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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2023. 6. 16- 6. 27
황혜신

삶과 연결된 모든 순간을 위하여

HWANG Hye Shin, Grope, 17x21x27cm, bronze, 2023

“삶이 그댈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푸시킨의 이 시구처럼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여전히 삶은 계속된다. ‘왜’라는 물음으로 스스로 반문하지만 쉽게 찾지 못하는 대답은 스스로 무언가 결정을 내리며 일상을 되찾는다. 작가의 조각은 살면서 오는 괴로움, 기쁨, 슬픔 등 살아가는 동안에 묻는 질문들로 인물들은 다양하다. 현실적인 것이 반영돼 어렵지 않으며 리얼함 속에 감추어진 내면은 눈동자에 그대로 투영된다.

HWANG Hye Shin, Beyond, resin, acrylic painting, glass, steel, stone, 18x15x20cm, 2021

이전 작업을 보면 어두운 면이 포함된 상실로 인한 고통이 인물로 무표정하게 그리고 아이들이 거친 세상 속에서 안타깝게 살아가는 현장을 관찰한 사실적인 성격이 두드러졌다면 최근 들어 작가의 입체물은 차분해진 상태이다. 잠시 쉬어감을 통해 삶을 설계하는 자세랄까. 한층 간결해진 모습으로 아이가 조용하게 세상과 마주한다. 편안한 표정은 삶을 상상한다. 고난이 닥쳐도 자신의 삶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로 개인의 기억을 건드린다. 기억 속 시간이라기보다 현실이 있는 지속되는 순간에서 작가의 일상과 연결된다.

HWANG Hye Shin, 8am_jesmonite,wood,acrylic paint, 44×24.5×11cm, 2021

시간의 흐름은 주요하며 문득 떠오른 기억과 감정을 작가의 심리와 연결 지어 존재자로서 본인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작가의 인물 조각은 어제를 불러들여 추억하고 본인의 삶을 만드는 방법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삶과 연결된 정서는 어떠한 의미부여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의미부여 없는 때로는 단순하게 삶을 지속시켜야 하는 것일까. 작품들은 두 질문 속에 어디 즈음 위치하는 듯하다. 때로는 동화처럼 어떤 면에서 슬픔이 가득했던 인물들이 이제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사유하는 자세로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이런 작품들을 만들게 헸을 것이다.

HWANG Hye Shin, 小多公主 Small, Many, Princess, 92x70x70cm, resin, 2006

갤러리도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87
02-739-140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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