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LLERIES] Gana Art
2023. 3. 24 – 4. 16
박석원
가나아트는 자연에 내재된 물성을 탐구하는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거장 박석원(Park Sukwon, b. 1942)의 개인전 《Accumulating Nature》를 개최한다. 그는 60여 년간의 작가 생활을 통해 ‘분절’과 ‘결합’이라는 독자적인 작업 방식을 구축하고 조각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한국 현대조각사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8년 이후 가나아트에서 15년 만에 개최하는 박석원의 개인전으로, 그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 온 조각뿐 아니라, 최근 정진하고 있는 한지를 이용한 평면 작업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그의 예술 세계를 폭넓게 조명하고자 한다.
박석원은 절단과 축조의 끝없는 반복을 통해 자연이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공정, 즉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한다. 그는 재료들이 갖는 물성이나 속성을 받아들이고 단위체로 절단한 후, 다시 쌓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관계성을 만들고 사물의 표면적인 부분이 아닌 본질을 시각화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적의(積意)> 연작에서 그는 축적의 방법론에 재료의 물성은 물론 더 나아가 인간의 심의(心意)를 담아내어 자연과 인간의 결합을 가시화한다.
이러한 박석원의 작품 세계가 총체적으로 시사하는 것은 ‘정신적 본질의 탐구’와 ‘자연의 몸짓’이다. 그는 다양한 재료를 넘나들며 재료가 지닌 고유한 물성을 직접적으로 현시하고, 창작자로서의 권위에서 벗어나 자연 세계와의 조화와 합일을 추구한다. 이번 개인전이 조각계 거장이 60여 년간 걸어온 여정의 단편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