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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강주리,김봄이,리곡,박지혜,이영은

차디찬 바람이 어깨를 한 껏 웅크리게 만드는 계절의 한가운데서 겨울을 제치고 올 따스한 봄의 감각을 떠올린다. 어른거리는 눈을 스르르 감게 만드는 햇살들, 코 끝을 간질이는 경쾌한 바람들, 이렇듯 봄의 색은 우리의 마음에 희망과 사랑을 품게 한다. 갤러리 나우는 탄탄한 작업역량으로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작가들을 주목하는 프로그램으로 “Breeze”展을 매해 진행하고 있다. 이번 그룹전 “Breeze”는 다가올 살랑거리는 봄 바람을 기다리며 다섯 명의 작가들의 독창적인 시선과 감각을 통해 통해 일상과 자연, 시간과 기억, 생명과 물질의 경계를 표현한다. 참여 작가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통해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풍경과 순간들을 재발견하며, 이를 작품 속에서 새로운 형태로 완성하였다.

강주리, 비바리움 Vivarium #4, 종이 판넬에 펜, 73x61cm, 2024

강주리는 생태 환경의 변화, 생명체의 변이, 진화에 주목하며, 회화와 설치를 통해 개체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왔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의 모호한 경계, 자연과 문명의 구분 없는 사고방식, 생물과 무생물의 주체화에 주목하며, 문화화 되고 장식화 된 생태계를 관찰,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기체와 무기체,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영의 경계 넘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봄이, todayisgoodday, 32×40.9cm, 비단에 먹과 호분, 2025

김봄이의 “Cube”는 현재에 사소한 기억이나 또는 그렇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들이 한 화면에 뒤섞이고 응집된 시간이다. 작가는 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사소한 일상의 행위를 통해 개인적인 기억과 시간을 상자 형태의 작품으로 응축한다. 화면 위에 겹겹이 쌓인 먹의 흔적은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시간의 축적을 드러내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기억 속에 담고 있는 “자기만의 상자(Cube)”를 상기시킨다.

리곡, a walk in the sunset, 90.9×72.7cm, Acrylic on Canvas, 2024

리곡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장면들을 색과 구도를 통해 시각적으로 재해석하여 콜라주하듯 오려 붙여 새로운 장면으로 만든다. 익숙한 순간 속에 보여지는 이면의 다양성을 포착하고, 그때의 감정과 감각을 기록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이 작가에게는 곧 ‘치유’이자 ‘발견’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일상의 재발견’을 목표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지혜, Hug, 72.7×72.7cm, 린넨에 먹, 과슈, 실, 오일파스텔, 2024

박지혜는 어린 시절 동물들과 교감을 통해 느꼈던 생명의 소중함과 배려를 작품에 담아내며, 동물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 내재된 순수한 마음을 그려낸다. 물감이 제멋대로 번져 나가 천에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다듬어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며 그 위에 먹과 채색, 자수를 더한 작업을 통해 작가만의 특별한 치유의 감성과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이영은, Wavy morning, 112×112cm, Oil on canvas, 2024

이영은은 일상의 장면에서 특별한 이면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중성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일상의 장면이 감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이면은 감각할 수 없는 것이다. 작품의 화면에 등장하는 빛, 그림자, 가려진 대상 등 추상적인 소재를 구상 회화로 표현하며, 붓질을 중첩함으로써 나타나는 텍스처와 색조의 이중적 구조로 이미지 너머의 ‘잠재성’을 표현한다. 이들은 단순히 반복적인 일상의 틀을 벗어나, 일상에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변화를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을 중심으로 한 층층이 쌓인 시간의 흔적을 통해 보는 이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전시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잠시 멈춰서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각자의 해석을 통해 작품과 소통하며 되새기는 여정을 함께하길 바란다.

갤러리나우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2길 16
02-72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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