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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진 초대전- Infinite Blue

신수진

Deep in Blue, mixed media on paper, 77x70cm, 2024

갤러리세인에서는 신수진 작가의 24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작업에서 변화를 준 30여 점의 신작으로, 푸른 빛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Infinite Blue 06, mixed media on paper, 45×43.5cm, 2024

신수진 작가의 작업은 좋은 시어를 함축한 한 편의 시를 읽듯 화면에 몰입하게 한다. 기존 작업에서 작가의 시그니처 표현 방식은 작은 잎사귀와 씨앗의 형상들을 수없이 쌓아 미묘한 그라데이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작가의 숨결이 닿은 회화와 판화 기법에 매력적인 색이 더해져 감각적인 화면이 완성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들은 기존 작업의 표현을 더욱 함축적이고 아름다운 시어로 변모시켜 감각의 울림을 증폭시킨다.

‘Blue’는 보통 청색으로 읽히지만, ‘Infinite Blue’는 다르다. 무한한 푸른 색으로, 하나의 느낌과 감정으로 정의할 수 없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지점을 표현한 이 색상은 명료하지 않다. 우리는 이 ‘Infinite Blue’가 주는 무한한 상상의 공간에 나를 투영할 수 있다. 푸른 빛 외부의 여백을 인식할 겨를이 없이, 고요하고 역동적인 흔적에 빠져들게 된다.

Blue Island 01, acrylic and pen on paper, 15x30cm, 2024

푸른 바다를 바라볼 때, 그 깊이를 알 수는 없지만 무한함에서 오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바다를 연상케 하는 ‘Infinite Blue’ 시리즈의 푸른 선은, 잔잔하지만 파동치는 수평선처럼 가볍고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바다와 하늘이 한 순간도 정지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유동적인 것처럼, 작업 과정에서 일어나는 우연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보다 자유로운 접근을 시도”했다고 한다. 정교한 작업 방식만큼이나 깔끔하고 세련된 작가의 작업은, 예상치 못한 안료의 번짐과 우연히 채색된 색의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여 활용했다. 전작들에 비해 의도 안에서 우연을 수용하는 유연함이 더해져 멈추지 않는 파동이 회화에 일어나고 있다.

Whispers of Blue, mixed media on paper, 31x26cm, 2024

그동안 작가는 거대한 서사보다는 작은 것들의 존재에 집중해 왔다. 작가의 몸짓과 노동이 반복하며 생성된 미세한 이미지들은 여러 층을 쌓아, 층과 층 사이에 무수히 많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보이지 않는 레이어들은 시각적으로는 뚜렷하지 않지만, 전체 화면에서 일루전을 이루어 낸다. 이런 모호하면서도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가의 예술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작품에서 작은 것들의 존재와 그것들이 이루는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의 화면 위에 흩어진 정의되지 않는 선들과 색들은, 빛이 흔들리는 듯한 에너지를 발산해 전체에 집중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내공은 작은 변화를 통해 더 단단 해졌다. 본질을 들여다보면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는 존재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각은 여전하지만, 표현은 더욱 풍부 해졌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숭고함을 ‘Infinite Blue’를 통해 사유해 보길 바란다. 갤러리세인에서 푸른 빛을 응시하며, 스스로를 잊고 비우고, 동시에 새로움으로 가득 채우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세인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 503 한성빌딩 204
02-3474-7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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