않으며, 조용히 단단하게 서 있습니다.

The Girl, 27.3 x 27.3 cm( 5S),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그들의 시선은 불안보다는 따뜻함을 향하고, 감정은 절제 속에 머뭅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철학적 내면이자 자화상이며, 우리 모두가 겪어온 ‘너무 빨리 어른이 된 시간’에 대한 조용한 기록이자 회복의 여정입니다. 관계 속에서 흔들릴지라도, 결국 다시 잘 서기 위한 과정을 통과해가는 이야기입니다.

– 박준수

관계연습, 145.5 x 112.1 cm,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작가의 노트 (2025년 8월, 전시를 준비하며)
To stand on this land — 이 땅에 서기 위하여
‘관계’
우린 가끔 스스로에게 얼마나 깊어져야 하는지를 묻습니다.
바다의 깊이를 알려고 하면 바다는 파도로 대답합니다.
삶은 파도를 보라 얘기합니다. 아니, 파도로 들어가 보라 합니다.

비수가 내리던 날, 72.7 x 60.6 cm, acrylic on Korean cotton, 2025

바다를 향한 망막의 기쁨은 뒤로하고 파도로 향합니다.
앞선 자들이 파도로 들어가 밀쳐지고 흔들리는 걸 보며 전 말합니다. 중심을 잡고 잘 서 있으라 말합니다.
하지만 이내 몸이 젖는 것과 가벼운 파도에도 휘청이는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젖고 흔들리고 기울어져 그들도 그렇게 보였다는 것을요.

전시 전경 (1)

다시 잘 일어서서 보니, 그들은 이미 잘 서 있었습니다.
우리는 늘 파도를 만납니다. 그리고 흔들리며 잘 서 있게 됩니다.
파도는 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잘 서 있습니다.

— 2025. 8월, 개인전을 준비하며. 한충석

전시 전경 (2)

갤러리 우
46079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로 74 110동 1층
+82 742 6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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