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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본성

김남표, 김세중, 이정웅, 이창남, 허승희

설치 전경 (1)

옵스큐라는 오는 4월 30일부터 기획전 《정지, 본성 (Still, Be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정물화’라는 장르를 통해 인간 삶과 본성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찰나를 포착하고자 기획되었으며, 김남표, 김세중, 이정웅, 이창남, 허승희 다섯 작가가 참여한다.

김남표, Remember#1, 2025, 116.8x91cm

정물화는 영어로 ‘스틸 라이프(Still Life)’, 프랑스어로는 ‘나튀르 모르트(Nature Morte)’라 불린다. 겉보기에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대상을 기록한 듯 보이지만, 그 본질은 ‘정지된 생명’, 다시 말해 ‘죽은 자연’에 있다. 특히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 전통에서는 유한한 생명과 인간 존재의 허무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하며, 이는 정물화라는 단어 자체에 내포된 상징적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김세중, 영원과 순간 사이, 33.8×91㎝, oil on canvas, 2023

고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Lucretius)는 “모든 것은 죽음과 함께 썩고, 죽음은 사물의 본성이다(Omnia morte cadunt, mors ultima linea rerum)”라고 말한 바 있다. 옵스큐라는 이번 전시를 통해 참여 작가들에게 ‘고귀’, ‘헛됨’, ‘허영’, ‘사치’, ‘정지’, ‘죽음’, ‘생명’, ‘소유’, ‘욕망’, ‘본성’ 등의 개념을 제안하고, 이 개념들을 각자의 예술 언어로 풀어낸 정물 작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본성과 욕망의 근원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정웅, 꽃을 토해내는 새발의 비단잉어, 2025, Oil on canvas, 65 x 65 cm

미술평론가 최정우는 정물화를 “되기의 역동성을 정적 화면 안에 담는 역설적인 예술, 그 자체로 ‘엑스타시스(ex-stasis)’의 무대”라 칭하며, 정물화가 삶과 죽음, 정지와 생명이라는 이중적 개념을 공존시키는 장르임을 강조한다. 멈춰 있지만 살아 있고, 죽어 있지만 동시에 생명의 과잉과 사치를 담아내는 이러한 역설은 정물화의 본질이자 예술적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허승희, 고결, 2025

각기 다른 시선과 조형 언어로 풀어낸 다섯 작가의 정물화는 단순한 시각적 쾌감을 넘어, 존재와 본성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자극한다. 《정지, 본성》전은 4월 30일부터 5월 24일까지 옵스큐라 3 (양재)에서 열린다.

 

Obsc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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