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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찬란한

2021.11.17 – 12.31
이강승

Featuring : 베아트리스 코르테스, 클리포드 프린스 킹, 딘 사메시마, 피어스 푸시, 최하늘, 호미가든, 루카스 마이클, 페트리샤 페르난데즈, 션 맥쿠웨이트, 쳉퀑치, 소목장세미

Playlists by: 듀킴, 정글, 이정식, 미니한, 탁영준, 김재석, 최하늘, 모임 별

갤러리현대는 11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강승 작가의 개인전 《잠시 찬란한(Briefly Gorgeous)》(*전시 제목은, 미국의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시인이자 퀴어 작가인 오션 브엉(Ocean Vuong)의 자전적 소설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에서 인용되었다.)을 개최한다.
이강승은 한국의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거주하며 활동하는 다학제적 예술가이다. 그동안 이강승은 1세계-백인-남성-이성애 중심으로 서술된 주류 역사에 도전하고, 그 서사 속에서 배제됐거나 잊힌 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며 미술/공예품 컬렉션, 미술대학 도서관, LGBTQ 단체 등의 공공 및 민간 아카이브를 역사학자처럼 집요하게 조사 및 연구한다. 이러한 탐구 과정에서 AIDS 대위기나 LA 폭동과 같은 역사적 사건과 특정 인물 ­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데이비드 워나로위츠(David Wojnarowicz), 피터 후자(Peter Hujar), 마틴 웡(Martin Wong), 데릭 저먼(Derek Jarman) 등 앞선 세대의 예술가부터 오준수 등의 게이 인권운동가까지 ­ 에 관한 도큐먼트를 재발견하고, 그들이 세상에 남긴 문화적 예술적 정치적 기여와 유산을 동시대의 관점에서 오마주하며 재맥락화한다.

특정 인물과 사건에 관한 작품과 아카이브는 흑연 드로잉, 삼베와 금실 자수, 세라믹, 네온 등 다양한 매체로 ‘번역’되어 증식하듯 전유된다. 특히 작가는 자신의 손(신체)을 통해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하는 촉각적이고 노동집약적인 흑연 드로잉과 애도와 존경의 의미가 담긴 제의적인 삼베 금실 자수 작업을 주된 매체로 다룸으로써, 은폐되고 삭제된 역사를 다시 쓰는 방식을 새롭게 제안한다. 또한 작품 제작에 인종, 성적 지향, 출신 등이 다양한 동료 예술가를 협업자로 초대하는데, 이들은 이강승과 함께 대안적 담론을 써내려 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퀴어 공동체의 또 다른 서사 창출에 기여한다. 따라서 이강승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그렇게 도출된 결과물은 참여와 교육, 공유의 이상적 가치가 반영된 ‘큐레토리얼 프랙티스(curatorial practice)’의 일환으로도 유의미한 성취를 간직한다.

이강승은 갤러리현대와 함께 하는 첫 개인전 《잠시 찬란한》에서 세대와 국경, 시대가 다른 퀴어 공동체의 인물과 이야기를 연결해서 한 장소에서 만나게 하고, 관람객이 이들과 시공을 가로지르는 지적인 대화를 하도록 안내한다. 삶과 죽음, 신체의 유한함, 연약함과 강인함, 덧없음을 은유하는 흑연 드로잉과 삼베와 금실 자수 작업을 비롯해, 변형 캔버스 회화, 세라믹, 의상, 아티스트북, 파운드 푸티지 영상, 폴라로이드 사진 등 다채로운 매체의 신작 40여 점을 대거 공개한다. 무엇보다 작가는 반 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갤러리현대의 외부에 있는 대형 배너부터 내부의 공간 구석구석을 퀴어링(queering)한다. 전시장은 퀴어 미술관 혹은 자연사 박물관, 도서관 혹은 기록 보관소, 마른 꽃과 풀들이 자라는 미지의 정원, 그리고 클럽 등 퀴어 공동체 및 이들과 시간을 함께 지낸 많은 사람의 기억과 경험, 서사를 간직한 공간들로 유연하고 위트 있게 변신한다.

이강승 작가는 강조한다. “나는 한국 퀴어 커뮤니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각예술의 언어로 연결해보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하고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예우하고, 서사를 창출함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 간의 연결을 만들면서 시공을 가로지르는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우리가 모두 함께 춤을 추며, 새로운 ‘퀴어 미래’를 상상할 시간이다. 잠시 찬란할지라도⋯.

갤러리현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4
02 2287 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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