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Hakgojae Art center
2023. 05. 17 – 6. 17
박영하
학고재는 5월 17일(수)부터 6월 17일(토)까지 학고재 신관에서 박영하(朴永夏, 1954-)의 개인전 《내일의 너》를 개최한다.
박영하 작가는 1980년대부터 신추상표현주의 회화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 1990년대부터 우리나라 화단을 이끌어왔던 중진 작가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호주 시드니 애넌데일 갤러리와 일하면서 구미, 아시아를 오가며 자기 회화를 알려왔다. 박영하 작가는 작년 2022년 학고재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박영하는 형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종래에 없었던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박영하 작가는 한국 문학사에 전설로 남아있는 시인 박두진(朴斗鎭, 1916-1998)의 삼남이다. 시인은 작가에게 ‘내일의 너’라는 화두로 작업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해야 솟아라…’로 유명한 시인 박두진이 아들에게 ‘내일의 너’라는 화두를 던진 속 뜻에는 영원히 새롭게 작업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박영하 작가는 수십 년간 같은 주제로 추상화를 그려왔다.
“구체적인 의미를 설명해주지는 않으셨다.”라면서도 “예술가는 일반인보다 한발 앞서야 한다는 점에서 내일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존재로서 회화의 본질을 고민하기 위해 이 화두를 그림으로 옮긴다.”라고 부친의 화두를 해석했다. 동시에‘내일의 너’라는 말 속에는 영원한 가능성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너’란 타인을 지칭하는 당신일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는 바로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박영하 작가는 수많은 자연 대상에 감화된다.
그 모든 대상은 추상적으로 변모되기도 하고 화면 속에 숨겨지기도 한다. 작가는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미지의 생생함보다 이미지가 있는 듯 없는 듯한 현미무간(顯微無間)의 세계를 화면에 펼친다. 박영하 작가는 회화로써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를 다룬다. 우리가 보는 자연대상은 저기 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이면서 또한 내 마음에 비춘 영상이기도 하다. 박영하 작가의 질박한 회화는 우리 정서를 대변하며, 회화적 회화(painterly painting)의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묻는 근원적 질문이다. 우리는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미술사에 등장하는 전문지식 대신 작가가 던지는 나와 너에 대한 근본을 돌아보게 한다.
학고재 신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48-4
02-720-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