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6 - 2. 27 | [GALLERIES] Hidden M Gallery
박인성, 박연경 2인전
<After:image>展_2025
히든엠갤러리는 오는 2월 6일부터 2월 27일까지 박인성과 박연경 작가의 2인전 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과 ‘잔상’의 개념을 탐구하며, 기억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남겨지는 흔적들을 예술적으로 조명한다. 박인성 작가는 아날로그 필름이라는 물질적 매체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박연경 작가는 무의식 속에 잠재된 기억과 감정을 회화로 형상화한다. 서로 다른 접근법을 통해 두 작가는 우리 내면과 주변에 남겨진 보이지 않는 흔적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After:image>展_2025
박인성 작가는 아날로그 필름의 물리적 특성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필름이 가진 예술적 가능성과 시간성을 탐구한다. 필름을 절단하고 다시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화면을 새롭게 조직하며,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적인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색과 형태가 변형되는 방식에 주목하며, 필름이 가진 물질성과 그 안에 담긴 기록의 의미를 확장한다.
<After:image>展_2025
작가의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사진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조형적 접근이 드러난다. 필름 외곽에 각인된 기호들은 단순한 기술적 표식이 아니라, 각 필름이 가진 고유한 개성과 시간성을 상징한다. 일반적인 사진에서는 배제되었을 이러한 요소들이 오히려 화면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되며, 필름이라는 매체가 단순한 이미지의 매개체를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조형 요소로 기능하게 만든다. 아날로그 필름은 원래 한정된 물질적 형태를 가지지만,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그 물질적 유일성을 상실하고 새로운 변형의 가능성을 얻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단순하면서도 기호적인 화면은, 현대 사회에서 개별성과 기호화된 삶의 방식을 반영하는 하나의 은유적 장치로 작용한다.
박인성, Viva! 2024, 2025, Acrylic, Epoxy Resin over Pigment Printed Paper on Canvas, 162.2 x 125 x 4cm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중 ‘Viva! 2024’는 팬톤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컬러인 ‘비바 마젠타(Viva Magenta)’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가는 이 색상을 작품의 주요한 요소로 삼아, 유행이 지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는 특정한 색상을 작품 전반에 적용하고,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더하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행의 흔적이 어떻게 남겨지고 또 잊혀지는지를 탐구한다.
박연경 작가의 작업은 ‘무의식 기록물(Unconscious painting archives)’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작품은 작가가 경험한 것들, 그리고 의식하지 못했던 감정과 기억들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무의식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삶과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작가는 이러한 무의식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하며, 추상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내면의 감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가에게 작업 과정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내면을 탐색하고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감정과 기억을 화면 위에 풀어놓는 행위를 통해 작가는 무의식의 해방을 경험하며, 동시에 자신의 경험을 창조적으로 변형해 나간다.
Still life_2025_oil on canvas_140x100cm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Still Life’ 시리즈는 지나간 것들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작가는 시들어 버린 꽃을 그리며, 그것을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는 시간의 일부로 바라본다. 존재했던 순간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과정을 통해, 사라진 것들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공기 속에 잔존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Nostalgia’ 시리즈에서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다. 작가는 노스탤지어라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곁에 없는 존재들에 대한 감정과 연대감을 작품에 담는다. 작가는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사라졌다고 해서 완전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여전히 내면의 깊은 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깨닫는다.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포착하며, 우리가 잊고 지내던 감각들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두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성되는 잔상의 의미를 깊이감을 보여준다. 이러한 흔적들이 어떻게 우리 안에 남아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예술을 통해 다시금 새롭게 재현된다.
히든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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