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KUKJE GALLERY
2020.12.17-2021.1.31
장 – 미셸 오토니엘
국제갤러리는 오는 12 월 17 일부터 2021 년 1 월 31 일까지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 – 미셸 오토니엘 (Jean- Michel Othoniel) 의 개인전 《 NEW WORKS 》을 개최한다 . 이번 전시는 지난 2016 년에 열린 국제갤러리 개인전 이후 4 년 만에 한국 관람객들을 만나는 자리이자 재개관 이후 K1 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다 . K1 두 곳의 전시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새로운 유리조각 작품과 드로잉 , 그리고 작가의 작업 경력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회화작품까지 총 37 점의 신작이 소개될 예정이다 . 특히 이번 신작들은 코로나 19 가 야기한 국제적 재난의 시대 , 작가가 세상과 단절된 채 몰두해온 작업들로 우리에게 도래한 새로운 (NEW) 창조 및 문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혼란한 세상에서도 불변하는 아름다움의 진리를 사유하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있다 .
장 – 미셸 오토니엘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의 의식 행위나 종교적 관습 등을 창작의 영감으로 삼고 , 이를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작업으로 풀어왔다 . 작가는 특히 이러한 주제를 ‘변형’이 용이한 매체 ( 유리 , 황 , 왁스 등 ) 를 활용해 표현하는데 , 이때 재료를 불로 녹이는 등 인위적인 힘을 가하여 재료의 형태가 바뀌는 순간 , 즉 작가 스스로 작업과정에 개입하는 행위에 중점을 두고 예술적 실험을 거듭해 왔다 . 뿐만 아니라 작가는 미국 , 중국 , 인도 , 멕시코 등 다양한 문화권의 수공예가들과 협업하며 내용적 , 형식적인 측면에서 작업 세계를 끊임없이 확장시켜왔다 .
삼청동의 풍경을 면하고 있는 K1 의 첫 번째 전시장은 인도 유리공예장인의 전통적인 유리제조법에 영감 받아 시작된 연작으로 구성된다 . 지난 1969 년 뉴욕 동성애 커뮤니티가 미국 경찰에 저항한 스톤월 항쟁 (Stonewall Riot) 에서 제목을 차용한 이 연작은 오토니엘의 유리 매체의 물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결과이자 그가 목표로 했던 건축적 규모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 작가는 2010 년 인도 피로자바드 (Firozabad) 로의 여정에서 만난 수공예가의 장인정신에 큰 감동을 받아 그들의 전통 유리공예 기법을 배우고 협업하기 시작했다 . 더불어 집을 짓기 전 땅을 먼저 산 후 벽돌 더미를 쌓아 두는 현지인들의 일상 속 관습에서 영감 받은 작가는 이후 작업 여정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마주하면서 벽돌에 담긴 의미를 숙고하고 하나의 조형적 언어로 발전시켰다 . 벽돌은 인류 역사 이래 무수한 문화권에서 사용되어온 보편적인 재료이자 가장 원시적이고도 본질적인 주 ( 住 ) 혹은 삶을 향한 굳은 염원을 은유한다 . 작가는 역설적으로 벽돌을 깨지기 쉬운 찰나의 순간을 의미하는 유리로 변환하는데 ,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에 두 가지 색상을 입힌 을 처음 선보인다 . 한편 ,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는 천국 혹은 지상 낙원에 도달하고자 하는 인류의 열망을 상기시킨다 . 벽돌로 만든 설치작품은 조각의 개념을 넘어 공간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건축적 장치로 발전되고 이를 통해 작가가 초기부터 탐구해온 작품과 공간과의 관계에 대한 사유가 다시금 발화한다.
첫 번째 전시장과 두 번째 전시장을 잇는 K1 의 복도 공간에는 연작의 수채화 드로잉 판화 10 점이 설치된다 . 독일 출신의 20 세기 작가 조셉 알버스 (Josef Albers) 가 바우하우스에서 교수 시절 제작한 ‘글래스 페인팅’을 상기시키는 이 판화들은 , 작가의 매체에 대한 탐구를 넘어 기본 조형 요소인 색에 대한 성찰을 보여준다 . 이 작품은 투명한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 노란색과 에메랄드 초록색 , 파란색과 회색 등 두 가지 색상의 조합을 통해 벽돌 조각작품의 단순한 재현 혹은 서술을 넘어 오토니엘의 추상 세계를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
다음 전시장은 오토니엘의 대표적인 거울 유리 작품과 장미 회화 연작으로 구성된다 .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빠질 수 없는 ‘꽃’은 자연에 대한 깊은 경의를 상징한다 . 미술가가 되기 이전부터 꽃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이 대상을 자신의 작품 주제로 빈번히 등장시켜 왔는데 , 이번 전시에서는 < 루브르의 장미 (La rose du Louvre)> 회화 6 점과 더불어 장미를 주제로 삼은 신작 회화 4 점 , 그리고 조각 4 점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 특히 < 루브르의 장미 > 는 2 여 년 동안 루브르 박물관의 5,000 여 점에 달하는 소장품을 면밀히 살피며 그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연구한 작가가 17 세기 바로크 화가인 페테르 파울 루벤스 (Peter Paul Rubens) 의 역작 에 등장한 장미에 영감 받아 만든 작품이다 . 금박을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로 장미를 표현한 이 회화 작품은 , 2019 년 루브르 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 주년을 맞이하여 현대미술가의 작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박물관의 초청을 받았고 , 이후 해당 작품의 소장까지 성사되었다 . 장미 회화 연작들과 함께 선보이는 거울 유리 조각품인 < 루브르의 장미 (Rose of the Louvre)> 3 점은 기존의 유리구슬 작업과 유사하면서도 , 분홍색을 활용한 채색을 통해 장미의 생동감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 반면 스테인리스 구슬에 검은색 파우더를 코팅된 또 다른 < 루브르의 장미 (Rose of the Louvre)> 는 빛을 반사하지 않는 육중한 느낌을 내는데 , 함께 설치된 조각품과는 대비되는 독특한 분위기로 전시 공간에 하이라이트를 부여한다 .
이번 전시는 장 – 미셸 오토니엘에게 중요한 원천으로 자리잡은 ‘변형’과 ‘변신’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발전 및 진화해 왔는지 , 그리고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해왔는지 등 작가의 폭넓은 예술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 작가는 일상적 , 보편적 재료인 벽돌을 오랫동안 사치품으로 여겨진 유리로 변형 , 표현함으로써 강인함과 연약함의 충돌 및 대비를 극대화하고 , 생명력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검정색으로 코팅하여 본래의 속성에 변형을 가한다 . 그리고 이런 방식은 단순한 예술적 실험을 넘어 실재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깨우며 잊고 있던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
장 – 미셸 오토니엘
1964 년 프랑스의 중동부 생테티엔(St. Étienne)에서 출생한 장 미셸 오토니엘은 현재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 1989 년 프랑스 파리 – 세르지 고등미술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Arts, Cergy – Pontoise) 를 졸업하기 전인 1985 년부터 조각 , 설치 , 미디어 작품 등으로 꾸준히 전시활동을 이어 갔고 , 유황을 소재로 한 조각작품으로 1992 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 참가하면서 현대미술가로서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 2000 년에는 파리 지하철 개통 100 주년을 기념하여 팔레 루아얄 – 루브르 박물관 (Palais- Royal – Musée du Louvre)역에 무라노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지하철 입구를 제작한 작업 < 야행자들의 키오스크 (Kiosque des Noctambules)> 를 통해 국제적으로 주목 받았고 , 2015 년에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 < 아름다운 춤 (Les Belles Danses)> 를 영구 설치하여 동시대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 2019 년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을 받아 작업한 작품 < 루브르의 장미 (La rose du Louvre)> 가 현대미술가의 작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박물관에 영구 소장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부에노아이레스 키르치네르 문화센터에서 열린 《 Nudos Salvajes – Arte y matematicas 》 (2019), 몬트리엘 미술관 《 MOTION – EMOTION 》 (2018),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Face à l’obscurité – Facing Darkness 》 (2018), 세뜨의 옥시타니 현대미술센터와 몽펠리에의 까레 생트 안느 현대미술공간 동시에서 열린 《Géométries Amoureuses》 (2017), 도나흐의 괴테아눔 《 Invisibility Faces 》 (2015), 보스톤 이사벨라 스튜어드 가드너 미술관에서의 《 Jean-Michel Othoniel: Secret flower sculptures 》 (2015) 등이 있다 . 또한 휴스턴 현대예술박물관 (2019), 캉 미술관 (2019), 조르주 퐁피두 센터 (2018), 그랑 팔레 (2017), 팔레드 도쿄 (2015),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 (2014) 등 유수의 기관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 주요 소장처로는 퐁피두 센터 , 까르티에 재단 ,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하여 뉴욕의 MoMA, 뉴욕 공립도서관 , 벨기에 보고시안 재단 ,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 , 상하이 부디텍 유즈 미술관 , 베니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등이 있다 .
국제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02 735 8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