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Winter-tales

감만지, 류아영, 배중열, 이지선, 최명지, 최우, 윤의진, 풀림

감만지작가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각과 사건들 중 한 순간을 포착하고 단순히 인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물이 처한 상태의 개념이나 감정을 시각화 한다. 작가의 그림은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상태에 대한 감정을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간직해야할 것들, 소규모 공동체의 중요성을 증명해내는 그림이기도 하다. 또한 작품 속 이미지들은 작가의 어린시절의 경험이나 기억을 토대로 상상하며 재현하였다. 작품 속 주된 재료인 먹으로 작가의 감정을 종이 위에 농도 깊은 먹으로 표현하고 있다. 붓에 묻은 먹의 농도와 필력의 속도에 따라 나타나는 우연적 효과는 작가가 삶 속에서 기억하고 경험한 감정을 표현하며 그림 곳곳이 번져 하나의 노이지(noise)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이런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재료와 기법은 호소력 있는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감만지, 밤하늘 산책, 2023, Mixed media on canvas, 73x61cm

류아영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이야기로 풀어간다. 작품으로써 누구나 순수했고 무한했던 상상력과 꿈이 있는 어린아이였음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인 숲과 자연, 천진난만한 아이로 그려가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인간의 꾸밈없이 순수한 내면의 성찰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버렸고, 동시에 많은 것을 잊게 되었다. 작가는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 안에서 잊혀지고 상실된 것들과 보이지 않던 심연의 깊은 곳들을 탐색하며 되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것은 곧 우리의 내면 안에서 잊혀진 듯 보이지만 소중히 남겨져 있는 가장 꾸밈없이 순박했고 다정했던 순수함일 것이다.

류아영, Dreamer02, 2023, Acrylic on canvas, 50x50cm

배중열작가는 인간이 만들어 낸 건물과 구조물로 인해 사유화되어 점점 사라져가는 자연의 초록 풍경을 작품 속에 담아낸다. 당연하듯 여겼던 초록의 풍경들은 이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초록, 여유’를 주제로, 자연으로부터 영감 받은 색의 풍경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초록의 소중함과 여유, 쉼을 선물하고자 한다.

배중열, 초록의 공간, 2023, Color pencil on papaer, 25x25cm

윤의진작가는 자연이 내뿜는 생명력 가득한 숨을 맡고, 멀리서는 약속된 순환이 지켜지는 것을 바라보며 흘러가는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슬퍼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 작가는 말하지 않는 것, 부지런히 계절의 시간을 만드는 것, 순리를 지키는 법, 그리고 우리의 기원이 되어주는 의지 같은 것들을 오래 배우고 지켜보았다. 작가는 자유롭게 여행하는 섬이 되기로 하였고, 그 섬에는 버드나무와 달을 싣고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되었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줄기를 길게 늘어뜨린 버드나무는 외부로부터 방어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한다. 그 안에서 작가는 풍성하고 아름답고 건강할 수 있게 부지런히 섬을 꾸린다. 곁을 떠나지 않는 달은 초월적 존재가 되어 신이 되고, 절대 버릴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스스로가 된다. 어디에도 기댈 수 없는 캄캄한 밤 은은한 빛으로 소망이 되어주는 달처럼, 작가는 작가 자신을 위해 연약한 등을 켜고 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불을 켜는 그림이 되고 싶다고 한다.

윤의진, 달이 쉬는 섬, 2023, 장지에 한국화 채색, 112x112cm

이지선작가는 개인과 사회가 만든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억눌려왔던 내면세계를 회복하고자 한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골짜기까지 내려가 그 곳에 방치되어 온 내면세계를 만나곤 한다. 그 곳에는 구슬같이 반짝이는 유년기의 상상들이나 내면의 이야기들이 가득했지만, 개인과 사회가 만든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오랜 시간 억눌러 와야 했던 것들이었다고 한다. 캔버스 속의 거대한 숲에서 내면을 다시 발견해가는 과정을 아이들이 숲에서 비밀놀이를 하며 하나씩 꺼내어 보는 여정으로, 물 속에서 유영하듯이 이상적 세계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으로 담아내고 있다. 캔버스 속 숲의 이야기는 소외되었던 내면세계를 다정하게 받아들이는 성장과 치유의 기록이 될 것이다.

이지선, The Yellow footprints and Umbrella tree, 2023, Acrylic on canvas, 34.8×27.3cm

최명지작가의 작품세계 속에는 어렸을 적 외갓집에서 느꼈던 따뜻함이 묻어있다. 나무 바닥의 따뜻한 느낌, 마당에서 느껴지는 햇빛, 할머니의 옷, 정성들여 차려주시는 음식, 투박하고 소박한 정원의 예쁜 꽃 등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작품에 담아낸다. 색연필에서 느껴지는 온도, 아크릴의 빈티지한 표현으로 작품에 따뜻함을 더한다. 부드러운 색감의 표현, 아기자기한 디테일, 단편적으로 표현되는 형태에서 편안함이 느껴진다. 바쁜 현대사회의 삶에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한 켠에 묻혀 있는 포근한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자 한다.

최명지, 빨간수영복, 2023, Acrylic on canvas, 45.5x34cm

최우작가는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한다.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의 불안과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통해 희망과 치유를 찾고자 한다. 작가는 고독한 삶의 여정을 지나는 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쫓는 이들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살아가는 이들 중에는 사막을 여행하는 이들이 있다. 별들이 쏟아질 것 같은 바람 속에서 청한 거친 잠은 마법 같은 경험일 것이다. 그믐밤 둥근 천공에 은하수 흐르는 강가에는 세상을 떠난 영혼들도 앉아 논다. 삶의 여정을 계속하는 모든 이에게 평화의 강이 흐르듯.”

-최우 작가노트 중

최우, Holy Night1, 2023, Oil, gouaches, acrylic, graphite on Linen mounted wood pannel, 72.7×72.7cm

풀림작가는 풀바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무리보다는 개체 각각에 집중된 도심 속 자연구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위적으로 가공된 패턴들이 모여 자연스러운 풍경같이 느껴지는 화면은 우리가 도심 속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조성된 자연에서 오는 편안함은 도시를 살아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학습된 안정감이지 않을까. 자연이라고 학습되었던 조성된 자연의 구체적인 이미지와 풀숲이 연상되는 가공된 추상적인 패턴 이미지를 교차적으로 보여주면서 도심 속 자연스러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통해, 매 순간 마주하고 있는 도심 속 자연구조를 새롭게 인식하고자 한다.

풀림, harmony(2023), 2023, Acrylic on canvas, 80.3×80.3cm

글 히든엠갤러리

히든엠갤러리, Winter-tales, 전경사진, 2023

히든엠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86길 16 제포빌딩 L층, 06223
+82.2.539.2346

WEB  INSTAGRAM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