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 2025. 9. 21 | [VISIT]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아라리오뮤지엄은 권오상(b. 1974)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두루 조망하며 그의 예술적 여정을 돌아보는 《권오상: 조각(에 관한) 리포트 (GWON Osang: The Sculptural Report)》를 개최한다. 권오상은 전통적인 조각의 형상과 형태, 재료에 의문을 던지며 동시대적 조각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며 실험해 왔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조각의 재료로 도입하며 조각의 범주를 확장시켰다. 이번 전시는 대학생 시절 가벼운 조각을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던 리포트 같은 작품부터 그가 경험하고 영감을 받은 미술사적 명작을 재해석한 신작까지 아우른다.
Installation View 1
권오상은 가족과 친구를 찍은 사진을 인화하여 콜라주로 이어 붙여 탄생한 사진조각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 시리즈를 첫 개인전에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패션잡지 화보, 고전미술 등을 레퍼런스로 삼으며 ‘데오도란트 타입’은 우레탄 폼으로 기본 형태를 구성한 후 사진 표면을 코팅하며 내구성을 높이는 작업으로 확장되었다. 최근 이러한 형태는 정교한 채색을 입힌 브론즈 캐스팅 작업으로도 등장한다. ‘빠르게 만드는 조각’을 위해 럭셔리 잡지 속 액세서리 사진을 잘라내어 조각으로 만든 후 다시 사진을 찍은 ‘더 플랫(The Flat)’ 시리즈는 그의 사진조각의 연장인 동시에 오늘날의 물신주의를 반영한다.
Installation View 2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 일상적인 행위가 된 2010년대부터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본 전시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30대 시절의 모습부터 80대 보청기를 낀 할아버지의 모습까지의 이미지를 조합해 이미지 구현의 기술과 시간의 흐름을 담은 <호크니>(2013),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의 와상을 재해석한 <기대어 누운 형상>(2024), 한국 조각가 문신의 추상 조각에 대한 탐구와 차용을 보여주는 <권오상 스튜디오를 비추는 문신>(2024) 등을 선보인다.
《권오상: 조각(에 관한) 리포트 (GWON Osang: The Sculptural Report)》 포스터 ⓒ 2024 ARARIO MUSEUM
무겁고 육중한 조각에 반기를 들며 탄생한 권오상의 사진조각은 작품이라는 아우라, 무게와 양감 등이 제거된 가볍고 현대적인 조각이다. 작가 또한 미술관과 갤러리라는 한정된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작가나 디자이너,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미술작품은 좌대에서 내려와 삶의 공간으로 가까이 가고자 하고, 상품은 권위를 부여하는 좌대 위로 올라가 작품처럼 전시되며 그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현시점에 앞으로 그의 작품이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갈지 기대해 본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82 2 736 5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