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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여기에

전영진·이시현

전영진, Painting on painting 2420, 60.6×72.7×4.0cm , 2024

우리는 매일 수많은 풍경을 마주하지만 대부분의 장면은 오래 머무르지 않은 채 스쳐 지나간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풍경은 하나의 이미지처럼 소비되고, 우리는 그것을 천천히 바라볼 기회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순간,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잠시 머문다. 《잠시, 여기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잠시 멈추어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전영진, Geometric Scenery 2602, 45.5×53.0×2.0cm, 2026

전영진의 작업에서 풍경은 자연을 재현하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회화의 구조와 본질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등장한다. 화면 속 풍경은 색과 면의 기하학적 구성으로 단순화되며, 분할된 색면들은 마치 픽셀처럼 화면을 구성하며 절제된 회화적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단순화는 자연의 장면을 색과 면의 관계 속에서 다시 바라보게 하며, 관람자는 화면 속 풍경을 바라보는 동시에 회화 자체를 인식하게 된다.
전영진의 단순한 풍경은 복잡한 세계 속에서 잠시 시선을 멈추게 하며,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각을 다시 환기시킨다.

이시현, 단단하고 질긴, Oil on canvas, 162.2×130.3 cm, 2026

이시현의 작업은 자연 속에서 몸이 경험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도시의 질서에서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며 그 안에서 마주하는 에너지와 감각을 화면 위에 남긴다. 작가에게 자연은 단순히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의 장이며, 몸으로 체득한 감각과 온도를 통해 풍경이 형성된다. 화면 위에 남겨진 거친 질감과 물성은 자연의 촉각적 경험을 환기시키며, 관람자는 풍경을 바라보는 동시에 그 안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풍경을 다루지만, 작품 앞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통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이시현, 청송, 보루堡壘, Oil on canvas, 181.8×227.3cm, 2026

전영진의 풍경이 단순한 색과 면의 구조 속에서 시선을 멈추게 한다면, 이시현의 풍경은 자연의 감각 속에서 몸을 머물게 한다. 서로 다른 두 방식의 풍경은 우리가 지나쳐왔던 장면을 다시 바라보게 하며, 풍경 앞에서 잠시 머무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잠시, 여기에》는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추어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을 제안하는 전시이다. 작품 앞에 선 우리는 익숙했던 장면을 다시 바라보며, 지금 이 자리에서 새로운 감각과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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