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30.(토) 1PM - 6PM | [VISIT] Seoul Museum of Art, Seosomun Main Branch
SMB13 사전프로그램 II 《강령을 위한 노트》 그래픽 아이덴티티, 2024. 디자인: 다니엘 레이바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II 《강령을 위한 노트(Notes for a Séance)》 를 개최한다. 본 프로그램은 내년에 개막하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 날레의 주제를 발표하는 자리로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진행된다. 서울특별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고 운영하는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는 2000년 ‘미디어_시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지난 27년 동안 도시 서울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미술의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주목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본 비엔날레는 1996년부터 개최된 ‘도시와 영상’에서 서울과 미디어와 관련한 사유의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고, 이후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형식으로 시대와 공명하는 다양한 생각과 활동을 담아왔다.
본 사전프로그램은 지난 10월 국제 공모를 통해 선임된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팀 안톤 비도클(Anton Vidokle), 할리 에어스(Hallie Ayres), 루카스 브라시스키스(Lukas Brasiskis)가 다가오는 비엔날레에 관한 기획적 상상을 중심으로 비엔날레의 주요한 개념과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강령(séances)은 영적 매개를 통해 생(生) 너머에 존재하는 세계와의 접속에 관한 열망을 은유하며, 특히 급속한 사회적 변화가 전개되던 초기 모더니즘 시기에 유행하였다. 산업 사회의 기계화, 조직화, 합리화가 가중되면서 사람들의 스트레스와 소외감이 증가하였고, 이와 같은 공동체 위기의 징후는 감정적이고 상상적인 대안으로서 영성주의, 오컬트, 신비주의, 혼합 종교에 관한 대중적 관심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진다. 그리고 강령에 관한 여러 실천과 개념들은 많은 전위 예술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지난 20세기에 생겨났던 다양한 형태의 의례들, 예를 들어 영화 상영, 정신분석 세션, 실험 연극 등이 모두 일종의 ‘강령’으로 일컬어져 왔다(‘강령’을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앉기’라는 뜻이 된다). 방향감각의 상실, 걱정과 불안으로 설명될 수 있는 오늘날의 충격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다른 세계와의 접속에 열망을 갖는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감독팀은 현재의 순간을 이해하기 위해 오컬트, 신비주의와 영성의 전통을 바탕으로 근현대 예술 실천의 지도 그리기를 시도하고자 한다.
SMB13 예술감독팀은 깨어있는 삶과 인간 너머의 세계와의 관계를 강조하며 ‘강령으로서의 비엔날레 전시’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예술, 사회, 영성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기술과 신비주의 전통의 교차점에 있는 예술 작품과 실천을 연구하고 있다. 마술적이고, 신성하며, 신비로운 특성을 가진 이미지와 사물의 역사는 인류의 문명만큼 오랜 시간 동안 풍요롭게 전개되었다. 동굴벽화부터 스키타이의 돌 토템, 이콘(성화), 성찬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물과 재현은 인간 너머의 세계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와 힘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져 왔다. 모더니즘 시기 이후부터는 작품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하는 방식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러 미술적 실천과 글에서 우리는 인간 세상과 공존하는 또 다른 세계로의 접근에 관한 깊은 관심을 계속해서 감지한다. 따라서 이러한 강령적 실천은 자본주의, 제국주의, 가부장제, 백인 우월주의 등 우리 현실의 구조로부터 해방을 추구한다. 다가오는 비엔날레 전시에는 페미니즘, 기후 정의, 탈식민주의 담론과 반자본주의를 다루는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실천들은 모호함이나 반동주의를 추구하지 않으며, 기술과 반합리주의의 결합을 방해할 만큼 과학적 탐구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경향을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산업 자본주의의 착취 논리를 거부하는 ‘영혼의 기술(technology of the spirit)’에의 열망일 것이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비엔날레에 관한 예술감독팀의 발표와 더불어 브루스 코너, 마야 데렌, 조던 벨슨, 샤나 몰튼, 구보타 시게코,인주 첸 등 작가들의 작품 상영이 있을 예정이다. 발표와 함께 상영되는 영상들은 죽음과 꿈에 관한 탐구, 죽음을 돌아보며 고통을 극복하는 치유와 명상의 과정, 불멸에 관한 인류사적 욕망, 시간의 형태, 동양 철학과 영성, 사이키델릭 문화, 미국 선주민과의 초현실적 여행, 테크노 신비주의적 의례 등을 살펴보며 비엔날레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사례로서 제시된다. 본 프로그램은 11월 18일(월)부터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웹사이트 mediacityseoul.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61,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