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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sprout beneath my skin

플로렌스 유키 리

Lost, 2023, oil, Acrylic and Pastel on Wood, 80x60cm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1월 26일부터 2월 24일까지 일시적인 형상, 살아있는 경험, 그리고 시각적 은유를 구성하며,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영감을 받아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 간의 다층적인 연결을 탐구하는 미디어 작가 플로렌스 유키 리(b.1994)의 개인전 <Let it sprout beneath my ski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홍콩예술개발위원회(HKADC)로부터 받은 문화교류지원금을 바탕으로 시작한 리서치 레지던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미디어 작품뿐만 아니라, 판화, 원화, 설치까지 선보이는 국내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떠오르는 신예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플로렌스 유키 리는 홍콩 출신으로 Central Saint Martins,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에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2021년에 홍콩 시립 대학에서 creative media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홍콩의 M+ 미술관에서 의뢰받아 제작한 미디어 작품 ‘Park Voyage’이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전시 중에 있으며, 해당 작품은 2024년부터 M+ 미술관 파사드에 정기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Owl Playground, 2023, oil, Acrylic and Pastel on Wood, 80x60cm

‘놀이터’는 수많은 감정이 오고 가는 통로이다

그는 유년 시절 놀이터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공원과 밀접한 오브제를 활용하여 어릴 적 추억을 담아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의 원천이자 놀이의 공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외로움 또는 기다림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작가는 이러한 놀이터를 보며 가로등에 불빛이 켜지는 늦은 시간까지 엄마를 기다리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였다. 이로 인해 대비되는 상황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자신을 대면하고 놀이터라는 공간이 그때의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완벽한 매개체라고 생각했다. 작가는 이것을 애니메이션, 설치, 드로잉 등으로 다양하게 풀어내어 독특한 예술적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달콤하면서도 무르익기 쉬운 성질을 가진 그만의 작품

그의 작품은 애니메이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데, 시간에 기반한 매체로써 삶의 덧없는 특성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장소에 대한 감정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영상 작업은 의식의 흐름을 잡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 정지된 화면을 디지털로 그려내어 소규모적인 내러티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시도하여 선보이는 유화와 아크릴을 이용한 회화 작품 ‘Title to be confirmed’은 한국과 홍콩의 각 도시 속 다른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플로렌스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캔버스가 아닌 나무판넬을 도화지 삼아 기존의 디지털 드로잉과는 또 다른 독특한 질감과 색감, 구조 등으로 표현된 작품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Found, 2023, Acrylic on Wood, 60x80cm

어두운 길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가로등 불빛처럼

또 하나 주목해야할 작품이 있다. 놀이터, 공원, 도시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가로등을 감정적 표현의 매체로 삼았다. 보통의 가로등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빛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성폭력 생존자와 예술가 간의 대화를 전제로 한 일종의 실험 작품이다. 자신이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켜지는 램프가 어두운 길에서 방황하던 사람들에게 무한하고 대체 불가능한 따듯한 빛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 빛으로 인해 그들에게 보호와 안전, 평온함을 제공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사랑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Albireo, 2023, Video Installation, Street lamps, light bulbs, bouncy balls, polyethylene toys, candy balls, LED light strips

사랑은 장소로부터 피어난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Topophilia’라는 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다. ‘Topo-‘는 ‘장소’를 의미하며, ‘-Philia’는 ‘사랑’을 의미한다. 이는 장소에 대한 강한 애착감으로 문화적 정체성과 특정 장소를 사랑과 결합시키는 경향이 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왔을지라도 각자의 연결성과 거주지에 대한 반응을 형성하며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국적이 다른 모두가 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장소를 통해 서로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접하는 모든 관객이 하나의 장소 즉, 놀이터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자신의 유년 시절을 상기시키며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길 기대한다. 또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사회적 문제인 한 부분을 꼬집어 내어 작품에 녹임으로써 모두에게 전하는 따듯한 위로를 전달받고, 일상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것 중에서 보지 못했던 특별한 것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Merry-go-round like a lullaby, 2023, Single-channel digital video (color, sound), 2 min 20 sec, Edition of 3+2AP

아트사이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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