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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OCI YOUNG CREATIVES

이호수, 김피리

이호수 개인전_포스터_OCI미술관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5 OCI YOUNG CREATIVES의 선정 작가인 이호수의 개인전 《Time And Machine》을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OCI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우리는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시간 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시계추의 미세한 흔들림은 크고 작은 균열을 만들며 다른 시간을 품고 있다. 시간은 스스로의 호흡에 따라 움직이는 진자처럼 각자의 리듬과 속도 속에서 다르게 펼쳐지는 사건들의 집합이다. 이호수는 이러한 시공간의 비선형성을 탐구한다.

Time, 2025, pneumatic pipe, solenoids, cedar, hinoki plywood, mirror-polished stainless steel, rechargeable battery, custom-designed PCB, etc, 390×88×10㎝

키네틱 조각, 설치,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을 시계추 너머의 세계로 이끈다. 시간과 공간은 하나의 작은 조각으로 압축되기도 하고 미술관 전체로 확장되기도 하며, 절대적 크기와 형태로 닫히지 않는 실체를 어렴풋이 드러낸다. 어둠과 빛, 고요함과 긴장감의 공존은 우리를 끝없는 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이번 전시의 출품작은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Time>과 전시장 한 가운데서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Machine> 두 가지로 나뉜다.
반사되는 표면을 가진 커다란 시계추 설치 작업 <Time>은 거대한 진자의 움직임으로 공간을 점유한다. 시간의 불가항력에 최면이 걸리듯 어두운 통로를 지나 마주하는 <Machine>은 마치 시공간의 이면을 목격한 듯 생경한 풍경을 선사한다. 안과 밖, 오래된 것과 새것, 인공과 자연을 대변하는 조각들은 차원의 벽을 허물며 사유할 수 있는 틈을 만든다.

untitled(a fixed spearhead), 2025, ebony bamboo, gesmonite, bronze powder, river sand, pneumatic pipe, and metal plate, 216×24×24㎝

<Machine>은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Time>을 작동시켜 주는 공기압력 장치, 두 번째는 각종 기계 작동음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주는 사운드 시스템이다. 세 번째는 앞서 언급한 기계들과 작가의 손을 통해 시간성을 부여받은 조각 작품들을 포함하며, 철조망, 전봇대 등의 요소로 야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장소다. 현실에 숨겨져 있는 벽 뒤의 파이프들, 건물 지하실의 대형 탱크, 외진 곳에 설치된 가스탱크 등을 연상시키는 연출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유일한 영상 작업인 <untitled(a voice of the unknown)>는 창작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을 작가 본인의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준다.

untitled(a voice of the unknown), 2024, video, 1’54”

전시명 “Time And Machine”은 완결된 조각으로 제작된 <Time Machine> 시리즈가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Time>과 <Machine>이라는 개별적인 공간으로 분리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실에서 경험하는 어떤 감각 체계 그 이상의 것들 경험할 수 있는 통로로써 두 단어 사이의 “틈” 즉 “And”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untitled(decayed wood), 2022, wood trunk, bark, red clay, soil, and copper powder, 57×45×14㎝

이번 전시는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촉각까지 아우르는 공감각적 몰입을 유도하여 감각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Time Machine>을 해체함으로써 과거의 재현을 넘어서 현재를 비추는 새로운 담론의 장으로 관람자와 마주한다.

 

김피리 개인전_포스터_OCI미술관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5 OCI YOUNG CREATIVES의 선정 작가인 김피리의 개인전 《네발 달린 짐승들》을 4월 10일부터 5월 24일까지 OCI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세상을 구해낸 설화 속 주인공은 물론, 뛰어난 초능력으로 악당과 맞서 싸우는 영화 속 영웅까지. 그들은 어떤 어려움도 극복한다. 살다가 예기치 못한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시련을 극복한 영웅을 꿈꾸며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간다. 어쩌면 일종의 대리 만족일지도 모른다. 김피리는 이러한 영웅담의 서사를 재구성한다.

탄생제, 2025, acrylic gouache on canvas, 153×232㎝

이번 전시는 김피리의 영웅담을 그린 커다란 그림책이다. 허구의 세계와 현실의 기억들이 교차되며 펼쳐지는 초월적인 장면들을 엮어낸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비현실적인 존재들로 담아내며, 그리기를 통해 솔직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그녀의 용감한 행적은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이자,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써 관객과 마주한다.

모자동실, 2025, acrylic gouache on canvas, 153×223㎝

“네발 달린 짐승들”은 인간의 감정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 전시명이다. 일반적으로 인간과 비인간을 구별할 때 인간한테는 도덕과 이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동시에 인간의 감정 깊은 곳에는 동물의 본능적인 메커니즘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전설 속 동물인 키메라, 곤충, 천사, 자연 등 인간과 비인간과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상이 결국, 인간의 본성도 짐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땅이 울리는 소리를 듣는다, 2025, acrylic gouache on canvas, 172×193㎝

화면의 배경은 주로 숲이다. 원초적인 본능과 자연의 섭리를 상징하는 숲은 작가의 상태와 상황을 드러내는 지표이다. 어떤 숲은 안전하고 편안한 쉼터로 묘사되기도 하고, 또 다른 숲은 주인공을 위협하는 어두운 존재가 숨어 있는 위험한 공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몸을 누인 사람, 2025, acrylic gouache on canvas, 91×117㎝

이번 전시는 크게 전반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영웅의 유아기부터 청년기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장면을 화면에 담아내고, 후반부는 영웅담에서 등장하는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이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업들로 구성하였다.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선으로 표현한 에칭 작업을 총 8점의 시리즈로 작업한 소품부터 한 변이 400cm에 달하는 대작을 포함한 20여점 점의 평면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2층의 높은 층고 구간은 작가가 생각한 종교화의 구성을 공간에 녹여냈다. ‘신 앞의 단독자'라는 쇠렌 키르케고르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신과 나(인간)의 일대일 관계를 드러내기 위해, 인간과 신을 나타낸 작품을 서로 마주보는 구도로 배치하였다.

자매들, 2025, acrylic gouache on canvas, 194×138㎝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주저하는 김피리의 자세는 얇고, 섬세하며, 짧게 중첩되는 두드러진 스트로크로 엿볼 수 있다. 면과 면의 분할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여백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형상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회화적 서사를 통해 인간의 본능을 발견한다. 영웅은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OCI 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45-14
02-73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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