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친구, 그리고 이웃

카우스

전시 전경 (1)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은 오는 7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카우스(KAWS, 브라이언 도넬리 Brian Donnelly, 1974년생)의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 《친구, 그리고 이웃(FRIENDS AND NEIGHBORS)》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신작 회화와 조각 등 20여 점을 선보이며, 친구와 이웃이라는 가까운 관계 안에 존재하는 위로와 갈등, 친밀함과 불편함에 주목한다.
 
카우스의 작품은 1990년대 뉴저지와 뉴욕의 거리 문화 속에서 그라피티와 광고 개입 작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회화와 조각을 비롯해 그래픽, 아트 토이, 상품 디자인, 패션, 공공미술 등으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며 순수미술과 대중문화, 작품과 상품, 거리와 미술관의 경계를 넘나들어 왔다. 친숙한 캐릭터와 선명한 색채, X자 눈으로 대표되는 그의 이미지는 전 세계 관객에게 즉각적으로 인식되는 동시대 시각 언어가 되었다. 또한 사랑과 우정, 외로움, 소외감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을 특정 캐릭터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전시 전경 (2)
 
《친구, 그리고 이웃》은 우리 삶에서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복잡한 관계인 ‘친구’와 ‘이웃’에 주목한다. 친구는 선택한 친밀함의 이름이고, 이웃은 우연히 가까워진 관계의 이름이다. 둘은 위로와 지지의 존재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가까운 거리에서 오해와 마찰,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카우스는 이번 전시에서 이 익숙한 관계의 이름을 통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와 그 안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을 은유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인 첨(CHUM)이 등장하는 신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첨은 친구, 동료, 가까운 사람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로, 미쉐린 맨을 연상시키는 둥글고 부풀어 오른 신체가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두 명의 첨은 울타리가 쳐진 마당, 놀이터와 같은 일상적 공간 속에서 서로를 붙잡고 밀어내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는 기존 카우스의 캐릭터들이 자주 보여주었던 고독하고 내성적인 태도, 혹은 서로를 기대고 지탱하는 위로의 제스처와는 다른 국면이다. 만화적 상상력 특유의 부드럽고 과장된 신체는 충돌의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완충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까운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긴장과 불편함이 겹친다. 카우스가 그려낸 이 ‘다투는 이웃들’의 이미지는 초연결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가까운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마찰을 떠올리게 한다.
 
카우스, 막상막하, 2026, Bronze, 231 x 208 x 124.5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막상막하(NECK AND NECK)〉(2026)의 ‘Neck and Neck’은 경주에서 누가 앞서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태를 뜻하는 관용구에서 유래한다. 서로의 목이 나란할 정도로 박빙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조각 속 두 캐릭터는 단순한 경쟁의 순간이 아니라, 서로의 목 가까이를 붙잡고 밀고 당기는 듯한 기묘한 대치 상황에 놓여 있다.과거 카우스의 작품에서 두 명 이상의 캐릭터가 함께 등장할 때, 이들은 주로 상대를 품거나 서로 기대는 모습으로 표현되며 연대와 위로의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 첨은 각자의 감정을 몸 밖으로 드러내고,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역동적인 신체적 교류를 보여준다. 친구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들이 서로를 붙잡고 밀어내는 장면은 가까운 관계가 언제나 평화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관계는 때로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 되지만, 동시에 서로의 경계를 시험하는 긴장의 장이 되기도 한다.
 
카우스, 빨간공, 2026, Acrylic on canvas, 218.4 x 218.4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빨간 공(THE RED BALL)〉(2026)은 놀이터를 배경으로 두 캐릭터가 서로 밀고 당기는 듯한 장면을 그린다. 놀이터는 놀이와 우정,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다. 그러나 동시에 규칙과 경쟁, 차례와 소유, 작은 다툼이 발생하는 사회적 공간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두 캐릭터의 몸짓은 놀이와 다툼 사이를 오간다. 작품 제목 ‘빨간 공’은 갈등의 원인 혹은 관계의 긴장을 암시한다. 작가는 감정의 충돌과 균열의 공간을 평온한 일상의 장소인 놀이터나 집안 혹은 울타리 정원 등으로 묘사하여 가까운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카우스, 멀리 바라보기, 2026, Bronze, concrete, 243.8 x 195 x 122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전시장에는 다투는 모습의 캐릭터뿐 아니라, 홀로 좌대 위에 앉은 두 조각이 거리를 두고 마주한다. 〈멀리 바라보기(THE LONG VIEW)〉(2026)와 〈그림자 측정하기(MEASURING SHADOWS)〉(2026)는 마치 박물관에 놓인 고전 조각처럼 좌대 위에 자리한다. 〈멀리 바라보기〉의 컴패니언(COMPANION)은 카우스의 대표 캐릭터다. 해골형 얼굴, X자 눈, 머리 양옆으로 교차된 뼈, 장갑 낀 손을 가진 이 캐릭터는 1999년 바이닐 토이로 처음 등장한 이후 조각, 공공미술, 패션 협업 등으로 확장되며 카우스의 작업 세계를 대표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 컴패니언은 좌대 위에 앉아 멀리 바라보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카우스, 그림자 측정하기, 2026, Bronze, concrete, 243.8 x 134.5 x 162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제목이 뜻하는 ‘긴 안목’ 또는 ‘멀리 보기’는 빠르게 소비되고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고독과 불안 그리고 관계의 간극을 곱씹어보게 한다.〈그림자 측정하기〉의 어컴플리스(ACCOMPLICE)는 토끼를 연상시킨다. ‘공범’을 뜻하는 이름처럼, 어컴플리스는 귀여움과 불안함, 친숙함과 기묘함을 동시에 품는다. ‘그림자를 측정한다’라는 제목은 쉽게 수치화할 수 없는 감정의 무게와 마음의 그늘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자는 빛의 방향에 따라 길어지고 짧아지며 사라진다. 카우스는 이 측정 불가능한 대상을 통해,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거리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감정을 가늠하게 한다.
 
카우스, 치유, 2025, Acrylic on canvas, in 3 parts, 218.4 x 655.3 cm, Photo Farzad Owrang, Courtesy of Space K
 
〈치유(THERAPY)〉(2025)에서는 열한 명의 첨이 바다가 그려진 캔버스를 앞에 들고 있다. 한 명씩 보면 각자가 자기 그림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각각의 캔버스는 서로 이어져 하나의 거대한 바다 풍경을 이룬다. 이 작품은 카우스가 인터넷에서 본 사진으로 시작되는데 미술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서로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었다. 카우스는 이를 첨 캐릭터가 각자의 캔버스를 들고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는 장면으로 구상했다. 작품 속 바다는 잔잔한 물결처럼 보이는 동시에, 언제든 흔들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마음의 풍경처럼 느껴진다. 저마다 다른 색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캔버스를 들고 하나의 바다를 완성하는 장면은, 치유가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경험 속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알린다.
 
전시 전경 (3)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 년 동안 거리와 미술관, 대중문화와 순수미술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과 소통해 온 카우스의 작업 세계를 집약한다. 특히 ‘친구’와 ‘이웃’이라는 친숙한 관계의 이름을 통해 가까운 타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위로와 갈등, 친밀함과 불편함을 살핀다. 카우스의 캐릭터들은 친숙하게 다가오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고독과 불안,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긴장이 자리한다. 《친구, 그리고 이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마주해야 할 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낸다. 이미 공공 프로젝트와 패션 협업, 바이닐 토이로 친숙한 카우스의 이미지는 이번 전시에서 관계와 감정으로 새롭게 읽힌다. 이는 외로움과 갈등마저도 우리가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마주해야 할 관계의 필수적인 요소임을 일깨우며, 초연결시대를 마주하는 우리에게 동시대 ‘친구와 이웃’이 서로를 지탱하는 ‘진정한 동반자’임을 되새긴다.
 
카우스는 최근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 및 주요 기획전을 통해 연이어 조명되고 있다.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의 《KAWS: WHAT PARTY》(2021),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KAWS: NEW FICTION》(2022),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의 《KAWS: FAMILY》(2023–2024), 피츠버그 앤디 워홀 미술관의 《KAWS + WARHOL》(2024–2025),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의 《KAWS: FAMILY》(2025–2026)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SFMOMA 전시는 작가의 미국 서부 첫 주요 미술관 전시로, 지난 30여 년간 전개해 온 카우스의 작업을 회화와 조각, 드로잉, 제품 디자인, 패션 협업, 대형 공공 작업, 증강현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망했다.
 
전시 전경(4)
 
배우 소유진은 이번 전시 오디오 가이드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관람객은 전시장 내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작품 이미지와 해설 텍스트, 소유진의 목소리가 담긴 오디오 가이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카우스 전시 개최를 기념해 전시의 콘셉트를 담은 한정판 캡슐 컬렉션을 10월 중순 출시한다. 이번 컬렉션은 고어텍스 방수 재킷을 비롯해 그래픽 티셔츠, 그래픽 패딩 머플러, 포켓터블 패커블 백 등 총 4종으로 구성된다. 전시 속 이미지를 의류와 액세서리로 확장한 이번 컬렉션은 카우스의 시각 언어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전시가 전하는 관계와 연대, 치유의 메시지를 착용 가능한 형태로 이어간다.
 
스페이스K는 2011년 과천에서 시작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이다. 2020년 9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확대 개관한 스페이스K 서울은 코오롱의 예술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현대미술 전시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스페이스K는 국내 신진작가와 재조명이 필요한 중견작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해외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며 현대미술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예술가의 지속적인 창작을 지원하고, 관객에게 동시대 미술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페이스K 서울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02-3665-8918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