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9 - 3. 30 | [GALLERIES] Gallery Joeun
백윤조
백윤조 Paek Yunzo, Departure, 138 x 190.2 cm, oil on canvas, 2024
갤러리조은은 백윤조 (b.1980)의 개인전 《Every Little Step》을 2월 29일부터 3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걷기’라는 주제를 통해 삶의 긍정성과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작가만의 유쾌하고 율동적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한때 몸과 마음에 있던 응어리들이 걸으면서 사라지곤 했다”는 작가에게 ‘걷기’는 살아있음을 체감하는 일이자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걸을 때 복잡한 생각들이 비워지듯 백윤조의 작업은 무언가 이것저것 채워 넣으려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선과 밝은 컬러로 심플하게 표현된 인물들이 단색화면의 배경 위에 홀로 혹은 여럿이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간다. 곧고 시원하게 뻗은 선들로 표현된 인물들의 역동성과 건강한 유쾌함이 부드럽지만, 정교한 필치로 드러난다.
백윤조 Paek Yunzo, Wait, 133 x 94 cm, oil on canvas, 2024
과감할 정도로 담백하게 표현된 인물들 곁에는 항상 조그맣게 표현된 일상의 소소한 존재들이 함께한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이 강아지, 고양이, 새 혹은 (애착)인형들을 들고 어디론가 이동한다. ‘도둑 Thief’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누군가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훔쳐 가는 장면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이 흐르면서 망각하게 되는 본질적 순수함을 환기시킨다. ‘Wait 기다리다’ ‘Just One Bite 한 입만’과 같이 종종 사물이나 동물의 행위가 작품의 제목이 되기도 하는데 ‘무임승차자 Free rider’ 같은 작품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전적인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해학적으로 표현한다. 무심코 지나가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장난, 시니컬하지만 여운이 남는 익살스러움이 작가의 작품 안에서 역설적으로 일상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긍정성으로 치환된다.
백윤조 Paek Yunzo, Thief, 116.8 x 91 cm, oil on canvas, 2024
작가는 특별한 모델을 지정하거나 무언가를 보고 그리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의 이미지들이 불현듯 떠오르면 이를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방식의 드로잉으로 남기고, 이 이미지들을 다시 캔버스로 옮겨온다. 이 과정에서 구상화지만 재현하는 대상에 대한 구체적 요소들이 과감하게 축약되고 정제되며 작가만의 감각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재구성된다. 걷는 이들의 목적과 동기는 전적으로 보는 이들의 상상력에 맡겨진다. 이에 홍경한 미술비평가는 별것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자신만의 문법으로 작성하는 백윤조의 작품이 “구상이라는 테두리에 있음에도 평면성이라는 형식을 뚫고 공감과 공명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하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내가 아닌 타인들이 마음껏 자신의 주관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고 평한다.
백윤조 Paek Yunzo, ‘Find Ya’ (Face series), 41 x 32 cm, oil on canvas, 2024
본 전시를 통해 공항에서 새로운 장소를 향해 출국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대형 120호 작품 ‘Departure’부터 레트로 풍의 우유갑을 들고 데이트하는 남녀가 어딘가 수줍은 ‘Milk cartons’, 어릴 적 추억의 장난감차를 가지고 떠들썩하게 걸어가는 3명의 친구 ‘Ugly Car’까지 다채로운 26점의 최신작을 공개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일상의 평범함이 유머와 긍정성을 머금은 특별한 풍경으로 치환되는 미적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동덕여대 회화과 석사 졸업 후 표갤러리, 아줄레주갤러리, 장디자인아트 그리고 갤러리조은까지 연이은 개인전을 가지며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는 아트파리, 아트마이애미, 키아프 등 유수의 아트 페어 참여를 통해 국내 미술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갤러리조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3
02-790-5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