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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빛의 마음 : 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재구성

2022. 2. 15 – 3. 30
윤명로, 최명영 , 심문섭 , 최병소 , 이동엽 , 권영우 , 이교준 , 박종규, 윤상렬

단색화와 전위예술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꾸준히 전시하고 있는 데이트갤러리에서 이진명 평론가가 기획한 한국의 단색화 원로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전시 [흰빛의 마음 : 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재구성 展] 을 2022년 2월 15일부터 3월 3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 에서는 권영우, 윤명로, 이동엽, 최명영, 심문섭, 최병소, 이교준, 박종규, 윤상렬 아홉 작가의 참여로 전관에서 개최한다.

권영우, Untitled P83-8, 한지에 과슈, 100×80.3cm, 1978
박종규, Vertical time, 193.9X130.3, canvas on acrylic, 2021

이번 전시회는 9인 작가의 특성을 살린 [화이트 ’흰빛의 마음’] 주제에 ‘희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미술 속 화이트에는 한자 ‘소(素)’를 포함해야만 그 의미가 통하게 된다. 화이트에는 희다는 지각의 상황을 가리키지, 그 외의 뜻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모더니스트 회화가들의 흰색의 세계는 색과 물성이 지니는 지각을 넘어, 훨씬 다층적이고 유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소(素)’는 물질적 현상으로서 드러나는 소연의 화이트(white)를 가능하게 하는 소이연이다. 우리가 만나는 아홉 작가의 화이트 속에 내재된 ‘소(素)’의 의미를 읽어야 이번 전시의 진정한 감상이 이루어진다. 나아가 우리나라 모더니즘 회화는 장구한 시간 동안 축적되어온 우리의 예술 인식의 발로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숨어있는 의미가 드러날 때 우리 회화의 근원적 특질에 대한 개념을 재구성할 수 있다.

심문섭, The presentation, 160x160cm, 2021
윤명로, Crack 79-1211, Acyrylic and mixed media on linen, 65.2x53cm,1979

이번 전시를 기획한 평론가 이진명은 ‘우리는 모더니즘을 철학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다가와 있다. 모더니즘이란 자기의 본질을 물으며, 그 본질의 판명한 대답을 구해가는 과정의 역사를 그려 나간다. 모더니즘은 자기의 매체의 본질을 물으며 비판적으로 사유해가는 과정이다. 한국 모더니즘은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며 여전히 확장성을 지니며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더니즘이라는 낱말에 대하여 아직도 해석해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번 기획전은 자신의 작업방식,철학,신념 등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9인의 작가들의 엄선 추천한 작품을 재조명하는 자리이다. 1970년부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으로 평생 성찰과 수행의 과정으로 작업해온 작가들의 소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시대 작가들의 수십년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한 공통의 미적 주제들을 볼 수 있는 시간들이 될 것이다. [흰빛의 마음]은 흰색의 세계로의 색과 물성이 지니는 다층적이고 유동적 의미를 느끼며 사유적 공간과 동시성을 구현하며 ‘흰빛의 마음’의 주제에 의미 있는 무한의 심연으로 빠지게 하며 예술론적 성찰을 보여주며 확장시키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윤상렬, WA-3 Untitled,  Mixed media digital printing on acrylic 92X92cm, 2022
이교준, Untitled 1837, Acrylic on cotton duck, 162 x 130 cm, 2018

권영우(1926-2013) 작가는 자연 그 자체의 추상을 추구하며 가공되지 않은 한지를 손톱 등으로 찢고 뚫고 붙이는 일상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 예술의 근원성을 드러낸다.
윤명로(1936-) 작가는 동아시아의 준법을 모더니티 회화로 변용했다. 대자연 속에서 인간 삶의 진실한 의미를 발견하고자 했던 작가는 10년 주기로 전혀 다른 내용과 형상의 회화연작을 제시하면서 놀라운 예술적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동엽(1946-2013) 작가는 단색화 제1세대 작가에 속한다. 작가는 동양화에 사용되는 넓은 붓을 사용하여 흰색 바탕 위에 흰색과 잿빛의 선을 반복하여 자연의 본원을 제시하는 마음의 근원을 찾아간다.
최명영(1941-) 작가 역시 단색화 제1세대의 대표적 작가이며 회화가 지니는 철학적 본질인 ‘평면조건(conditional planes)’을 얻어가는 과정 속에서 모더니티의 추동력인 본질주의의 요소를 살필 수 있다.
심문섭(1942-) 작가의 흰색 유성 물감의 바탕에 푸른 수성 물감을 반복적으로 입혀가는 과정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수행자의 자세로 현현하는 것이거니와 파도를 연상시키는 푸름은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사유가 담겨있다.
최병소(1943-) 작가는 근세와 근대를 가르는 상징적 매체인 신문지를 흑연과 검은 볼펜으로 칠해서 신문이라는 물질을 기적적으로 형질변경 시키며 온갖 정보로 가득한 신문지의 시끄러움은 그것은 고요로 침잠된다.
이교준(1955-) 작가는 기하학적 추상회화에 천착해왔다. 수평 이미지와 수직 이미지가 교차하여 분할된 사각형은 절대 공간을 상징하며 시간과 질료를 넘어서는 물리적 본원이거니와 시공간, 물질을 넘는 정신을 상징한다.
박종규(1966-) 작가는 컴퓨터속 노이즈 이미지를 사용하여 보기 좋은 것과 보기 싫은 것의 본원은 같다는 역설을 회화 작업에 구축한다. 작가는 소외의 문제를 뉴페인팅의 방법론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정신은 다층적 실체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윤상렬(1970-) 작가는 종이와 필름 위를 샤프심으로 그어 수많은 마루와 골이 경이적인 규칙을 만들고 그 위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선을 바른다. 작가는 색채의 규칙적인 높낮이에서 신비한 깊이의 심연을 만든다.

이동엽, interspace, Oil on canvas, 162x130cm, 2008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7962, Oil on canvas,130.3 x 193.3 cm, 1979

부산 해운대 데이트갤러리는 이진명 평론가의 기획으로 7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9인의 작가로 [흰빛의 마음]의 주제로 다년간의 작업으로 국내 화단에 큰 영향을 끼치고 방향성을 제시해 온 원로,중견작가들의 대규모 그룹전을 2월15일부터 3월30일까지 선보인다. 관람자들에게 관찰의 순간을 갖도록 할 것이며 전시 의미를 확장시키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데이트갤러리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8번길 5, 2F
051-758-9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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