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2GIL29 GALLERY
2021.9.18 – 10.7
임영균
2GIL29 GALELRY <이길이구 갤러리>는 9월 18일부터 10월 7일까지 임영균 작가(b.1955)의 사진전 <예술가의 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15여점의 작품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보석같은 문화유산을 좇은 임영균의 지난 8년간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단순한 아카이브로서의 역할을 넘어 문화와 예술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기에 인문학적 가치가 집대성되었다고 여겨지는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도서관, 구한말 우리나라 선각자 유길준의 서유견문기(1885년)에 기록된 리슐리외 프랑스 국립도서관 등 유럽의 고 도서관부터 해리포터 영화에 등장하여 해리포터 도서관으로 유명한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 등 해외 유수 도서관을 촬영했다.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 국난을 극복하고자 이룩한 해인사 장경각, 조선시대 성리학을 꽃 피웠던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 임진왜란을 극복한 류성룡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 병산서원 등 국내 유수의 사적지(史跡地) 등 유구한 인류역사 속 지적 성취의 보고(寶庫)를 한 자리에서 감상 할 수 있다.
사실 일찍이 도서관등 역사적 장소의 화려한 건축미를 담아온 작품은 있어왔지만 그가 촬영한 작품들은 고유의 문화성에 주목했기에 독보적이다. 일례로 바이마르 안나 아말리아 대공비 도서관은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외양 외에도 독일 대 문호 괴테가 50년간 재직하며 파우스트 등을 집필했던 독일 고전주의의 탄생지로, 파우스트 원본 등 희귀 서적과 모차르트 악보 등 100만여의 서적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대 최고 지성이었던 실러, 니체, 모차르트 등을 초청, 문학 강연회와 연주회를 나누던 기록들이 흉상으로 남아있어, 도서관을 찾는 이들에게 여전히 생생한 예술적 영감을 준다. 또한1868년 개관한 리슐리외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개관한 지 150년이 지났지만 그 아름다움은 세계최고를 자랑한다. 19세기 개관할 당시 전기가 발명되기 전이라, 최대한 일광을 이용하여 독서를 할 수있게, 천장을 투명한 반구형 유리로 장식하고, 좌우의 벽면에는 식물원처럼 열대식물들로 벽화를 제작하여 독서로 지친 눈에 청량감을 선사한다. 19세기 개관 당시에 이미 장서 수가 2백만권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국비 유학생 유길준은 웅장함과 방대한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장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문화와 예술을 품은 문화유산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임영균은 이런 역사적 현장을 좀더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소실점이 사라지는 지점에서 사람들이 없는 이른 아침에 촬영함으로서 감상자와 대상의 시각적 거리를 줄였다. 이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 포착됐던 그 현장을 소환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생생한 경험으로 인도한다. 마치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그 매혹적인 현장을 오롯이 마주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임영균 특유의 고요하고 명상적인 사색의 에너지가 충만히 느껴지며, 이는 같은 공간이라고 해도 작가의 시각, 정신 및 의식의 흐름 등이 투영된 피사체로 재창조된 공간에 다름아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교수는 임영균 작가의 도서관 작품은 ‘공간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존재성을 극대화하려는 작가 특유의 명상적 시선이 깃들어 있다’고 평했다. ‘그것은 자연광과 색채를 온전히 살리고 대상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과 감각을 중시하는 임영균 작가 사진의 힘’이라고도 했다. 코로나로 물리적인 이동이 어려운 지금, 풍부한 인문학적 서사가 담긴 주옥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감상하며 예술적 공간으로 떠날 수 있는 임영균의 사진전 <예술가의 눈>은 문화.예술적 충전을 원하는 이들에게 선물같은 전시가 될 것이다.
사진작가 임영균 (B.1955)은 대구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및 뉴욕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뉴욕 국제 사진센터(I.C.P)에서 수학했다. 1973년 문화공보부 장관상(전국학생사진전 최고상)을 시작으로 1985년 스미소니언 박물관 큐레이터인 메리포레스터가 선정한 전 미주 10대 사진가상을 수상하고, 2000년 미국 국무성 풀 브라이트 연구 기금 등을 획득한 바 있고, 2005년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백남준의 기억>이란 주제로 초대전을 가졌다. 최근에는 뉴욕 주 코닥박물관으로 불리우는 조지 이스트만 사진 박물관에서 ’20세기 사진의 역사전’에 한국인 최초로 초대되는 영광을 얻었다. 중앙일보 뉴욕 지사 기자로 활동하면서(1983-1988년) 뉴욕 타임즈 및 국내외 일간지와 잡지에 글과 사진을 발표했으며, 뉴욕대학교 사진학과 겸임 교수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국제사진센터, 코닥 사진박물관, 독일 뮌스터 시와 올덴부르크 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품집으로는 Destiny(뮌스터 시립미술관), 일상의 풍경(열화당), 임영균 인물 사진집 (안그래픽스), 임영균 사진집(시공사), 백남준, 지금 여기 (이길이구 갤러리) 등이 있다.
이길이구 갤러리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58길35 가로수길
02 6203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