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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king

민우기

갤러리 이마주 전시전경

오는 4월 19일부터 5월 10일까지 갤러리 이마주에서 민우기작가의 개인전 ‘Peeking’이 시작된다. 민우기 작가의 작업은 현대인의 평온한 일상 속 모습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삶 속에 무의식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불안감과 함께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첫인상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 속 찰나를 비교적 안전하고 잘 정돈된 구도로 포착한 모습이다. 낯 설 다기 보다는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들이어서 오히려 기억에 잘 남지 않는 순간들이다.

Bikini-b, 118cm, oil on canvas, 2023

작가의 작업은 원형 캔버스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타인의 일상을 훔쳐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형식적인 면에서 불안감을 전달하기 위한 작가만의 몇 가지 장치가 있는데, 과장되고 왜곡된 구도와 간혹 등장하는 동물들의 불편한 응시, 점을 찍어 표현한 방식, 그림자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우선 빛이 있는 한 너무도 당연한 그림자를 없애 버림으로써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과장된 투시도법과 수직, 수평선을 주로 사용해서 기하도형처럼 표현된 공간과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동물들을 통해서 영화 “트루먼 쇼”의 주인공만 모르는 이곳은 마치 쇼가 벌어지는 가상현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점으로 표현된 픽셀 같은 이미지는 금방이라도 흩어져 버릴 것 같은 꿈속처럼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며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Airplane, 118.9cm, oil on canvas, 2024

이번 전시를 통해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일상의 순간들 그럼에도 각자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우리.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오늘의 일상은 살아남은 자의 일상이다. 잠시나마 민우기 작가의 작품을 통해 소멸하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우리의 “우아한 일상”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갤러리 이마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20길 12, B1
02-55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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