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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minate & My Cheshire Cat and from Himalaya

2021. 7.10 – 7. 22

2F 정정주

정정주는 건축공간과, 이를 통한 구조와 빛을 관찰하면서 이를 기록하고 구조화시키는 시도를 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초기 구조화되었던 건축물에 대한 탐구의 연장선이다. 구조화된 건물은 이후 물리적으로 축소된 형식을 통해 한 단계 개념화되었다. 이러한 축소된 구조물들은 색을 모두 배제함으로써 빛과 구조물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축소된 구조물은, 2019년 갤러리조선 개인전 ‘보이지 않는 빛’에서 한 번 더 해체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앞에서 이루어졌던 분해와 축소, 개념화와 추상적 표현의 서사가 극대화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omposition21-2, 2021, stainless steel, 115x82x15cm, edition1_5

정정주 작가는 건축 구조의 변형과 더불어 재료인 금속을 통해 디지털화된 도시의 환영을 시각화 한다. 그와 동시에 물리적 광원으로서의 빛은 추상적인 세계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그 빛이 비추는 금속표면의 어른거림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2021년 7월 7일부터 7월 22일까지 갤러리조선에서 진행되는 6번째 개인전 ‘Illuminate’에서는 신작인 추상화된 조형구조와 led조명이 결합된 조각적 부조작품을 선보인다.

Light plain 21-4, 2021, stainless steel, led light, 62.5×62.5x5cm, edition1_5

한편 정정주 작가는 갤러리조선의 전속작가로서 이번 개인전을 통해 한 단계 변주를 준 작품들을 2021 KIAF ART SEOUL에서 컬렉터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B1F 이지숙,엄아롱,김윤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 갤러리 조선은 전시 <나의 체셔 고양이 그리고 히말라야로부터(My Cheshire Cat and from Himalaya)>를 연다. 역량 있는 30대 신진 작가 이지숙, 엄아롱, 김윤하가 참여한다. 작품 큐레이션과 전시 소개 글은 미술사가 이상윤이 맡았다. 이번 전시에서 세 작가는 상상적 감각과 환상적 경험의 렌즈 너머로 관찰한 물질 사회의 스펙터클을 영상과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보여준다. 감각한 것과 경험한 것, 그리고 이것을 통해 형성된 가치 체계는 실제인가 아닌가의 질문에서 출발하되, 답을 찾는 것이 아닌 질문을 되뇌는 신경증적 환상 자체를 제시한다.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는 웃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바로 체셔 고양이(Cheshire Cat)이다. 그는 자유자재로 공간 이동을 하고, 난데 없이 나타나고 사라지며, 앨리스에게 알듯 모를 듯한 대화를 던진다. 둘의 대화는 소통이 아니라 언어 교환에 가깝다. 몸을 바꾸고 공간을 이동하는 체셔 고양이때문에 앨리스가 현기증을 호소하자, 고양이는 특유의 웃음(grin)만 남기고 천천히 사라진다. 이 때 앨리스는 감탄하며 소리친다.

“웃음 없는 고양이는 봤지만, 고양이 없는 웃음이라니!”

몸이 웃음을 만들텐데 몸이 없는 웃음이라니, 체셔 고양이의 웃음은 실체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나 할까, 이 웃음은 시뮬라크르적이다. 지속성과 자기 동일성이 없는, 그러나 나에게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어떤 현상이나 사건의 출몰이다. 《나의 체셔 고양이 그리고 히말라야로부터》에 참여한 이지숙, 엄아롱, 김윤하의 작품 역시 시뮬라크르적 경험과 그 영향에 연결되어 있다. 체셔 고양이의 웃음처럼 존재하나 실체가 없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기엔 부정할 수 없이 강렬한 무엇, 내 주위를 끈질기게 맴도는 이질적인 ‘그것’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굳이 어디까지가 실제, 어디까지가 가상인지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그대로를 즐기는 것 또한 원더랜드의 매력이니까.

이지숙
이지숙은 우리 삶과 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질문한다. 그러나 명확한 답을 찾기 보다는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오류, 모호함, 불분명한 경계에 더 매료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검은 물결과 같은 가상의 공간이나 가상의 자연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상상적 경험을 보여준다. 무엇이 실제이고 어디부터 가상인지의 구분은 불가능해지고, 갈수록 경계가 모호해지고 중첩되는 환상적 몰입을 이야기한다.

엄아롱
엄아롱은 삶을 포화 상태로 만드는 잉여 대상에 대한 가치를 묻는다. 그러나 가치 판단이 무엇이고,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의 답은 유보되었다. 단지 잉여물에도 엄연히 위계질서가 있고, 이것은 곧 가치의 위계를 따른다는 물질 사회의 스펙터클을 보여줄 뿐이다. 그렇지만 포화물들로 이루어진 스펙터클 역시, 실재하나 초현실적인 ‘히말라야’를 매개로 시뮬라크르가 되어버린다.

김윤하
김윤하는 줄곧 다양한 감각을 수집하여 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수집된 감각이 내 안에 내면화되면서 점차 확장, 증폭되는 신경증적인 상상을 보여준다. 신경증적이지만 그렇다고 고통으로 일관되지는 않다. 때론 환상적으로, 때론 스펙터클하게 신경증을 변형하고, 재생산한다. 어쩌면 신경증 그 자체가 스스로가 창조한 실체 없는 시뮬라크르적 경험일지 모른다. 마치 체셔 고양이처럼.

갤러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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