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3 – 2024. 1. 31 | [GALLERIES] DATE GALLERY
최병소∙윤형근
Choi Byung So, Untitled, 2023년, Magazine ballpoint pen pencil 24.7×18.5cm
부산 해운대에 위치하여 단색화와 전위예술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꾸준히 전시하고 있는 데이트갤러리에서 2024년 12월 23일부터 2025년 1월 31일까지 최병소[b.1943- ] 작가와 윤형근[b.1928-2007] 작가의 2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2인전의 최병소, 윤형근 작가 작품은 서로 대조적이면서도 캔버스 위에 큰 붓으로 그어 내린 면과, 종이 위에 수없이 긋는 선들로 이루어진 면이라는 기본적 요소의 조합을 일관되게 실행하면서 실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작가가 만들어내는 면은 추상화의 문법이 된 평면성에 근접한다.
윤형근의 [Burnt umber & Ultramarine blue], 최병소의 [Untitled]라는 그들의 작품 제목 또한 서사가 배제되어 있고 불확실하며 건조하고 중성적이다.
Choi Byung So, Untitled, 2022년, Magazine, ballpoint pen, pencil, 23.5×18.5cm
최병소의 작품 표면에서 수 없는 볼펜 자국으로 훼손되어 들려 일어나 생긴 입체감은 3차원적 대상이 아니라 표면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광물질적 표면이 벗겨져 피하층이 드러난다면 그것을 윤형근의 작품 같은 표면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작품에서는 얇은 표면이지만 깊이가 있다. 즉, 깊이 없는 깊이라는 역설적인 연결고리를 가진셈이다.
Yun Hyong Keun, BURNT UMBER & ULTRAMALINE BLUE, 1999년, Oil on linen, 80.5×60.8cm
윤형근의 작품 속 크게 그어진 필획은 평평한 면이라는 것에 통합되어 있으며 배경과 경계는 물감의 번짐을 통해 흐려진다. 먹의 농담이 마포천에 느릿하게 스미듯 번져 나가며 관객과 서서히 전염되듯 소통된다.
그에 반해 최병소의 TIME, LIFE와 같은 시간성 단어를 노출시킨 작품은 그 자체가 시간의 흐름을 대변하며 강하고 여러 번 그어진 선들에서는 속도감이 느껴진다.
윤형근의 느릿한 시간과 최병소의 급물살을 타는 듯한 시간성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은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번 기획 전시에서는 끊임없이 실험하고 저항하여 일궈낸 한국 미술 역사의 두 주역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으며 우리가 태생적으로 가슴에 면면히 이어온 한국의 고유한 정신들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고 표출되고 있는지 실감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데이트갤러리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8번길 5 2F
051-758-9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