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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

오연진

Lean #1, chromogenic print, 100×100㎝, 2024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4 OCI YOUNG CREATIVES의 선정 작가인 오연진의 개인전 《이것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을 8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OCI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하는 인화 방식을 사용하는 오연진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구조에 주목하여 다양한 실험을 전개해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액체 필름을 사용하여 유연한 움직임을 포착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필름의 형식에서 탈피하여 양감을 가진 화면으로 우리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Lean #6, chromogenic print, 100×100㎝, 2024

액체는 투명하게 서로에게 스며들며 중첩된다. 유동적인 흐름 위에서 여러 변수를 엮어 궤적을 만든다. 느린 유속으로 번져 나가며 인화지를 물들이고 비로소 지지체와 하나가 된다. 우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유기체적 형상은 인위와 무위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그렇게 완성된 작업은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가 아닌 열린 통로로써 평면과 입체 사이를 넘나든다.

Lean #5, chromogenic print, 100×100㎝, 2024

전시명 “이것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는 미국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수전 손택(Susan Sontag)의 “사진은 의견이 아니다. 아니, 의견인가?”라는 짧은 에세이의 제목에서 가져왔다. 작가는 주장을 하고 바로 뒤에서 번복하는 문장 구조에 흥미를 느꼈다. 또한, positive와 negative, 투명과 불투명, 물질과 비물질 같은 사진의 양면적인 속성들을 언어적으로 치환한 문장이라고 생각한 작가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중성을 지닌 이미지들의 관계망, 구조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슬며시 드러낸다.

Lean #7, chromogenic print, 65×65㎝, 2024

이번 출품작은 크게 리퀴드(슬라임) 필름을 사용하여 그들의 궤적을 시각화한 사진 작업 <Lean> 시리즈와 필름을 전면으로 내세운 레진 작업 <Molted> 시리즈로 나뉜다. 일반적인 필름은 고정적이며, 투과하는 과정의 중간 역할을 담당한다. 오연진은 이러한 필름의 특성을 전복하는 시도로 무언가를 투과하여 ‘본다’는 감각을 구체화한다.

Molted #1, resin, vinyl on chromogenic print mounted on panel, 23×16㎝, 2024(front)

리퀴드 필름을 사용한 작업은 물질 자체를 강조하기 위해 흑백으로 화면을 구성했다면, <Lean> 시리즈는 컬러에 패턴까지 더해 리퀴드 필름(슬라임)의 움직임을 좀 더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표면 위에 흐르는 듯한 느낌으로 물질 자체만을 드러냈던 <Self-referential Film> 작업은 비닐 위에 레진을 부어 좀 더 양감을 두드러지게 표현하여 필름을 전면으로 끌어내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탈피<Molted>를 시도한다.

Self-referential Film(Molted)#22, resin, vinyl on acrylic, 30×24㎝, 2024(front)

전면과 후면, 투명과 불투명, 액체와 고체가 혼재되어 새로운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 낸다. 춤을 추듯 일렁이는 물결 같은 이미지들이 마구 산란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빛은 사각의 틀 안에서 우리를 감각적 사유로 이끈다.

OCI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02-73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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