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org는 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Edge, Chrome 등의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Raging Moon

2022.3.11 – 4.24
Sabine Moritz

갤러리현대는 유럽의 주요 기관과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독일의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Sabine Moritz, b.1969)의 아시아 첫 개인전 《 Raging Moon 》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구상과 추상 회화, 에칭 연작 등 총 50여 점을 대거 공개하며, 회화의 전통적 매체와 장르를 유연하게 실험하는 그의 작업 양상을 조망하는 자리이다.

사빈 모리츠는 개인과 집단의 가변적이고 파편적인 ‘기억’과 그 기억으로부터 형성된 추상의 풍경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독의 로베다(Lobeda)에서 보낸 유년기의 경험과 전쟁의 참상을 그린 구상 회화를 통해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풍경을 밀도 있게 연구한 작가는 2015년부터 시작한 추상 회화에서 ‘정신적 풍경’을 다룬다. 역동적인 붓질, 붓질 한 번에 담긴 색의 섬세한 그러데이션, 임파스토 기법으로 쌓아 올린 비선형의 거칠고 원초적인 선들, 물성이 강조된 다층적인 색의 레이어가 촉발하는 다채로운 감각의 충돌로 완성된 매혹적인 추상의 이미지로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작가는 구상 회화가 구체적인 경험과 공간, 생각을 표현한다면, “추상 회화는 보편적이지 않은 인간의 영역과 감각적인 영역을 다루며, 이는 정신적인 세계로 옮겨간다”라고 강조한다.

갤러리현대의 개인전 《 Raging Moon 》은 구상에서 추상으로, 추상에서 구상으로 ‘다시, 또다시(again and again)’ 민첩하게 옮겨가는 사빈 모리츠의 독창적 창작 방식에 주목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찬란한 색의 향연이 놀라운 감흥을 일으키는 사빈 모리츠의 추상 회화다. 〈 Spring 〉, 〈 Summer 〉, 〈 Autumn 〉, 〈 Winter 〉의 사계절, 전시가 열리는 특정한 달 〈March〉과 〈Land〉, 〈Wood〉, 〈Wind〉 등의 자연 요소, 〈Baltic Sea〉라는 지역의 특수한 자연환경, 그리고 〈 Andromeda 〉, 〈 Cassiopeia 〉와 같이 신화적이고 우주적인 작품 제목이 인상적인 추상 회화는 관객의 정서와 상상력을 풍성하게 자극한다. 작가는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개인전을 기념하여 전시 구성 콘셉트로 숫자 ‘4’를 제시한다. 동양권과는 달리 서양에서 숫자 ‘4’는 나침반의 동서남북, 사계절, 피타고라스학파의 우주론에서 정의(正義) 등 질서와 안정을 의미한다. 〈 March 〉, 〈 Land 〉, 〈 Wood 〉, 〈 Wind 〉 등 전시장 벽면에 네 점씩 나란히 놓인 추상 회화는 하나의 연작 혹은 하나의 ‘가족’으로 관객과 마주하게 된다.

Sabine Moritz, Spring, 2021, Oil on canvas, 180 x 150 cm

추상 회화와 함께 정물화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풍경화가 전하는 자연의 숭고미라는 서양 미술사의 전통과 끊임없는 지적, 미적 대화를 시도하는 구상 회화, 장미나 나무 등의 동일한 대상을 에칭으로 형상화하고 그 위에 유화 물감과 크레용을 사용해 섬세하고 과감하게 색을 덧입힌 에칭 작업도 함께 소개한다.

Sabine Moritz, Photo by Hermes Villena Silva

갤러리현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4
02 2287 3500

WEB     INSTAGRAM     FACEBOOK      YouTube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